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숫자로 일 한다
누군가 “우리 서비스가 성장하고 있어요?” 라고 물어본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실 건가요?
또, 누군가 “우리 서비스가 성장하고 있어요!”라고 말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실 건가요?
누군가 “우리 서비스가 성장하고 있어요?”라고 묻는다면 질문한 사람이 생각한 ‘성장’의 기준에 대해 묻거나 ‘성장’의 의미에 대해 함께 이야기부터 나눠야 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누군가 “우리 서비스가 성장하고 있어요!” 라고 한다면 어떤 것을 ‘성장’으로 정의한 것인지, 지난 시간과 대비해 무엇이 얼마만큼의 변화가 있었는지 이야기 나눠야 할 것입니다.
‘성장’이란 아름다운 용어로 글을 열었습니다만, 우리가 다루는 것이 제품이든, 서비스든, 플랫폼이든 우리는 매일같이 숫자를 보며 의사소통을 하고, 일을 하게 됩니다. 숫자로 일을 한다는 것.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 놀랍지도 않으실 텐데요. 우린 정말 숫자로 일하고 있는 걸까요? 문득, 어쩌면 결과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정말 숫자로 ‘일’을 하고 있는 걸까요?
사람들은 결과는 숫자로 말하지만 원인은 숫자로 말하지 않는다
성과 보고서에는 ‘매출 n% 상승’, ‘ROAS n%p 개선’과 같이 결과가 쓰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이 드러나기도 하고, “그래서 뭐?”, “어떻게 됐다는 건데?”의 가장 빠른 답변이기도 하니까요.
결과에 대한 질문과 답에 익숙해져서일까요. 많은 분들이 과업에 대한 성과가 났음에도, 이 성과가 어떠한 원인으로 어떠한 변화가 있어서 이러한 결과를 맞이한 것인지 설명하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되려 성과를 만드는 것보다 이를 설명하는 것을 더 어렵다 느끼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왜 올랐지?”, “왜 잘 된거지?”, “우리는 뭘 해야 이걸 늘릴(또는 줄일) 수 있지?”와 같은 물음에 고민했던 분들이 있다면 아래 질문을 살펴보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당신을 숫자로 일하게 만들 13가지 질문
현업에서 맞이한 과제를 대입하여 생각해보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혹시 막막할 분들을 위해 바로 아래에 가상의 답변을 준비해보았습니다.
당신을 숫자로 일하게 만들 13가지 질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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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내가/우리 조직이 개선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
2 | 그것을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가? |
3 | ‘YES’라면 개선된 상태를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가? (‘NO’라면 사실을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갖춘다.) |
4 | 그 숫자를 A라 할 때, 어느 정도가 되면 ‘개선되었다’고 정의할 수 있는가? |
5 | 숫자 A는 어떻게 읽는 것이 타당한가? (퍼센트/곱셈/덧셈/추이 등) |
6 | 숫자 A를 늘리기(혹은 줄이기) 위해 어떤 숫자 B를 늘리는(혹은 줄이는) 것이 가능할까? (가설을 세운다.) |
7 | 숫자 B가 얼마나 증가(혹은 감소)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가? |
8 | 그 목표를 달성했을 때 A의 변화는 당신이 정의하는 ‘개선’에 부합하는가? |
9 | B를 늘리기(혹은 줄이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 |
10 | 그것은 누가, 언제, 어떻게 실행해야 하는가? |
11 | 실행한 결과를 숫자 C로 확인할 수 있는 환경에 있는가? |
12 | C를 평가하고 다음 PDCA(Plan-Do-Check-Action) 사이클을 돌리는 책임자는 누구인가? |
13 | 이 모든 과정을 추진할 의지와 의욕이 있는가? |
1. 내가/우리 조직이 개선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 활성 사용자(MAU)를 높이고 싶다.
2. 그것을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가?
- YES. 사용중인 Analytics 솔루션을 통해 월별 활성 사용자수를 확인할 수 있다.
