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항상 ‘나만의 일’을 꿈(만) 꾼다
직장을 어디든 다녀보면 알게 된다.
남의 돈을 버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리고, 그걸 지속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말이다.
그러나, 그보다 힘든 일이 있다. 바로 남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을 갖는 것이다. 그 이유는 ‘나의 일’을 통해, 남의 일로서 돈을 번 것의 이상을 벌기 위해서다. 만약, 그게 어렵다면, 내가 하고자 하는 대로, 내가 의도하는 바를 펼치기 위한 정도면 충분하다. 그로 인해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라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막연하지만 다들 꿈꾼다.
“난 아니야… 아닐 거야…”라고들 하지만, 속으로는 전혀 아니다. 간혹 젖은 낙엽 마냥 찰싹 지금의 직장에 붙어 오래도록 해 먹을 거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현실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편에서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갖기 위해, ‘남의 일을 내 일처럼’ 열심히 하고 결국에 해내는 이들이 더욱 많다. 참고로 젖은 낙엽과 같은 전략을 가진 이들이 가장 먼저 떨어져 나간다. 그들이 붙어 있는 곳은 조직이 아니라, 자신의 위치상 위에 있는 이들이었고, 위가 바뀌면서 함께 바뀌어 나간다.
따라서, 꿈이라도 꿀 수 있어야 한다.
‘남(회사)의 일로부터의 은퇴’ 말이다. 그러나, 대부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거나,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막상 그럴만한 시기(그 시기는 개인차는 있지만, 현재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 계륵과 같은 존재로 인식되는 순간에서 비롯된다)가 되어도 애써 부정한다.
그러다가 몸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몸과 마음, 생각이 창창한 젊은 이들의 진입으로 자연스럽게 밀려난다. 그렇게 밀려나면 조직에서의 설 자리뿐 아니라, 조직이 위치한 업계 내에서도 위태롭다. 어디로 가든 갈 데가 없다는 소리다.
과거의 은퇴는 ‘정년 퇴임’을 떠올렸다. 약 63~65세 전후로 한 직장 또는 여러 직장을 거치며 최소 30년 넘게 일을 한 결과, 은퇴의 나이가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작금의 시대는 은퇴의 정의를 늘어난 수명과 N잡러 등의 전반적 트렌드로 인해 이전 시대보다는 폭넓게 내릴 필요가 있다.
따라서, 나이에 대한 은퇴도, 내가 정한 직장과 직업, 직무에 대한 수명 종료에 의한 은퇴도 모두 은퇴로 바라봐야 한다. 마찬가지로, 내가 해왔던 일을 (1) 내 뜻과 방식대로 하기 위한 것도, (2) 내 의도와 의지를 담아 하는 것도, (3) 자발적으로 세운 위치에 따른 목표 달성 및 새 출발을 위한 것도 모두 은퇴라고 볼 수 있다.
내가 시키는 일로 재데뷔하기 위해 나에게 ‘옳은 일’을 ‘올바르게’ 줄 수 있어야 한다
나의 일에 대한 꿈만 꾸지 말고, 이제는 나의 2번째 데뷔를 기획해야 한다.
첫 데뷔(시작)는 자의 반, 타의 반의 직장 생활이었을 것이다. 진심으로 하고 싶어서 시작했기보다는, 대부분 날 불러준 곳이 여기뿐이었거나, 그나마 불러 준 곳 중에 괜찮아 보이는 곳을 골라서 시작했을 것이다. 그 이후로 이어진 직장생활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최고의 선택보다는 차선과 차악의 선택이 주를 이룰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내가 만든 회사가 아닌) 남의 일’의 범주를 벗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첫 데뷔 이후 다년간 여러 경험을 쌓으며 조금은 알게 되었으니, 그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2번째 데뷔를 기획할 필요가 있다.
물론 ‘당장 실행한다’는 조건의 기획이 아니다.
오히려 ‘당장 실행’을 코치로서 말린 적이 많다. 그보다는 여러 방향에 대한 가능성 검증과 그 검증의 디테일을 여러 단계에 나눠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현 및 지속 가능성’을 모두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이를 충분히 검증하고 나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차근차근 실행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도 함께 내리는 것이다.
