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를 위한 범용(汎用)적 사용의 원칙
최근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이전보다 더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와 함께 기대 수명도 길어지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이전에 우리가 알고 있던 시니어에 대한 인식과는 달리, 최근의 시니어들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를 들 수 있는데요, 액티브 시니어는 50대 이상의 중상층으로, 건강한 삶을 유지하면서 활동적인 일상생활을 누리는 시니어들을 일컫는 용어인데요, 건강, 외모, 문화생활, 레저 및 자기계발 등에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시니어들을 의미합니다. 그들은 탄탄한 경제력을 기반으로 왕성한 소비활동을 할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들과 같이 스마트폰을 통해 SNS나 동영상 플랫폼을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이러한 시니어들의 진화된 행동을 일컬어 디지털 기기에 능숙한 고령층을 뜻하는 ‘실버 서퍼’(Silver Surfer)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예전과 달리 시니어들의 일상 생활에 디지털 기술은 깊숙이 자리 잡았습니다.
그렇지만 예전보다 휠씬 젊게 사는 액티브 시니어라도 인간으로서의 숙명인 노화는 피할 수는 없을 텐데요, 인간의 노화(aging)는 신체 능력의 저하 뿐만 아니라, 정보를 지각하고 처리하는 인지적 능력의 저하도 함께 불러일으킵니다. 이는 복잡한 디지털 기술의 사용을 더욱 어렵게 만듭니다. 그 예로 아래 그림과 같이 복잡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전자상거래(E-Commerce) 서비스나 금융거래 서비스에 대한 고령층 이용률은 일반 사용자 이용률의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현저하게 낮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단순히 이러한 서비스의 복잡도가 높아 사용이 어려운 것뿐만 아니라, 돈을 지불하고 거래한다는 점에서 시니어들에게는 기존에 익숙하고 가시적으로 서비스 이용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이나 은행들이 더 신뢰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이용률이 낮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디지털 서비스의 높은 사용 난이도는 시니어들의 서비스 진입의 높은 허들로 분명히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들을 디지털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한 혜택이 있을 수 있는데요, 물리적 이동 없이도 언제 어디서나 서비스를 이용하여 얻을 수 있는 편리함과 시간 절약 뿐만 아니라, 특히나 디지털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금리 우대나 계좌이체 수수료의 면제와 같은 또 다른 혜택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시니어의 디지털 정보 격차는 금융 격차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노화나 장애와 같이 신체적이거나 인지적으로 한계를 지닌 사용자들을 위해, UX관점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누구나 공평하게 쓸 수 있도록 그들의 특성과 한계를 배려해, 디지털 기술과 경험을 디자인해야 합니다. 이러한 개념은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이나 인클루시브 디자인(Inclusive design)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UX 실무에서는 접근성(Accessibility)이라는 용어로 불리우며, 아래 그림과 같이 대다수의 IT 기기들에 접근성 기능들이 제공되고 있습니다.
이는 일상 생활에 다양한 편리함과 효용을 가져다 주는 디지털 기술이 누군가만의 전유물이 되지 않고, 디지털 기술 사용에 불리함을 지닌 시니어나 장애인을 배려하여 누구나 공평하게 쓸 수 있는 착한 UX에 대한 개념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어떠한 사람이라도 공평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범용(汎用)적 사용(Universal Use)에 대한 UX 원칙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누구나 쉽게 정보를 인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누구나 쓸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서비스 이용에 가장 불리한 능력을 가진 사용자층을 배려해 디자인한다면, 그들 뿐만 아니라 나머지의 보통의 사람들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개념은 인체 측정치 응용 원리 중 극단치 설계의 개념과 일맥상통하는데요, 아래 그림과 같이 고령자나 장애를 가진 사용자와 같이 서비스 사용에 불리한 능력을 배려한 디자인을 한다면, 나머지의 더 나은 능력을 지닌 사용자들은 그들보다 더 쉽게 쓸 수 있을 텐데요. 이러한 디자인적 배려를 통해 누구라도 쓸 수 있는 서비스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시니어의 어떤 특성을 배려해 디자인해야 할까요? 시니어는 노화에 따라 시력 뿐만 아니라 청력도 저하하게 되는데요, 이러한 저하된 지각 능력을 배려해 정보를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 합니다. 그 예로 아래 그림과 같이 글자 크기를 개인의 시각 능력에 맞게 조절할 수 있게 디자인하면 시니어 뿐만 아니라 모든 일반 사용자들도 쉽게 정보를 인식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시력의 저하는 디지털 서비스의 사용을 어렵게 합니다. 사용자는 노화로 인해 수정체의 탄력을 잃게 되고, 이에 따라 그 조절 능력도 감소하게 되어 결국은 시각 능력의 저하를 가져 오게 됩니다. 이를 노안(presbyopia)이라고 하는데요. 이에 따라 시니어들은 스마트폰과 같이 작은 화면 안의 정보들을 읽는 데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이러한 시니어의 노안을 배려하여 좀 더 높은 시인성을 가진 정보를 서비스에 제공하는 것이 필요할 텐데요,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크기로 정보가 제공되는 것이 필요할까요? 아래 표와 같이 60~70대의 시니어의 원활한 서비스 이용을 위해서는 20대~40대와 대비하여 약 1.5~2배의 글자 크기 필요합니다.
