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은 장기전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창업자들이 이를 인지 못하고 초반에 ‘번아웃’ 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제가 담당하는 포트폴리오사 대표님/공동창업자에게 개인적으로 조언하는 내용을 한번 정리해 보았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사업은 마라톤이다
물론 스타트업이 성장하면서 시스템이 조금씩 갖추어지기 시작하면, 좀 더 여유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고민과 숙제는 계속 생겨나기 마련이죠. 심지어 수익이 나는 유니콘 기업일지라도 대표와 공동창업자들은 오히려 초기보다 더 고민이 된다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스타트업의 초기 단계에는 급성장이 상대적으로 용이하지만, 성숙 단계에 도달한 유니콘 기업은 성장의 정체를 극복하는 것이 과제이기 때문이죠.
창업자는 스타트업 초기에 주 80시간뿐만 아니라 100시간을 넘어 일하는 경우도 많고, 정량적인 측면에서 과도한 업무량 이외에도 정성적인 측면에서 여러 가지 고민거리를 떠안고 가다 보면 1~2년 밖에 못 버티고 ‘번아웃’이 올 수도 있습니다. 사업은 마라톤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장기전에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운동이 필요하다
가급적 주기적으로 짧게라도 운동을 하고, 정 시간이 없다면 가벼운 산책이라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창업자에게 운동이 중요한 것은 육체적인 측면의 건강에도 물론 도움이 되지만, 정신적인 측면의 건강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운동을 하면 동기부여 집중력을 높이는 ‘도파민’이 분비되죠. 그리고 약간 힘든 운동을 하면 ‘체내 모르핀’이라고 불리는 ‘엔도르핀’도 분비됩니다. 긍정적인 사고에도 도움이 되고, 운동을 통한 혈액 순환으로 뇌를 깨우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또한 운동을 통해 육체가 조금 피곤하게 되면 숙면에도 도움이 됩니다. 정신이 덜 피곤하고 육체가 조금 피곤해야 잠이 잘 오기 때문이죠. 개인적으로 뒤늦게 이것을 깨달았는데, Daum 초창기에 좀 더 운동을 생활했었더라면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습니다.
휴식은 내일을 위한 투자이다
창업자는 소위 ‘월화수목금금금’ 일할 때가 많습니다. 대표는 항상 머릿속에서 사업에 대한 고민이 떠나지 않는 경우가 많죠. 특히 요즘 같은 투자혹한기에는 여러 가지 생각으로 1주일에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주 100시간 이상씩 일한다고 사업이 잘 진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단순한 업무 시간의 양적인 측면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 얼마나 업무를 효율적으로 진행하느냐가 중요하죠. 제 경우 지금 되돌아보면 Daum 초창기에 주 100시간 이상씩 일했던 업무가 경험부족으로 인해 상당히 비효율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대로 된 휴식을 위해서는 최소한 일요일의 반나절만이라도 사업과 무관하게 보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바빠도 이 시간은 미래를 위한 투자로 생각할 필요가 있죠.이 시간에는 예를 들어 취미나 기타 좀 더 감성적인 포인트에 집중하여, 업무상 계속 끊임없이 논리적인 생각만 했던 뇌를 좀 쉬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기간에 위임할 수 있는 업무부터 위임한다
훌륭한 C레벨/팀장급 인재를 뽑을 수 있다면 회사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인재는 단기간에 뽑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Seed/Pre A 투자유치를 통해 어느 정도 자금적 여유가 있다면, 기존의 대표나 C레벨 멤버들의 업무 일부를 위임할 수 있는 멤버라도 먼저 뽑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죠.
예를 들어 2년 정도 경력이 있는 성실하고 꼼꼼한 경영지원 인력을 비교적 단기간 내에 구인하여, 대표나 C레벨 멤버들의 일부 회계/세무/총무/정부지원사업 관리/기타 문서 작업등의 업무를 위임할 수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 대표/C레벨 멤버가 본인만이 할 수 있는 업무에 좀 더 집중함으로써 업무 효율을 보다 높일 수도 있죠.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가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