- 예를 들어, (영상) 콘텐츠 기획자가 있었다. 앞으로도 성장하는 커리어를 위해서는 ‘나만의 채널’을 개설하여 일찍부터 운영하는 것이 더욱 현명한 선택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하지만, 다짜고짜 개설하기보다는, (가장 먼저 검증해야 하는 대상으로) “어떤 채널을 어떤 주제와 테마로 만들어야만 오래도록 실천하며, 지속 가능할 것인지를 나의 관점과 구독자의 관점으로 각각 시뮬레이션하는 것이 우선입니다”라고 이야기를 했고, 현재 검토 중이다. 또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는 것도 함께 진행 중이다. 적어도 현재 하는 일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는 상황(순간)이 오게 되면, 새롭게 하게 될 일에서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 또 다른 예로, UI/UX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 등이 있었다. 그들 모두가 나만의 서비스를 만들거나, 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사업체를 갖기를 원했다. 모두가 하나같이 남의 일로부터 은퇴하고, 나의 일을 갖기를 원한 것이다. 그래서, 그들 모두에게 내용은 다소 다를 수 있지만, 공통적으로 이런 대화를 나누었다. “당장의 사업을 만들고, 이를 위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누구도 사지 않거나 이용하지 않는 서비스를 만드는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우선 ‘반면교사 삼아 공부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이다.” 그래서, 그들은 각자가 사례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어떤 단계의 무엇이 그들의 패착이었는지를 각각 서비스와 비즈니스의 관점으로 살피는 것이다.
어떤 일이든 준비가 필요하다. 그 준비는 ‘누구와, 무엇을 위해, 어떻게 (꾸준히) 하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내가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 또는 해야 하는 일을 잘하기 위한 올바른 노력은 ‘노력만으로’는 될 수 없다.
“(1) 옳은 일을 위한 (2) 올바른 일을 (3) 올바르게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1) 옳은 일은 하고자 하는 일이 이루어진 상태 또는 돌아가는 상태를 말한다. 당연히 현재의 일이 아니라, 가깝거나 먼 미래에 일어날 일이다. 따라서, 최소한 내가 하고자 하는 비즈니스의 기본 구성 요소(제공하려는 가치와, 그 가치의 제공 형태와 내용, 이에 대하여 원하는 반응을 해줄 수 있는 고객의 반응도까지) 모두 정리될 수 있어야 한다.
(2) 올바른 일은 (1) 옳은 일을 위한 각각의 요소(제공 가치와 그에 따른 고객의 반응 및 이를 통한 확장 등)의 균형과 완성 단계를 위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각 요소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필요한 일(상세 목표)을 말한다. 다소 막연할 수 있지만, 모 서비스의 고객층이 확장되거나, 고객의 반응도가 높아짐에 따라, 어떤 기능이 추가되며 그들을 고객으로 맞이할 수 있는지 미리 시나리오를 만들어두는 것이다.
(3) 올바른 실행은 (1) 옳은 일을 위한 (2) 올바른 일을 하는 과정에 있어 꼭(must do) 거쳐야 하거나, 하지 말아야 하는 것(must do not)등이 일을 진행하는 과정 중에 계속해서 등장한다. 따라서, 이렇게 등장한 것들은 당연히 고객의 요구사항이라고 보고 충실히 이행 과정에 반영하려고 하는 것이다. 다소 시간과 비용이 걸린다고 해도, 이를 통해 우리만의 정체성을 지켜갈 수 있다고 믿고 이어나가는 것을 뜻한다.
이제 막 시작했을 당시에는 (1) 옳은 일을 구상하는데, 그리고, 그 이후에는 이를 (2) 올바른 일로 만들기 위한 (3) 올바른 실행을 가정하여 다각도로 단계를 구분한 시뮬레이션을 할 것이다. 참고로 이를 통해 사업 로드맵과 그 하위의 만들고자 하는 서비스 시나리오 로드맵, 그 시나리오의 가장 첫 번째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기획 / 계획으로 이어지며 완성도를 더해간다.
참고로 이러한 활동은 *실제 진행 이후에도 지속하며, 적합하고 적당한 전략과 전술을 만들어 내는데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적절한 해결책은 남들에 비해 더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입하는 것 같다.
물론, 이 전략도 유용하다. 하지만, ‘전과 또 다른’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당연히 이를 위한 준비 및 실현하는 과정에서 누가 얼마나 다르게 만들어가려고 하는가, 그리고 그 다름이 목표한 다수를 설득시킬 수 있을 만큼 강력함을 갖는가는 번뜩이는 기획과 시물레이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실현 및 지속 가능성 – 얼마나 지속할 수 있고, 즐겨할 수 있으며, 그로부터 가치와 의미를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는가’부터 검증하는 것이다. 그러니, 준비도 없이 (a) 남의 일로부터 은퇴하지 말고, (b) 나의 일에 데뷔하지 않고, (c) 충분한 준비와 남 다른 과정상의 노력을 통해 은퇴와 데뷔를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특히, 혼자서 이 모든 것을 준비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임시로라도 나 같은 코치를 단기 고용하여 함께 논의하길 바란다. 그래야만, (미래에 있을지 모를)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이직스쿨 김영학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