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전체를 성장시키는 것이 곧 오늘의집이 성장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책임을 회피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2월 오늘의집은 좋지 않은 구설수에 휘말리고 맙니다. 오늘의집 시공 중개 서비스를 이용했다가, 업체와의 분쟁이 일어나 피해를 입었다는 일부 고객의 사례가 기사화된 겁니다. 여기서 더욱 문제가 되었던 건, 해당 업체가 공사 자격이 없는 사실상 무면허 업체였다는 거였는데요. 이후 오늘의집이 행한 사후처리마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자칫하다간 시공 중개 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를 잃을 위기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의집은 여기서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오늘의집은 지난 6월 인테리어 시공 중개업체 최초로 시공책임보장 제도를 도입하면서, 전면적인 구조 개선에 나섰습니다. 일단 무면허 업체가 난립하는 것을 막고자, 일종의 인증제를 도입하여, 조건에 부합하는 업체들에게 ‘책임보장’ 뱃지를 부여했고요. 분쟁 발생 시 대신 책임지고 해결한다는 것을 명문화하고, 보상제도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시공 과정에서도 표준계약서 기반의 전자계약을 도입하였고요. 단지 일시적으로 보상하는 걸 넘어서, 아예 제도적으로 시장의 모순을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겁니다.
돈보다는 신뢰를 쫓았습니다
그렇다면, 오늘의집은 왜 이런 의사결정을 내린 걸까요? 일단 당장의 손익 관점에서 내린 의사결정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왜냐하면 오늘의집은 시공 중개 비즈니스는 정률 수수료가 아닌, 정액 광고 상품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광고상품 소개서를 확인한 가격은 종합시공은 월 80만 원, 개별 시공은 월 20만 원 수준인데요. 22년 7월 기준의 가입 업체 13,600개가 모두 월 50만 원 수준의 광고비를 지출한다고 해도, 월 70억 원 수준의 매출이 한계일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현재 오늘의집 내 노출로 추정했을 때는 광고 이용 비중이 20% 남짓으로 보였고요.
더욱이 이미 시공 중개 월 거래액은 이미 21년 8월 시점에 200억 원을 돌파했을 정도로 규모가 상당합니다. 이처럼 거래액 대비 매출액 비율이 낮기 때문에, 운영 비용이 발생하면 수익이 나기 어려운 구조일 수밖에 없는데요. 심지어 광고 상품 이용하여 성사된 거래만 사후 보장을 하는 게 아니기까지 합니다. 따라서 안 그래도 BEP 도달이 시급한 오늘의집 입장에선 더욱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집이 어려운 길을 가기로 결심한 건, 이를 통해 인테리어 시장과의 동반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인테리어 시공 시장은 전형적인 레몬 마켓 중 하나로, 이러한 소비자 불신이 시장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기도 합니다. 오늘의집은 이제는 인테리어 시장 그 자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업계를 대표하는 플레이어입니다. 이러한 강력한 버티컬 카테고리 리더라면, 시장 전체를 키우는 전략이 필요하고요. 오늘의집은 본인이 무엇을 해야 하는 지 명확히 알고 있었던 겁니다.
앞으로가 정말 기대됩니다
물론 직접적인 손익 개선은 아닐지라도, 오늘의집이 실질적으로 얻는 이익도 상당합니다. 우선은 표준화된 전자계약을 제공하면서, 실질적인 고객 데이터를 추가로 얻게 됩니다. 광고 기반 중개 플랫폼은 거래 성사 여부를 정확히 알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는데, 이를 보완할 수 있게 된거죠. 그리고 전자계약 자체가 주는 편의성 또한 상당하기에 그것만으로도 경쟁 플랫폼 대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분명히 오늘의집은 더 먼 미래를 바라보고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향후 오늘의집은 ‘오늘의집 표준계약서’를 인테리어 시공계약에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할 계획이라 밝혔는데요. 같은 맥락에서 인테리어 계약서 진단 서비스도 출시했습니다. 이러한 수단들을 차별화 요소로 삼기보다는 시장 전체의 발전을 위해 공유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겁니다. 이렇듯 전향적인 결단을 내린 오늘의집에게 일단 박수를 보내고요. 아마 단기간 내에 인테리어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온전히 해결되긴 어렵겠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쌓여 나간다면, 분명 어떤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요? 그 시점에 다다른 오늘의집의 미래가 더욱 기대가 됩니다.
기묘한 님이 뉴스레터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