시니어의 노화는 디지털 서비스의 글자 크기 인식 뿐만 아니라 색상에 대한 인식에도 연관됩니다. 노화로 인해 수정체는 황변화하게 되는데요. 마치 황색 필터를 통해 세상을 보는 것과 같이 파란색이 검정색처럼, 보라색이 빨간색처럼 보이게 됩니다. 이에 따라 아래 그림과 같이 색 대비(Contrast)가 적절치 못하면 시니어는 정보를 인식하기 어려워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니어를 위한 서비스를 디자인할 때에는 색상의 심미성 뿐만 아니라 배색 측면에서의 시인성의 배려가 필요합니다.
시니어의 시력 저하를 배려한 제품과 서비스는 고령화 사회가 일찍 시작한 일본의 사례에서 손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의 파나소닉의 유니버설 디자인 리모컨의 사례와 같이 읽기 쉬운 문자의 크기와 콘트라스트 확보하기 위해, 서체에 대한 연구와 함께 이에 대한 사용자 조사를 수행 하여 폰트 개발하고 리모컨에 적용하였습니다. 또 다른 예로 리코의 디지털 복합기 디스플레이의 보기 편한 화면 모드는 문자의 크기나 색상을 시니어의 저하된 시력 능력을 배려해 디자인했습니다.
시니어의 노화는 청각 능력 감퇴로도 이어집니다. 고령이 되면서 작은 소리와 높은 음이 잘 들리지 않게 되는데요. 이를 노인성 난청이라 합니다. 아래 그래프와 같이 50대 이상이 되면 3㎑ 이상의 고음역은 청력 손실이 진행되기 때문에, 오히려 중·저음의 소리가 잘 들리게 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KS P 1503(고령자 및 장애인 배려 설계 지침 소비생활제품의 알림 신호음)에 따르면, 알림 신호음의 주파수는 2.5㎑를 초과하지 않을 것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2. 누구나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시니어의 노화는 시각과 청력과 같은 지각 능력 뿐만 아니라, 신체 능력의 저하도 함께 불러일으킵니다. 그러므로 자연스러운 자세로 사용, 적은 힘과 정확성에 대한 부담 없이 조작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 시니어의 신체적 부담을 경감시켜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노화는 어떠한 신체적 능력을 저하시킬까요? 대표적으로 근력의 저하를 들 수 있습니다. 사용자는 25~35세 사이에서 최대 근력이 피크에 도달하고, 40대에서부터는 완만하게 감소하다 그 이후에는 급격히 감소합니다. 일반적으로 30대와 비교했을 때 50대에는 근력이 약 80%, 70대일 때에는 약 60% 수준으로 저하됩니다. 그러므로 시니어를 배려하기 위해서는 큰 힘을 요구하지 않고 그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그 예로 냉장고나 세탁기 도어의 열리는 힘(개폐력)이나 핸디형 청소기의 무게를 디자인할 때 이러한 시니어의 노화에 대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만약 냉장고 도어를 여는 데 많은 힘이 요구된다면, 아래와 같이 시니어들은 도어를 열지 못하거나 한 손은 손잡이를 또 다른 한 손은 문의 상단을 잡고 여는 불편함을 겪게 됩니다.
