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글에 (밀리의서재는 어떻게 ‘성장 + 흑자’를 모두 잡았을까?)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신 덕분에, 이번에도 재미있는 주제를 하나 가지고 와봤습니다.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이 그래프가 혹시 어떤 그래프인지 짐작이 가시나요?
IT 스타트업 업계에 종사 중이신 분들이시라면 아마 이것이 어떤 수치인지 이미 잘 알고 계신 분들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이 그래프는 바로 오늘의 주제이기도 한 ‘올웨이즈’라고 하는 초특가 커머스 플랫폼의 DAU 추이입니다.
올웨이즈의 DAU가 작년 연말부터 갑자기 빠르게 다시 성장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사실 이전에도 인지는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에도 꽤나 인상이 깊었는데, 잠시 잊고 있다가 오랜만에 근황이 궁금해져서 최근 수치를 살펴보던 중 약간 믿기 어려울 정도의 수치가 찍혀 있는 것을 보고 잠시 어안이 벙벙해졌습니다.
IT 서비스를 직접 만들어보셨거나, IT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고 계신 해보신 분들이라면 이 수치가 얼마나 대단한 수치인지 따로 말씀을 드리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아시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정도 속도면 그냥 잘 성장하는 정도가 아니라, 일반적인 상식을 아득히 뛰어넘는 수준으로 정말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개인적으로는 ‘최근에 DAU 150만을 이렇게 빠른 속도로 찍은 서비스가 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싶어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보던 중, 올웨이즈를 운영하는 레브잇의 최근 세션 영상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레브잇의 시작부터 최근 성과까지 있었던 일을 직접 들어볼 수가 있었습니다.
올웨이즈 창업 · 성장 스토리
해당 세션에서 레브잇 강재윤 대표가 이야기해 준 내용들과, 실제 사업 현황 · 지표들을 종합적으로 요약해 보면 대략 아래와 같이 정리를 해볼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① 1차 성장: ’21년 말 ~ ’22년 초
– 시작은 21년 말, 레브잇 팀에서 여러 서비스를 고민하다 ‘올웨이즈’라는 서비스를 출시
– 어떻게 해야 유저 반응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싶어 이런저런 시도를 하다가 ‘초특가 팀구매’라는 사업 모델을 테스트했고, 단기간 동안 엄청난 고객 반응을 몸소 체험
– 당시 귤을 가지고 특가 판매를 진행했는데 바이럴이 엄청났다고 함 (“아파트 단지 사람들이 모두 귤 이야기만 하더라”)
② 정체기: ’22년 초 ~ ’22년 말
– 탁월한 초기 성과를 기반으로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지만, 그 뒤로 예상치 못하게 수개월 간 정체기를 겪음
– 특가 딜을 만들기 위해 자체 비용으로 무한정 할인해 주는 것은 ① 고객 자발적인 재방문·재구매 유도도 어렵고 ② 비용효율적이지도 못하며 ③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는 결론을 내리게 됨
– 이렇게 어려운 시기를 몇 달간 보내다가 조금 더 지속 가능하고 의미 있는 성장을 만들어보자고 결심
③ 2차 성장: ’22년 말 ~ 현재
– 핵심 지표를 단순 거래액 총액이 아니라 재구매 거래액으로 정의
–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올팜 등 앱테크성 리워드 마케팅 기능들이 터짐
– 작년 말부터 재성장 시작, 그때부터 지금까지 반년만에 DAU가 100만이 넘게 성장
올웨이즈 성장 동인
이렇게 정체기를 극복하고 2차 성장기를 맞이하는 동안 올웨이즈는 서비스는 어떻게 달라진 걸까요? 그리고 도대체 어떻게 했길래 갑자기 단기간에 이렇게 성장을 하게 된 것일까요.
올웨이즈가 이렇게 급격한 재성장을 이루게 된 데에는 올팜 (농작물 기르기 게임), 출석체크 등의 리워드 기능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올웨이즈는 이러한 기능들을 통해 유저들이 특정 미션을 달성하게끔 유도한 뒤, 해당 미션을 달성하면 올웨이즈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데 사용 가능한 포인트를 지급합니다.