3. ‘YES’라면 개선된 상태를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가? (‘NO’라면 사실을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갖춘다.)
- MAU = Monthly Active User 로 ‘Active’는 일단 우리 앱/프로덕트에 ‘visit’한 것으로 정의한다.
4. 그 숫자를 A라 할 때, 어느 정도가 되면 ‘개선되었다’고 정의할 수 있는가?
- 전월 대비 10%p 향상되면 개선되었다고 보겠다.
5. 숫자 A는 어떻게 읽는 것이 타당한가? (퍼센트/곱셈/덧셈/추이 등)
- MAU는 해당월 New Active User(신규유저) + Existing User(재방문 기존 유저) + Returning User(이탈되었다가 돌아온 유저) 의 합으로 한다.
- 각 항목별 유저 수의 추이를 파악한다.
6. 숫자 A를 늘리기(혹은 줄이기)위해 어떤 숫자 B를 늘리는(혹은 줄이는) 것이 가능할까? (가설을 세운다.)
- 지난 달~이번 달 신규 유저의 리텐션을 유도하고, 이탈되었다가 돌아온 유저의 리텐션을 높인다.
7. 숫자 B가 얼마나 증가(혹은 감소)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가?
- 10%p 증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8. 그 목표를 달성했을 때 A의 변화는 당신이 정의하는 ‘개선’에 부합하는가?
- YES
9. B를 늘리기(혹은 줄이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
- 진행 중인 ‘한 달 무료 이용’으로 유입된 신규 유저의 로그 기록을 통해 어떤 이벤트 또는 행동을 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 이탈되었다가 돌아온 유저의 행동 이벤트를 살펴, 만족스러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UX를 개선한다.
- 진행 중인 ‘웰컴백 쿠폰/프로모션’ 캠페인을 효과를 모니터링한다.
10. 그것은 누가, 언제, 어떻게 실행해야 하는가?
- 서비스 기획자, 프로모션 운영자, ‘한 달 무료 이용’, ‘이탈되었다가 돌아온 유저’를 세그먼트하여 로그를 살펴보고 매일 오후 Slack을 통해 공유한다.
- 프로덕트 매니저, 매일 오전 대시보드를 통해 전일 캠페인 효과를 살펴보고 코멘트를 공유한다.
11. 실행한 결과를 숫자 C로 확인할 수 있는 환경에 있는가?
- YES. 다음 달 MAU 의 변화. 특히 다음달의 Existing User(재방문 기존 유저), Returning User(이탈되었다가 돌아온 유저)수 합계
12. C를 평가하고 다음 PDCA(Plan – Do – Check – Action) 사이클을 돌리는 책임자는 누구인가?
- 프로덕트 부문장
13. 이 모든 과정을 추진할 의지와 의욕이 있는가?
- YES. 프로덕트 부문의 핵심 과제로 삼고, 타 부문과의 협업을 통해 전사차원에서의 개선을 추진한다.
숫자로 일한다는 것은 결국 성과지표와 레버
‘당신을 숫자로 일하게 만들 13가지 질문’과 질문에 대한 가상의 답변을 통해 눈치채셨겠지만, 결국 숫자로 일한다는 것의 포인트는 ‘성과지표’와 ‘레버’입니다. 좀 더 풀어서 이야기해보자면 첫째, ‘성과’, ‘개선’을 무엇으로 판단할 것인지(성과지표) 둘째, 이 성과지표가 다른 어떤 지표와 상호작용하여 변화가 일어났는지 혹은 이 성과지표와 상호작용하는 어떤 지표를 레버로 하여 성과지표를 변화시킬 것인지 살펴보게 하는 질문인 것입니다.
‘데이터를 통한 마케팅’에 겁먹지 않고 13가지 질문에 답하다보면 자연스레 핵심성과 지표와 그 레버는 무엇일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성장’, ‘개선’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이전의 성장은 무엇 때문이었는지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분이라면 ‘우리 서비스가 성장하고 있어요?’라는 질문에 좀 더 간결하고 자연스럽게 답하는 데에 도움이 되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