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 지켜도 ‘기본이 된 주니어 PM’ 소리는 들을 수 있다.
입사 후 1개월. 짧은 시간이지만, 이 1개월을 어떤 사람은 멍하니 보내기도, 어떤 사람은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계획을 세우고 빠르게 행동으로 옮긴다. 미안한 말이지만, ‘아무것도 시키지 않아서 아무것도 안 했다’는 이제 핑계 밖에 되지 못한다.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 오늘 필자가 작성한 콘텐츠들을 꼼꼼히 읽어보고 행동에 옮겨 보기를 바란다. 이 4주 간의 미션을 얼마나 훌륭하게 수행해내는가에 따라 앞으로 어떤 평가를 받는 주니어로 성장할지 정해질 거다. (가장 중요한 것은 될 때까지 꺾이지 않는 마음)
1 WEEK. 지표 이해하기
– 우리는 어떤 지표를 수집하고 있는가? –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지표(NSM)는 무엇인가? –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지표(NSM)의 추이는 어떤가? – 우리의 장단기적 목표 성과(NSM, OMTM)에 관련된 지표는 무엇인가? – 지표는 올바르게 수집되고 있으며, 누락되고 있는 지표는 없는가? |
PM은 누구보다 우리 서비스 지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 우스갯소리로 누가 회사에서 툭치며 ‘자네가 담당하는 서비스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가 어떻게 되나?’라고 물어본다면 반사적으로 “제가 담당하고 있는 서비스의 MAU는 약 000명이며, 매월 평균 0%씩 성장/혹은 하락하는 추세입니다.”라는 말이 튀어나와야 할 정도로 기본적인 서비스 지표는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단, 측정할 수 있다고 해서 모두 중요한 지표는 아니다(measure what matters) 각 서비스 맥락에서 어떤 지표가 중요한지, 허상지표는 무엇이고 실질 지표는 무엇인지를 구분할 수 있다면 더 훌륭한 주니어 PM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다. 이 개념을 알기 쉽게 정리한 블로그 글이 있다. 이 글을 참조해 보도록 하자.
만약 아직 지표를 보는 방법이 서툴다면 인터넷에 ‘마케팅 지표 용어’를 검색해서 각 용어가 무엇을 뜻하는지부터 배우자. Session, Page View, Unique Visit, Referral, Funnel, CVR, Bounce Rate, CPC 같은 기본 용어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지표 보고서도 제대로 볼 수 있다.
2 WEEK. 사용자 이해하기
– 우리 사용자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 우리는 사용자에게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가? – 사용자들은 어디서 들어와서 어디로 나가는가? – 서비스를 사용하게 될 잠재 유저는 누구이며, 어디서 만날 수 있는가? – 사용자들은 우리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는가? 그 근거는 무엇인가? |
다음은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혹은 사용하게 될 사용자들에 대한 이해다. 초기 구축부터 시작하는 게 아니라면, 사용자가 어디서 와서 어떻게 흐르고 있는지 지표 확인을 한 다음, 어디서 주로 이탈이 발생하는지 체크해 보자. 목적 달성 혹은 외부 환경 요인으로 인해 종료하는 경우도 있지만, 유독 체류시간에 비해 이탈이 많이 발생하거나, 이전 페이지로 이동 액션이 잦다는 건 해당 페이지에서 사용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사용자 여정(유저 저니맵, User Journey Map)을 만드는 것이다. 유저 저니맵은 이미 인터넷에 수많은 템플릿이 있기 때문에, 이번 콘텐츠에서는 따로 다루지 않는다. 유의해야 할 점은, 유저 저니맵을 만들 때 그 출발점이 사용자가 우리 서비스를 인지하고 유입되었을 때부터가 아니라 잠재 소비자의 보이지 않는 욕구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퍼널을 분석하다 보면, 사용자들이 어디서 유입되어 어떤 행동을 하고, 어디서 이탈했는지를 알 수 있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하나의 퍼널이 어떤 목적을 가진 동질 집단인지를 유추할 수 있다. 그렇게 퍼널을 한가닥씩 풀어나가다 보면 필요 > 유입 > 액션 > 달성 > 이탈 전주기의 퍼널들을 저니맵에 풀어 담을 수 있다.
