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과거가 그 사람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지만, 개인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것은 현재와 미래이다. 프로젝트 성과도 마찬가지이다. 프로젝트 팀에게 과거의 숫자는 죽어서 변치 않고, 미래의 숫자는 살아서 변한다. 미래의 프로젝트 성과를 바꿀 수 있는 것은 프로젝트 과거 활동이 아니라 미래 활동이다. 

논리적으로는 과거보다 미래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대부분 알고 있지만, 많은 조직에서 미래보다 과거에 집중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실패를 책임질 희생양이 필요하다. 

 

 

 

 

프로젝트가 목표한 궤도에서 크게 이탈했을 때 ‘누구 때문에 잘못되었지?’에 집착하면 바꾸지 못하는 과거에 집착하는 것이다. 프로젝트 이슈가 발생했을 때 희생양부터 찾는 조직에서는 정치가 일상적이다. 조직 내부에서 희생양이 정해지면 해당 프로젝트와 관련된 다른 사람들이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SI 프로젝트가 큰 실패를 했을 때  ‘잘못된 계약’을 실패 원인으로 설정하고 영업조직에 책임을 묻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신상품 론칭이 실패하면 상품기획, 상품개발, 마케팅 부서 사이에서 치열한 책임공방이 발생하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물론 성과에 대한 공정한 벌과 보상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프로젝트 실패를 최소화하여 끝내는 것이다. 프로젝트를 끝내기 전에는 ‘누구 때문에?’보다 ‘무엇 때문에?’에 집중해야 한다.  ‘누구 때문에’에 집중하는 순간 실패의 원인을 잘못 파악하게 된다. 팀원 또는 프로젝트 관리자를 교체하더라도 ‘무엇 때문에?’의 분석 결과이어야 한다. 조직 내부 교훈을 정리하기 위해 프로젝트 백서를 작성할 때에도 ‘누구 때문에?’보다 ‘무엇 때문에?’에 집중하여 근본 원인을 도출한 뒤 그에 맞는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과거의 숫자는 질책하기 쉽다. 

 

 

 

 

주요 이해관계자가 참여한 주간회의에서 경영층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00 PM, 지난주 회의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결함을 이번 주에 모두 조치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번 프로젝트에 초과 투입된 예산이 도대체 얼마입니까? 약속을 지키지 못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 ” 현장에는 관심 없고 통제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층에게 숫자만큼 좋은 것은 없다. ‘계획 대비 결함조치율’, ‘공정 준수율’등은 프로젝트 관리자를 압박하기에 좋은 빌미가 된다. 계획을 준수하지 못한 이유는 형식적으로 물어볼 뿐 진심으로 알기를 원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미래의 숫자를 어떻게 좋게 만들 것인가 인데, 회의의 많은 시간을 과거의 나쁜 숫자에 대한 질책에 소비한다. 10년 전만 해도 불굴의 정신으로 안되면 되게 한다는 태도를 요구했던 경영층들이 많았고, 그러한 경영층 들일수록 과거의 숫자에 집착했다. 그러나 과거의 숫자를 가지고 야단치는 것은 쉽고, 미래의 숫자를 좋게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결정하기가 힘들다. 

이슈 프로젝트의 원인을 파고들면 대부분 사람으로 귀결된다. 물론 그 사람이 이해관계자일 수도 있고, 팀원일 수도 있다. 그 이해관계자가 외부 고객이라면 문제가 심각하다. 내부 팀원의 생각을 바꾸는 것도 힘들지만, 외부 고객의 생각을 바꾸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래의 숫자를 좋게 만들기 위해서 프로젝트 팀원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경영층이 프로젝트 팀을 윽박지르는 분위기에서는 그 방안을 찾기 어렵다. 과거는 잊고 어떻게 하면 빨리 프로젝트를 끝낼 것인가를 프로젝트 팀원과 함께 진지하게 고민하는 경영층이 있을 때 주간회의 때 프로젝트 관리자가 약속한 내용이 지켜질 가능성이 높다.

 

 

지표를 활용한 통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측정하지 않고서는 관리할 수 없다’는 생각은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이론에서 시작하여 6시그마를 거쳐 많은 경영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원칙이 되었다. 되도록 많은 지표를 측정하고, 분석하는 것이 경영성과를 높이는 방안처럼 생각한다. 관리자는 중요한 것을 관리해야 한다. 시간도 제약되어 있고, 관리에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그 중요한 것을 정확하게 측정 가능하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것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도출하여 관리하면 된다. 그러나 그 중요한 것을 측정할 수 없다면? 그다음으로 중요한 측정 가능한 것을 찾아야 할까? 측정할 수는 없어도 중요한 것을 관리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까? 프로젝트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중 리더십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리더십을 측정할 수 없다고, 프로젝트 관리자와 팀원들의 리더십을 무시해도 될까? 

또한 측정과 관련하여 중요한 것이 원인(X)과 결과(Y)이다. 원인을 관리하지 않고 결과만 관리하는 것은 비 오기를 위해 기우제를 지내는 것과 다르지 않다. 물론 결과만 관리해도 팀원이 긴장감을 가지고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그러한 효과는 프로젝트가 궤도를 이탈하기 전에만 유효하다. 이슈 프로젝트에서 원인은 측정하지 않고 결과만 측정하면 스트레스와 거짓말을 양산할 뿐이다. 측정하지 못해도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의 오랜 직장생활에서 얻은 측정관련 교훈은 다음과 같다. 

프로젝트 관리를 위해 중요한 요인은 대부분 측정하기 힘들다.   

 

 

 

 

김병호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