노화는 근력 저하 뿐만 아니라, 시각적 자극을 보고 반응하는 데까지 소요되는 동작 시간도 느려지게 만듭니다. 이러한 고령자들은 젊은이들에 비해 동작 시간이 약 1.5~2배 정도 더 걸리는데요(Fisk et al. 2004), 이러한 반응 능력의 저하는 디지털 디바이스의 조작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IT 기기가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하다 보니, 그 상호작용 방식도 더 다양해지게 되는데요, 터치 화면을 더블 탭하거나 마우스로 더블 클릭하는 경우에 시니어는 정확성이나 속도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래 그림과 같이 마우스의 더블 클릭 속도 조절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 시니어도 PC를 부담 없이 조작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또한 노화로 인해 손 또는 팔, 그리고 허리의 관절의 움직임이 저하되거나 제한될 수 있게 되는데요, 이로 인해 아래 그림과 같이 특정 영역에 손으로 도달할 수 있는 접근 범위가 줄어 들게 됩니다. 이는 냉장고 하단이나 세탁기의 물건을 빼내는 것과 같이, 불편한 자세를 유발하는 과업의 사용을 어렵게 만듭니다.
아래의 예시는 파나소닉의 드럼 세탁기인데요, 세탁물에 세탁물을 넣고 빼내는 동작이 시니어나 장애인에게 매우 불편하는 점을 배려해, 누구나 넣고 빼기 편리한 각도를 연구해 20도~30도로 기울어진 드럼식 세탁기를 개발했습니다. 이를 통해 노인과 장애인도 좀 더 쉽게 세탁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3. 각자 능력에 맞게 조절해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려면, 각자 능력에 맞추어 기능(예. 버튼 크기, 글자 크기 등)을 조절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 합니다. 사용자는 이러한 조절 기능을 통해, 개인의 능력에 따라 적절하게 맞추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개념은 인체 측정치 응용 원리 중 조절식 설계 개념과 일맥상통하는데요, 아래 그림과 같이 각기 다른 신체적 특성을 가진 사용자는 자신의 신체 특성에 맞게 제품과 서비스를 조절하여 쓸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 예로 아래의 그림은 스마트폰의 설정에서 제공하는 접근성 기능인데요. 앞서 살펴보았던 시각적, 청각적 그리고 신체적 한계를 고려해 여러 기능들을 제공하고 있으며, 시니어는 해당 접근성 메뉴에 진입하여 자신들에게 맞도록 조절해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접근성 vs 사용성
이번 글에서는 시니어와 같이 디지털 기술의 사용에 불리한 사용자들이 디지털 서비스를 차별없이 공평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범용(汎用)적 사용(Universal Use) 원칙에 대해 살펴 보았습니다.
시니어를 위한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이번 글에서 다루었던 접근성(Accessibility) 뿐만 아니라, 사용 용이성이나 일관성과 같은 사용성(Usability)의 원칙들도 잘 반영되어야 합니다. 접근성과 사용성과의 관계를 살펴보면, 접근성은 사용성 확보를 위한 기본 조건인 것으로 볼 수 있을 텐데요. 접근성이 최소한 디지털 서비스에 접근해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개념이라면, 사용성은 여기서 더 나아가 이러한 사용을 할 때에는 더 쉽고 편하며 효율적으로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좀 더 발전된 개념일 것입니다.
반면에 사용성은 주로 타겟으로 하는 고객을 중심으로 디자인한다거나 혹은 디자인 ROI(Return on investment) 관점에서 가장 많은 비율의 사용자가 분포된 영역을 찾고 이러한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디자인하는 데에 반해, 접근성은 Design for all의 개념으로 시니어와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사용자들을 위해 디자인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러한 착한 UX의 개념은 역설적으로 현실적이고 실무적인 관점에서 새롭게 고민해야 할 질문을 야기합니다. 시니어를 배려한 디자인은 나머지 모든 사용자들을 쓸 수 있게는 하겠지만, 그러한 디자인이 나머지 대다수의 사용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질문입니다.
시니어를 위한 디자인은 나머지 일반 사용자들의 입장에서는 사용하는 데에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으며, 또 다른 사용성의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정된 화면 안에 너무 큰 글자로 제공된다면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는 정보량이 감소되기 때문에, 이는 효율성의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인성 중심으로 디자인된 화면은 세련되거나 심미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 수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시니어 시장에서의 성공과 관련된 여러 기사들을 살펴보면, 시니어스러운 제품이 오히려 시니어들에게 외면 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시니어들은 시니어처럼 보여 지길 원치 않으며, 오히려 젊고 활동적이며 세련된 모습으로 보여 지길 원하기 때문입니다.
답이 한가지로 정해져 있는 수학 공식과는 달리, 디자인은 여러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거나 서로 교환 관계(Trade-off)가 존재하는 것과 같이 그 해결점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정말 많은 것 같은데요. 좋은 UX를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들 사이에서의 균형(Balance)을 찾고, 최적의 해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시니어와 함께 일반 사용자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하면서, 디자인적으로도 젊은 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은 항상 필요할 것입니다.
