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9년 전 창업한 비주얼캠프는 20년 10월 중기부가 야심차게 깃발을 올린 K스타트업 육성 정책의 핵심이기도 한 아기유니콘 기업(40개사)에 선정됐다. 아기유니콘은 중기부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시행하는 스타트업 지원 육성사업으로, 3억원의 시장개척자금 지원과 함께, 사업에 필요한 추가 정책자금 지원 기회 등을 제공받는 프로그램이다. 쟁쟁한 스타트업들이 대거 지원한 첫해 높은 경쟁률을 뚫고 최종 선정되었을 때, 정말 감개무량했다. 그동안 숱한 고비를 넘기면서 지금까지 걸어온 여정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무엇보다,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기반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유니콘으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것이 가장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우리 회사가 아기유니콘에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인공지능 시선추적기술이라는 기술적인 유니크함과 독창성에 있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원격 교육 서비스의 단점을 해소하고 학습능력 향상이라는 서비스를 상용화 한 점이 높은 점을 받았다. 시선 모니터링과 시선 집중도 솔루션이 상용화로 이어진 것이 최종 선정 이유였다. 현재 비주얼캠프는, 비대면서비스에서 요구하는 시선추적 관련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함과 동시에, 국내외 교육은 물론 헬스케어(난독증/ 치매/ ADHD진단), 영상분석, 이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협업을 진행 중이다. 원격교육, 원격 의료 등에 우리 기술이 활용될 수있는 가능성이 높은 만큼, 비대면 디지털 전환 시대로의 흐름은, 우리가 전세계에 기술을 수출하는 k-유니콘으로 도약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인 셈이다.

당시 우리 회사 외에도 아기유니콘 기업에는, 비대면으로 의류제품을 발주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스트엔드라는 비대면 패션기업이 선정이 되었다. 올해 6월에 발표된 예비유니콘 특별 보증 기업(기술보증에서 최대 200억까지 보증하는 기업) 20 선정기업 중, 드론, 챗봇을 통한 고객응대 등 비대면 기업이 무려 17개 기업이나 선정됐다. 이런 흐름을 볼 때, 차세대 유니콘은 디지털 전환 관련분야 및 비대면 산업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알다시피 전세계적으로 언택트 시대를 돌파할 신기술, 신서비스가 세계경제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급기야 구글, 애플 등 거대 IT기업들도 비대면 기술 스타트업들을 속속 인수하고 있으며, 금융, 운수, 유통 등 기존 오프라인 기업들도 비대면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면서 ICT스타트업들의 몸값이 뛰고 있다. 이미 정착 단계로 접어든 원격근무를 넘어, 원격 진료와 원격 교육 분야는 향후 가장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런 거대한 트렌드를 등에 업고, 유니콘의 반열에 오른 마켓컬리는 지난해 약 2500억원의 ‘시리즈 E’ 투자 유치를 완료하고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소비트랜드를 주도하면서 급성장한 컬리의 가치는 앞으로도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최초로 새벽배송을 선보였다는 점, 또 생산부터 배송까지 유통 전 과정을 일정 온도로 유지하는 풀콜드체인 시스템을 적용해 지속적인 물류혁신을 선보이며 소비자의 쇼핑 습관에 변화를 가져온 기업이라는 점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주도할 수 있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디지털 전환의 메가트렌드를 기반으로, 차기 유니콘 후보로 꼽히는 B2B기업도 있다. 클라우드 운영 서비스업체인 B2B 기술기업 베스핀 글로벌이다. 이 회사는 900억원 규모의 시리즈 C투자를 유치했으며 설립 6년 만에 연간매출 2200억원 수준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디지털 비대면 흐름에 따라, 이미 모든 기업들이 클라우드 환경으로 넘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가파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이 회사는, 중국, 중동 등 해외에서의 성과도 상당하다고 한다. 국내 유니콘 중 기술기반의 B2B 기업이 전무한 상황에서, 앞으로 차세대 유니콘에 오를 수 있다면, 우리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무척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다.

이외에도, 다중채널네트워크(MCN)기업 샌드박스네트워크, 오늘의 집, 루닛 등의 스타트업이 향후 유니콘 후보군으로 주목받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포스트 코로나시대 성장 가능성이 높은 디지털 헬스케어, 원격교육 분야에 차세대 유니콘이 꼭 배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중 유력후보 기업인 루닛의 미래가 기대된다. 루닛은 AI를 활용해, 환자 진단과 치료에 필요한 의료영상을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이를 병원에 공급한다. 세계 최대 영상장비 회사 중 하나인 GE헬스케어 등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전 세계 엑스레이 시장의 절반에 가까운 40%의 판로를 확보하는 등 급성장을 하고 있다. 특히, 시장조사기관 CB인사트가 꼽은 글로벌 100대 AI기업에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된 것은 물론, 디지털 헬스 150기업에도 한국 기업으로선 유일하게 2년 연속 선정됐다고 한다. 한국의 의료 인공지능 기업이 유니콘으로 도약하여, 우리 기술을 기반으로 인류의 문제를 풀 수 있는 날도 멀지 않아보인다.

원격 교육분야에서는, 세계인의 수학선생님으로 발돋움 중인 인공지능 교육기업 매스프레소의 도약을 주목할 만하다. 이 회사는, 학생이 스마트폰으로 수학문제를 사진을 찍어 올리면 앱이 5초안에 풀이과정과 관련 강의영상 등을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핵심경쟁력은 AI 기반 광학문자판독 기술이며, 11억건 이상의 누적 문제풀이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특히 일본을 시작으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등에서 교육 차트 1위를 달성하며 글로벌 서비스로 성장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 상황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공부할 수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 기업들이 유니콘에 안착한다면, 국내 유니콘 생태계의 영토도 확장되고 더 큰 미래 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은 자명하다.

 

 

박재승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