안녕하세요, 크립토노트입니다.
우리는 모두 인터넷에 연결되어 생활을 하죠? 이 글을 보는 지금 이 순간 역시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으실 거예요. 즉, 통신3사(SKT, KT, U+)와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최근에는 알뜰폰이 보편화되면서 통신3사의 독점적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통신3사의 존재감이 압도적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물론 강력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통신3사지만, ISP(Internet Service Provider)로서의 역할은 정말로 강력한 무기입니다. 국가 보안 때문에 해외의 글로벌 사업자와 경쟁해야 할 필요도 없이, 그저 3사 간의 독점 싸움을 하면 되니깐요.
최근 5G 홀대 이슈를 비롯하여, 통신사에 대한 불만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알뜰폰으로의 유출 또한 심화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2021년 87.3%에 달했던 통신3사의 시장 점유율은 불과 2년 사이에 83.6%까지 하락했습니다. 알뜰폰이 그만큼의 자리를 메우고 있고, 이는 통신3사의 혜택이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지 못한다는 반증으로 작용하기도 하죠.
저는 그러나 이것이, 통신3사에게는 일반 이용자가 더 이상 메인 먹거리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통신3사가 국내에서 경쟁을 하면서 자신들의 점유율 다툼을 하는 동안, 2000년대 후반 많은 빅테크 기업과 국내의 IT 공룡은 거듭적인 발전을 거듭했습니다. 바로 그 통신3사라는 ISP 사업자가 제공한 네트워크 풀 안에서요. 바야흐로, CP(Content Provider)들의 세상이 온 것이죠.
통신3사의 영향력 감소를 상징하는 사건 중에는, 글로벌적으로는 앱스토어 시장과 국내에서는 카카오톡을 둘러싼 주도권 싸움이 있었습니다.
저를 비롯하여 초창기 스마트폰을 이용했던 분들은 어느 정도 공감하시겠지만, 당시에는 지금의 Google Play Store나 애플 앱스토어보다는 통신사의 앱 마켓을 이용하는 것이 보편적이었습니다.
이들은 각자의 앱스토어를 런칭하고 그 안에서 경쟁하면서, 통신사의 단말기 스토어를 이용하는 것이 보편적이었죠.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단말기 플랫폼(안드로이드, IOS)의 절대 우세 및 독점이 시작되면서 이는 옛날이야기처럼 변했습니다. 원스토어라는 통신3사 통합 앱마켓이 출시되기는 했지만, 당연히 Google Play Store에 비해서 양과 질 모두 떨어진다는 평가를 듣고 있죠.
카카오톡의 등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전에는 ‘알’을 사용하는 문자 메시지 시장이 굉장히 보편적이었죠. 그러나 이런 패러다임은 카카오톡의 등장 한방으로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ISP가 제공하는 네트워크 시장 내에서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이 등장하고, 순식간에 대세는 역전되었습니다. 통신3사는 RCS를 내세워서 상황을 타파해 보려고 했지만, 카카오톡이 완전히 독점해 버린 채팅 시장에는 부족했죠.
망 중립성(Net Neutrality)과 같은 법적인 입장에서도 공격을 시도하고는 있지만, EU를 비롯한 대부분의 법률은 ISP에 대한 규제를 설정하여 CP와 사용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죠.
ISP의 위엄과 오랜 기간에 걸친 독점으로 통신3사는 아직 그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지만, 앞으로 10년과 20년을 고민해야 하는 입장에서 다른 방향을 택한 것처럼 보입니다. 결국, 유저들의 불만이 가중되더라도 통신사는 유저 그 너머를 보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현재와 같은 빅테크와 플랫폼 중심의 IT 생태계를 혁신할 방법을 말이죠.
이제 통신3사는 각자의 방법으로 CP로의 진화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통신사가 갖고 있는 ISP라는 압도적인 장점, 그리고 방대한 양의 데이터, 인터넷 생태계에서의 수십 년에 걸쳐 쌓아 온 노하우 등을 이용하여 진화를 도모하고, ISP와 CP의 투트랙을 고민 중에 있습니다. 통신3사 각자의 방법을 간단하게 한번 볼까요?
SKT
SKT는 AI를 핵심적인 역량으로 가져가고 있습니다. AI 인프라 內의 AI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멀티 LLM을 중심으로, 국제적인 협력과 공조를 강화하면서, B2B 영역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SKT의 주된 전략입니다. 이는 헬스케어와 한국어 LLM ‘에이닷’을 비롯하여 이미 SKT가 기존에 선 보인 적 있던 우수한 기술력의 AI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데요, SKT는 SK그룹 간의 공조를 바탕으로 글로벌 AI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비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KT
KT는 DIGICO KT라는 자사의 첨단 기술력의 융합, 그리고 미디어 Industry로의 영역 확장을 메인으로 가져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Cloud)의 ABC에 역량을 쏟고, 디지털 플랫폼을 메인 사업 분야로 가져가려고 합니다. 특히, 미디어 분야에서의 약진이 눈에 띄기도 하는데요,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역시 KT Studio Genie에서 제작을 담당했죠.
U+
U+ 는 라이프스타일, 놀이, 성장케어를 3대 신사업으로 설정했습니다. 특히 AI를 기반으로 한 신사업의 확장과 에듀테크로의 영향력 확대가 크게 기대가 되는 부분입니다. AI 서비스 통합 브랜드 ‘익시'(ixi) 자체적으로 U+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강화하고, 자체적인 B2B 사업을 전개해 나갈 활로를 확보하고 있죠. 에듀테크 기업 ‘그로비교육’에 약 100억 원의 투자를 단행하고 4개의 에듀테크 기업에 투자를 단행하며 콘텐츠의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에듀테크 산업의 성장세가 뚜렷한 것을 보면, U+ 는 플랫폼으로서의 존재성에서 그 기회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통신사의 패러다임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유저가 뒷전이 되고, 압도적인 ISP로서의 장점으로 ICT 기술로의 진화를 도모하는 통신3사. 이들이 성공적인 ICT 비즈니스의 플레이어로 안착을 하려면 어떤 강점과 장점이 더 필요할까요? 네이버와 카카오와 같은 국내 시장의 압도적인 IT 공룡 역시, 통신3사가 압도적인 자금력을 갖은 모기업과 함께 ICT 시장에 공세가 시작되면, 그들 역시 지금과 같은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은 확실히 없습니다. 왜냐하면 통신3사는 그 시작부터 근본적으로 ISP로, 룰을 지배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는 존재들이니깐요.
크립토노트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