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간 갈등이 일어나는 이유
갈등이 없는 회사가 있을 수 있을까요? 사람이 모이면 어디에서든지 갈등이 존재하고 의견 충돌이 일어납니다. 회사에서도 상하 간 갈등, 개인 간 갈등, 조직 간 갈등이 있습니다. 회사 내에서 인간관계에 따른 갈등은 많은 문제점을 나타내게 됩니다. 상사와의 갈등으로 직원이 퇴사를 하게 되고, 동료 간 갈등은 서로의 감정을 상하게 합니다.
사업 초기에 발생하는 갈등은 주로 상사와 동료 간 갈등이 대부분이죠. 회사와 조직이 커지게 되면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조직 간 갈등입니다. 사장은 이런 현상이 나타나면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내부 불협화음으로 인해 회사 발전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조직 간에 발생하는 갈등을 ‘사일로 효과(Silo effect)’라고 합니다. 원래 사일로란 곡식을 저장하는 원통형의 창고를 말하는데, 부서 (팀) 간 장벽 또는 부서(팀) 이기주의를 뜻합니다. 어떤 조직이나 회사에서도 이 같은 사일로 현상이 존재합니다. 문제는 아직 성장 단계에 있고 규모도 작은 회사에서 팀 이기주의로 인한 갈등이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전 직원이 똘똘 뭉쳐서 노력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정보를 차단하고 서로 협조를 하지 않습니다. 사장은 답답하겠지만 조직 간 갈등이 나타나는 이유를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첫째, 자연스럽게 힘이 센 팀과 약한 팀의 역학관계가 형성된 경우입니다. 회사에 돈을 벌어 주는 영업팀과 사장의 측근에서 정보를 관리하는 관리팀은 회사 내에서 파워가 있는 경우가 많죠. 사업부로 운영되는 회사도 수주나 매출을 많이 하는 팀이 힘이 셉니다. 힘이 센 팀은 회사 내에서도 갑질 아닌 갑질을 하게 됩니다. 매사에 일방적이고 회의에서도 목청이 높습니다.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팀은 수세에 몰리니 불만이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조직 규모를 늘리면서 새로운 팀을 만들거나 외부에서 팀장을 영입하는 경우입니다. 기존 직원들과 본인이 경험한 조직 문화가 달라 충돌이 나게 됩니다. R&R, 업무분장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역할이나 업무 범위 문제로 갈등이 발생하죠.
셋째, 성과주의를 너무 일찍 도입한 경우입니다. 회사가 성과를 측정할 능력도 되지 않는데 사장은 성과에 따라 팀별, 개인별로 급여나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길 원합니다. 이 같은 성과주의는 그 폐해도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KPI가 팀 간 협업을 해야 하는 업무의 경우 서로가 치열하게 다투죠. 사장 의도와는 다르게 협업이 안 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넷째, 사장이 특정 팀장을 편애하는 경우입니다. 사장도 인간인지라 반드시 능력에 의해서만 사람을 평가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다른 팀장들은 사장이 왜 저 팀장만 좋아하고 총애하는지 알 수가 없죠. 사장에게 예쁨 받으니 그냥 싫게 느껴집니다. 공정한 평가제도가 없는 것도 불만이지만 있더라도 신뢰하지는 않습니다. 사장이 누군가를 편애한다는 것을 알면 어떤 결과가 나와도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조직 간 갈등은 결국 사람 문제로 발전하고 이기심, 질투심을 유발하게 됩니다. 사장은 이러한 문제를 눈치채지 못하거나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다녔던 모든 회사에서 조직 갈등이 있었지만 사장이 직접 나서서 중재하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한편으로는 갈등을 장려하는 것 같기도 했지요. 회사 내부의 경쟁을 유발한다는 이유일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문제를 회피하는 것 같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도 않고 본인이 중간에 끼고 싶지도 않았겠죠.
사장의 적극적인 갈등관리가 필요
사장의 이런 방관적인 태도는 향후 회사에 엄청난 피해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사장은 적극적으로 조직 간 갈등관리를 해야 합니다. 조직 내에서의 이러한 갈등은 생각보다 치열하고 무섭습니다. 과거 역사의 권력 암투, 당파 싸움 등을 기억해 보세요. 필연적으로 그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부서(팀) 이기주의는 조직이 있다면 없어질 수 없는 문제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관료주의도 나타나게 되죠.
사장은 회사 규모가 작을 때부터 조직 간 갈등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이 사장의 태도입니다. 사장이 상황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팀장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준엄한 태도를 유지하고 갈등 상황을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합니다.
사장은 심판이라기보다 중재자로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심판으로 판정을 하게 되면 누구는 승자가 되고 누구는 패자가 되는 거죠. 결국 갈등이 해결되지 않습니다. 서로가 윈윈 할 수 있게끔 중재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다음은 조직 간에 갈등이 나타나는 이유를 진단해봐야 합니다. 사장 자신은 누구를 편애하고는 있지는 않은가를 자성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팀 간 힘의 역학관계는 균형을 맞추려 해야 합니다. 특정 팀장이 직급이 너무 높지는 않은가, 팀 간 인원 규모는 적정한가 등을 검토해야 합니다. 또 공식 석상에서 “○○팀이 우리 회사에서 가장 중요하다.”라는 말은 자주 하고 있지는 않는지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업무분장이 미흡하거나 업무 프로세스 상 문제라면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실제로 현업에서 갈등이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문제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죠. 회사 내 TFT를 운영해서 해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업이 바쁘더라도 시간을 내어 우선 해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성과주의 즉, 성과급 문제로 발생하는 문제라면 ‘우리 회사가 성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부터 자문해 봐야 합니다. 막연히 차등 지급하겠다는 생각은 제도 시행 후 심각한 후 유증을 낳을 수 있습니다
갈등이 없는 조직은 없습니다. 갈등을 개방적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적당한 조직 간 갈등이 무관심보다 나을 수 있습니다. 회사의 공통된 목표를 위해 치열하게 토론하는 것은 환영할 일입니다. 팀 간 문제에 대해 대립하고 조정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도 있는 거죠. 자연스럽게 신뢰와 협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사장은 조직 간 갈등을 회사 발전을 저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유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적절한 상호 견제와 균형을 유지해야 합니다. 회사 내 갈등관리는 사장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입니다. 갈등이 폭발할 때까지 그냥 방치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기업시스템코디(조현우) 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