이로 인해 유저들은 포인트를 더 많이 쌓고자 더 자주, 더 많이 올웨이즈를 접속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쌓은 포인트를 소비하기 위해 또다시 재방문을 하게 되는 그러한 선순환의 고리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리워드 기능은 올웨이즈의 카테고리 전략과도 절묘하게 잘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올웨이즈에서는 식품, 생활용품, 패션, 뷰티 등 여러 카테고리의 제품들을 팔고 있는데요. 식품, 생활용품을 메인 카테고리로 시작한 것도 올웨이즈가 빠르게 Product – Market Fit을 찾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왜냐하면 먹을 것들은 ① 가격이 저렴한 편이어서 소소하게 쌓은 포인트로 부담 없이 구매하기도 좋고 ② 취향을 크게 타지 않는 데다 ③ 충동구매를 하기도 좋은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10만 원짜리 물건을 살 때 1천 포인트를 쓰면 할인 폭이 1%에 불과하지만, 5천 원짜리 저렴한 물건을 사면서 1천 포인트를 쓰면 할인 폭이 20%로 느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이렇게 소소하게 쌓이는 포인트들은 객단가가 높은 서비스보다는 웹툰, 웹소설 같이 상품 단가가 저렴한 서비스에서 더 큰 고객 반응을 유도해 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올웨이즈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1만 원 내외의 초저가 상품들이 많다 보니, 이렇게 소소하게 쌓아주는 리워드 포인트와의 조합이 잘 맞아떨어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식품은 상대적으로 취향을 덜 타고, 충동구매가 쉬운 카테고리에 속합니다. 화장지, 생수 같은 생활용품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대로 옷이라든지 화장품 같은 것들은 사람마다 취향이 다 다른 경우도 많고, 구매 신뢰도가 중요해서 사람들이 이를 구매할 때 좀 더 까다롭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올팜을 통해 고구마 기르기를 하면 실제로 진짜 고구마를 한 박스 보내줍니다. 그리고 그 고구마를 받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고구마를 키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것이 고구마가 아니라 핑크색 꽃무늬 원피스였다면 어땠을까요? 아마도 적어도 남자분들은 이 게임을 하지 않았겠지요. 고구마 같은 식품은 누구나 쉽게 소비할 수 있는 제품이기 때문에 나이, 성별과 무관하게 더 많은 고객 반응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올웨이즈 이전에도 캐시슬라이드, 캐시워크 등 리워드 마케팅을 기반으로 큰 규모로 서비스를 키운 사례들은 종종 있었습니다. 그런데 국내 커머스 영역에서 ‘리워드 마케팅 + 커머스’를 결합하여 이 정도 규모로 성장한 것은 올웨이즈가 최초가 아닌가 싶습니다.
국내판 핀둬둬
사실 올웨이즈의 이러한 사업 모델은 세상에 아주 없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레브잇 세션 영상에서도 직접 설명해 주는 것처럼 올웨이즈 서비스는 중국의 핀둬둬를 벤치마킹한 부분이 많습니다.
핀둬둬는 올웨이즈처럼 앱 안에서 특정 미션을 수행하면 포인트를 주는 방식으로 ‘리워드 마케팅 + 게이미피케이션’을 잘 조합한 서비스를 통해 중국에서 가장 빠른 성공을 이뤄낸 커머스 플랫폼으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핀둬둬는 최근 DAU 기준으로 중국 최대 커머스 알리바바를 역전했을 정도로 파죽지세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더불어 핀둬둬는 중국 대표 메신저 위챗을 통한 팀 구매, 공동 구매 커머스 시장을 개척한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이는 해당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더 많은 할인을 받게 해주는 방식으로 옛날 소셜커머스와도 비슷한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카카오톡의 톡딜이 이러한 팀 구매를 시도했던 바가 있는데요.
올웨이즈 역시 핀둬둬의 이러한 핵심 기능들을 대부분 잘 벤치마킹하면서 성장을 만들어 온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중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다른 사람들에게 ‘이거 같이 사자~’ 이런 메시지를 보내는 것에 대한 심리적 · 문화적 거부감이 크기 때문에 실제로 팀 구매, 공동 구매는 잘 활성화가 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조용히 소소하게 돈을 모을 수 있는 게임 방식의 리워드 마케팅은 무척이나 잘 먹혀든 것이죠. 최근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인해 경제도 어려워지고, 물가도 많이 오르고 해서 소액이라도 더 벌고자 하는 니즈와 함께 앱테크 시장이 꾸준히 성장을 하고 있는데 올웨이즈는 그러한 사회적 트렌드도 잘 활용을 해낸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앱테크 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시장 트렌드를 의식해서인지 최근 카카오톡에서도 리워드 마케팅 기능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예고를 한 바 있는데요. 아마 블록체인 업계에서 외쳤던 Web 3.0이 ‘이러한 방식으로 현실화가 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또 다른 글로 한 번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의 과제
올웨이즈가 이렇게 성공적으로 잘 성장을 하고 있지만, 모든 고성장 초기 스타트업이 그렇듯이 올웨이즈에도 물론 아직 몇 가지 과제는 남아 있기는 합니다.
