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 불가능하고 일방적으로 주어진 매출 목표?
경영계획을 수립하지 않는 회사에서는 단순히 숫자로만 매출 목표를 부여한다고 하였습니다. 이 목표 숫자 또한 현실적으로 달성 불가능한 터무니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숫자를 산출한 근거도 어떻게 실행하겠다는 계획도 없습니다. 경영계획을 수립해 보지 않았으니 어떤 방식으로 목표를 설정해야 하는지도 잘 모릅니다. 더 안 좋은 것은 이 목표가 직원들에게 일방적으로 주어진다는 데 있습니다. 달성 불가능하고 일방적으로 주어진 매출 목표가 회사와 직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사장은 ‘목표가 높으면 직원들이 노력해 그 목표에 근접하려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100을 목표로 주면 최소한 7~ 80은 하겠지’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와는 별도로 직원들에게 근성이나 도전 의식을 심어 주기 위한 의도일 수도 있습니다.
짐 콜린스와 제리 포라스의 저서 <성공하는 기업들의 8 가지 습관>에 나오는 것처럼 ‘BHAG(Big Hairy Audacious Goal) 크고 위험하고 대담한 목표’가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구글을 비롯한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달성 불가능한 목표를 추구하라고 장려하기도 합니다. 자기 효능감이 높은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과 여유자원이 많은 회사에서는 크고 대담한 목표가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소규모 중소기업들은 보통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물며 사장은 인재 부족을 한탄하기도 합니다. 투입할 자원도 한정되어 있습니다. 부족한 여건 속에서 목표만 높게 준다고 달성이 가능할까요?
직원들은 그냥 그러려니 하든지 지레 포기하게 됩니다. 월간회의 때 실적을 가지고 쪼임을 받을 때마다 스트레스만 받게 되는 거죠. 목표 달성에 계속 실패하면 직원들은 무력감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회사는 회사대로 매년 목표 달성을 한 적이 한 번도 없게 됩니다. 매년 불가능한 목표를 설정하니 달성을 할 수가 없지요. 결국 회사 전체가 실패에 익숙해지게 됩니다.
일방적인 목표를 주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실제로 시장과 거래처 상황, 예상 수주 시기 등을 가장 잘 아는 팀은 영업팀이죠. 신제품이 언제 출시될지 아는 팀은 연구개발팀입니다. 회사에서 일방적 목표를 주게 되면 이 팀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습니다.
각 팀들이 회사의 경영계획에 참여해야만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게 됩니다. 사장이 일방적인 목표를 부여하게 되면 모든 팀이 수동적으로 변합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변명만 늘어놓게 되는 것이죠. ‘목표는 내가 세운 것이 아니라 회사(사장)가 준 것일 뿐’
납득할 수 있고 직원이 동참하는 목표를 세워라
경영계획을 수립하지 않는 회사에서 달성 불가능한 목표를 일방적으로 주게 되면 많은 문제들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직원들이 납득할 수 있고 동참하는 목표 수립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일단 직원들이 합심해서 회사의 목표를 달성하려는 노력을 위해서는 설정된 목표에 대해 납득을 해야 합니다. 10~15%의 달성 가능한 선에서 타협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타당한 근거와 실행전략이 있다면 내년도 목표가 2배가 되더라도 직원들은 이해합니다. 예를 들어 내년 초 신제품 출시와 해외 진출이 예정되어 있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죠. 아무 근거 없이 올해 50억을 했는데 내년에는 100억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직원들의 무관심과 냉소만 가져올 뿐입니다.
그리고 팀장과 팀원들이 목표 설정 및 경영계획 작성에 동참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들이 설정한 목표를 책임을 지게 됩니다. 물론 팀에서 세운 목표를 회사가 전적으로 수용하지는 않습니다. 최종적으로 회사 목표와 일치시키는 조정을 거치기 때문에 불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 회사는 그 팀을 설득할 수 있는 타당한 논리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아무런 지침도 없이 작성하라고 하면 불만이 많을 것입니다. 경영계획을 수립할 때 회사에서 기본이 될 지침과 양식을 만들어 줘야 합니다. 이렇게 작성 지침을 주더라도 월 매출 계획을 N 분의 1 해서 작성해 옵니다. 미숙한 부분은 피드백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경영계획을 수립한 적이 없던 회사가 목표를 바르게 설정하려면 일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합니다. 처음부터 ISO 규정이나 SMART 원칙을 준수하긴 어렵습니다.
* SMART 원칙 : 목표 설정에 대한 원칙. 구체적인 목표(Specific), 측정 가능한 목표(Measurable), 달성할 수 있는 목표(Achievable), 연관이 있는 목표(Relevant), 기한이 정해져 있는 목표(Time-bounded)를 말한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해본 적이 없고 회사 내에 축적된 데이터와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매출과 손익 정도만 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업팀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수치정보가 없어 작성을 어려워합니다. 데이터가 부족하여 작성이 어렵더라도 가능하면 SMART 원칙을 목표를 설정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달성 불가능하고 일방적인 목표는 회사와 직원 모두를 힘들게 합니다. 직원들이 납득하고 동참할 수 있는 경영계획 수립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습니다. 시행착오를 거치더라도 지금 당장 시작해서 부족한 부분들은 점차 보강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업시스템코디(조현우) 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