시니어 전용 서비스 vs 접근성 기능
반드시 시니어 전용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것만이 답은 아닐 수 있습니다. 앞서 예시로 살펴본 접근성 기능과 같이 일반적인 디지털 제품과 서비스에 설정이나 옵션을 통해 시니어 기능들을 제공해 주는 것도 좋은 해결 방안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앞선 노트북의 접근성 기능이나 스마트폰의 접근성 기능 화면과 같이 옵션을 통해 기능을 제공해 주는 것은, 그 기능에 접근하는 것과 함께 그 사용 방법을 이해하고 기능을 적용해 쓰는 과정까지의 어려움을 시니어에게 부담시키게 됩니다. 이는 시니어를 위한 기능은 제공되지만, 그 중 일부분의 시니어만이 그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 Design for all이라는 개념을 완성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시니어를 위한 착한 UX는 단순히 좋은 개념이고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것일까요? 좀 더 체계적이고 복합적인 접근을 통해 그 격차를 조금 더 줄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순히 앱이나 웹의 접근성 기능을 잘 설계하는 것뿐만 아니라 고객 여정(Customer Journey)관점에서 전방위적으로 시니어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는 ‘사용’ 과정뿐만 아니라, 사용 전의 ‘초기 설정’ 단계와 사용 중 문제가 있을 때의 ‘관리’ 단계와 같이 확장된 영역에 대한 고민이 요구됩니다.
예를 들면, 초기 설정 단계에서 판매원이나 배송원이 시니어를 위한 특화된 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거나, 사용 중 문제가 생겼을 때 온라인뿐만 아니라 시니어들이 친근하고 익숙한 오프라인 채널들을 통해 좀 더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것입니다.
시니어를 위한 UX는 사업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까?
범용적 사용을 위한 원칙이 잘 동작하려면 앞서 논의한 UX적인 노력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의 지원도 필요합니다. 사실 이러한 범용적 디자인이 잘 되기 어려운 현실적인 부분은 이러한 착한 UX 개념이 결국은 비용(Cost)을 올려 비즈니스 효율성을 낮출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시니어를 위한 디자인은 R&D 투자비용과 함께 서비스 운영이나 제조 비용을 올릴 수 있어, 이는 결국은 소비자 가격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비즈니스 의사결정자 입장에서는 손쉽게 투자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인지, 현실적으로 시니어나 장애인을 위한 접근성 기능은 대부분 웹이나 앱 접근성 규정에 따라 최소한의 기준만을 맞추는 형태로 개발되는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국은 좋은 UX를 하기 위해서는, UX와 비즈니스와의 선순환이 필요한데요, 다행히도 점점 더 시니어를 위한 디자인, 착한 UX가 점점 더 중요해지는 단서들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고령화 사회의 도래입니다. 아래의 그래프들과 같이 우리나라의 연령구조는 급속도로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이제까지는 전체 고객 비율에서 시니어가 차지하는 비율이 그리 크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시니어가 주요 사용자이면서 지갑을 여는 주요 고객 층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기업 관점에서도 비즈니스를 위해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시그널입니다.
두 번째는 MZ세대와 같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사회적 의식의 변화입니다. 아래와 같이 MZ 세대에게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점의 가치 소비가 중요하며, 이는 MZ세대는 환경보호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에서도 그들은 감동하고 그 기업의 고객이 되고 더 나아가 팬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니어를 위한 디자인은 점점 더 늘어나는 시니어의 마켓 사이즈 측면뿐만 아니라, MZ 세대와 같이 가치 소비를 중요시 생각하는 젊은 층에게도 비지니스 관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참고문헌
- 한경대학교 인간과학응용연구소. (2008). 글자 폰트, 배경색, 글자 크기 등에 따른 가독성 관련 측정사업 보고서.
- 경성대학교 산학협력단. (2011). 고령화 사회의 노약자를 위한 생활가전기기의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라인 개발.
- Spoor, A. (1967). Presbycusis values in relation to noise induced hearing loss. International Audiology, 6(1), 48-57.
- Fisk, A.D., Rogers, W.A., Charness, N., Czaja, S.J., Sharit, J. (2004). Designing for older adults: Principles and creative human factors approaches, CRC Press.
- Beijsterveldt, C. V., & Steenbekkers, L. P. A. (1998). Design-relevant characteristics of ageing users. Backgrounds and guidelines for product innovation. Delft: Delft University of Technology.
오의택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