올웨이즈는 초저가 제품을 심지어 전 상품 무료배송으로 팔면서, 유저들에게 재방문과 구매 유도를 위한 포인트도 많이 지급을 하고 있는데요. 제품 단가가 낮고 무료배송까지 하게 되면 이를 판매하는 판매자도 마진 폭이 적을 수밖에 없고, 판매자가 마진 폭이 적으면 플랫폼 역시 그 사이에서 취할 수 있는 마진 폭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올웨이즈의 판매 수수료는 3.5%에 불과한데요. 여기서 PG 수수료 제외하고, 유저 분들께 리워드까지 지급을 하고 나면 아마 올웨이즈에 남는 마진은 극히 제한적일 것 같기는 합니다. 따라서 앞으로 BEP를 맞추는 것이 큰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닌 것이, 올웨이즈는 이렇게 리워드를 통해 자발적인 바이럴과 재방문을 이끌어내는 대신 해당 리워드 외에 별도로 집행하는 외부 마케팅 비용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부분 커머스 플랫폼들이 구글, 메타, 네이버에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매달 쏟고 있는 것과는 반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죠.
그러니 신규 유저 획득, 기존 유저 재방문 비용이 일반적인 외부 마케팅과 비교해서 리워드 방식이 더 저렴하기만 하다면 사실 올웨이즈 입장에서는 마케팅을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잘 집행하고 있다고도 볼 수가 있는 것입니다.
또한 작년 말에는 수익화의 일환으로 광고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 역시 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광고 매출이 수수료 매출과 비슷하거나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단순 계산을 했을 때 수수료 3.5% + 광고 3.5% = 총 7%의 수수료를 수취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커머스 플랫폼들의 평균 수수료율이 광고 등을 다 합쳐서 일반적으로 10-15%를 넘어가는 것을 생각하면 7%는 여전히 빠듯한 수치처럼 보이기는 하나, 그래도 충분히 가능성은 있지 않나라는 생각은 듭니다.
생각해 보면 비슷한 계열의 다른 리워드 플랫폼인 캐시워크 같은 서비스들도 충분한 수익을 남기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만들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올웨이즈 역시 BEP 달성이 불가능할 것만 같지는 않은 것입니다.
올웨이즈의 잠재력
그렇다면 앞으로 올웨이즈는 얼마나 더 많이, 잘 성장할 수 있을까요? 이는 올웨이즈를 어떤 서비스로 바라보는지에 따라 관점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올웨이즈를 일반적인 커머스라고 정의하고 기존 커머스 서비스들과 비교하면 아직은 불안한 부분들이 아주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른 커머스 서비스들도 요즘 다 어려워하는데, 올웨이즈는 수수료를 더 적게 수취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할 수가 있는 것이죠.
하지만 관점을 조금 바꿔서 올웨이즈를 리워드 마케팅 서비스로 정의하면 조금 달라집니다. 앞서 말씀드린 캐시워크와 같은 서비스들과 비교해 보면 성장 · 수익 잠재력이 아직 충분히 더 남아 있는 것처럼도 보이는 것입니다.
참고로 캐시워크는 매출 610억, 영업이익 58억으로 수익을 무척 잘 남기면서 여전히 계속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캐시워크의 DAU는 400-500만, W1 재방문율은 70-80%에 육박하는데요. 이는 일반적인 커머스 서비스의 W1 재방문율이 보통 30-50% 정도인 점을 생각하면 2배 정도 더 높은 수치입니다.
그런데 올웨이즈의 W1 재방문율이 70-80% 정도를 보이는 것을 생각하면, 올웨이즈는 어쩌면 커머스보다는 리워드 마케팅 서비스와 더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죠. 그렇게 생각하면 올웨이즈 DAU가 이미 150만 정도로 엄청 큰 수치이기는 하지만, 300-500만 정도 수준까지 앞으로 2-3배 더 성장하는 것도 충분히 상상해 볼 수 있는 일인 것입니다.
또한 핀둬둬가 중국에서 이룬 성과를 비교해 보아도, 올웨이즈는 지금도 많이 성장한 큰 서비스이기는 하지만 앞으로도 여전히 몇 배는 더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도 볼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한 잠재력을 인정을 받아서인지 올웨이즈는 최근에는 600억의 Series B 투자 유치를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미국발 금리 인상 후 공포가 만연했던 지난 몇 개월에 비하면 시장 분위기가 많이 괜찮아지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투자 시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600억의 투자 유치는 개인적으로 의미가 꽤 크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작년 기준 올웨이즈의 매출은 36억, 영업이익은 -140억으로 적자가 결코 적지는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다만 본격적으로 성장한 것이 작년 말부터이기 때문에 작년 재무제표는 크게 의미가 있지는 않은 것 같고, 올해 월별 재무성과가 정말 궁금해지는 요즘입니다.
올웨이즈의 성과를 두고 긍정적인 의견도 있을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일부 부정적인 의견도 있을 수 있지만 어쨌든 단기간에 이 정도 성장을 만들어내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리워드 마케팅과 커머스를 결합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처음으로 국내에 정착시키는 성공을 만들어 온 만큼, 앞으로도 계속 더 좋은 성과를 보여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해당 콘텐츠는 Man on the Grid님과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