유저 저니맵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보자. ‘사용자 스토리 맵핑(User Story Mapping)’은 유저 저니맵에서 각 페이즈별로 어떤 기능과 가치를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지 정리한 프레임워크다. 유저 저니맵이 정리되었다면, 각 페이즈별 사용자 스토리와 소구하는 가치 또한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필자 역시 이 단계에서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기능과 우선순위를 정리해서 이를 근거로 서비스 방향성에 대한 힌트를 얻었고, 의사결정권자에게 서비스 로드맵을 제안하여 설득한 경험이 있다.
3 WEEK. 사용자 스토리 맵핑을 통한 기회 발굴
– 단순히 ‘있으면 좋을’ 기능인가? 사용자 경험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가?
– 당장 제공할 수 있는 기능과 이해관계자들과 협의가 필요한 기능은 무엇인가? – 하나의 기능 추가로 끝나게 될 것인가? 중장기적 목표 달성의 첫걸음이 될 수 있는가? |
각 고객 세그먼트별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목적과 방법은 제각각 다르다. A 유저는 메인에서 상품 리스트를 둘러본 뒤, 상세 페이지로 이동하여 고객 후기를 살펴보고 결제창으로 이동하는 경우라면, B 유저는 세션 시작이 상세 페이지부터 시작되어, 장바구니에 담은 뒤 다시 상품리스트로 돌아가서 탐색을 계속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A 유저는 오늘 당장 상품의 필요성을 느껴 결제를 했지만, B 유저는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아놓은 채 훗날 할인쿠폰이나 할인행사를 할 때 구매하기 위해 서비스를 이탈할 수도 있다. 이렇게 고객을 여러 세그먼트로 나누고, 각각 여정에서 사용자 행동별 필요 기능을 나열해 우선순위를 산정할 수 있다.
사용자 스토리 맵핑은 단순히 각 페이즈마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기능을 나열한 것이 아니다. 각 단계마다 어떤 유형의 사용자가 있는지, 유형에 따라 어떤 기능을 소구해야할 지를 충분히 고민해 보고 합리적인 가설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나침반이다. 이 주제는 추후 상세히 다뤄보도록 하겠다.
4 WEEK. 중장기적 퍼소나 모델 구축
이렇게 3주를 보냈다면, 아마 여러분들의 손에는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저의 특징과 이용하는 목적, 각 페이즈별로 어떤 니즈가 충족되기를 원하는 지와 어디서 불편함을 느끼는 지를 파악할 수 있을 거다.
마지막 4주 차에서 해야 할 일은 서비스의 중장기적 퍼소나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퍼소나 모델은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하기에 앞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가’를 알아두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의류 쇼핑몰이라고 고객을 ‘옷을 사러 온 사람’이라고 단순하게 접근한다면, ‘옷을 선물하려는 사람’, ‘최근 의류 트렌드가 궁금한 사람’, ‘지금은 사지 않지만 세일할 때 구매할 사람’처럼 수많은 잠재 고객들을 놓칠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퍼소나 모델을 설계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
만약, 토스가 처음 주식을 접하는 초보 투자자와 숙련된 투자자 퍼소나 양각의 모델을 구축했더라면? 아마 후자의 퍼소나 유형에 속하는 사용자의 니즈를 고려해서 기존 MTS에 익숙한 사람들을 위한 제반 시스템도 구축을 고려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이렇게 우리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유형별 가상 퍼소나 모델을 구축해 두면, 우리가 내리는 결정들이 모든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지, 이번 업데이트가 어떤 사용자에게는 득이 되고, 어떤 사용자에게는 실이 되는지를 미리 고민해 보고 대응할 수 있다.
지금까지 말한 내용 전부 어떻게 보면 PM으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기본기적인 내용이다. 뭐부터 해야 할지 고민하며, 괜히 이것저것 히스토리만 들쑤시고 있는 주니어 PM이라면, 오늘 본 콘텐츠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고 실행에 옮겨보기를 바란다.
채드윅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