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니즈는 만들어 내야 하는가?, 아니면 읽어내야 하는가?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 환경에서, 사용자 조사는 나침반의 역할을 합니다. 이는 마치 드넓은 바다에서의 미지의 항해에 길라잡이가 필요한 것과 같습니다. 공급에서 수요 중심으로의 시장 패러다임 전환, 가속화되는 경쟁 환경, 온라인에 넘쳐나는 정보들, 그리고 더욱 세분화되어 가는 사용자의 니즈, 이 모든 것들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욱 가중시켜 줍니다.
그렇다면 서비스를 기획하고 출시하기 전에, 사용자 조사는 반드시 필요할까요?
이에 대해 첨예하게 대립하는 두 가지 의견이 존재합니다. 바로 ‘고객의 니즈를 만들어내야 하는가?‘ 아니면 ‘고객의 니즈를 읽어내야 하는가?‘ 라는 문제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두가지 의견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고객의 니즈는 만들어 내야 한다!
“고객은 그들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Steve Jobs(1955~2011)의 자서전을 통해 이미 대중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말인데요. 그런 이유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Apple은 고객 조사에 의존하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고객 조사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을 제시한 것은, Steve Jobs만이 아니었습니다.
세계적인 경제 잡지인 Fortune을 통해 Justin Martin(1995)은 “Ignore Your Customers.”라고 주장하는데요, “고객이 항상 옳다는 편견을 버리고, 이에 따라 고객을 무시하라.”는 의미입니다. 그 이유는 고객 조사를 통해 수집된 대다수의 보수적인 고객들의 의견에 기업들이 이끌려 새로운 시장의 개척과 혁신(Innovation)을 게을리한다는 것인데요, 이로 인해 결국은 시장에서 실패를 거듭하는 기업들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서비스 기획하는 초기의 단계에서는 고객 조사는 꼭 필요할까요?
이에 자동차 왕으로 불려지는 Henry Ford(1863~1947)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만약 고객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었다면, 그들은 조금 더 빠른 말과 마차라고 답했을 것이다.” 이는 고객 조사를 통해 대다수의 고객들에게 그들의 니즈가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그들은 현재의 시장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니즈를 표현한다는 건데요, Henry Ford가 말한 것처럼 그 시점에서는 말처럼 지치지도 않으면서 더 편리한 승차감과 더 빠른 이동성을 제공하는 자동차라는 미래의 시장의 기술을 현재 고객이 예견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은 이러한 잠재 니즈를 표현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이는 고객 조사를 통한 표현된 니즈만으로는 미래의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즉 이전에 없던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발굴하는 데에는 그 한계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Hamel & Prahalad(1994)는 “고객들은 통찰력(Insight)이 결여되어 있다. 그러므로 고객들이 표현한 니즈만 쫓는 것은 결국 엄청난 기회를 경쟁자에게 헌납하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소니(Sony)의 CEO였던 Morita Akio(1921~1999)는 고객들에게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묻기보다는 스스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시장을 창조하고 이를 대중에게 교육하고 소통하는, 즉 시장을 선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이러한 철학은 전에 없던 혁신적인 제품이자, 공전의 히트 상품이 된 워크맨(WALKMAN)을 탄생시키게 합니다.
다수의 기업가와 연구자들의 사례를 통해, 서비스 기획 초기 단계에서 전에 없던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발굴하기에는 고객 조사가 지닌 태생적인 한계점이 있다는 것을 알아보았는데요,
그렇다면, 서비스 출시 전에는 고객 조사가 반드시 필요할까요?
이에 대한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코카콜라 뉴 코크‘를 들 수 있습니다.
1980년대 콜라 전쟁이 치열하던 시점에, 신제품으로 개발 중이던 코카콜라 뉴 코크는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를 압도하는 결과를 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 출시 전의 고무적인 고객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1985년 제품이 시장에 출시된 직후에 바로 고객의 외면을 받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코카콜라가 단종된다는 소식에 고객들의 강한 항의와 함께, 기존 코카콜라의 사재기 현상도 나타나기도 합니다. 결국 코카콜라 뉴 코크는 코크 II로 개명되었다가, 1992년에는 단종되는 것으로 일단락되었습니다.
반면에 제품 출시 전 고객들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성공 사례도 있는데요,
바로 Apple의 Airpods입니다. 2016년 12월 출시된 Airpods은 발매 전 높은 출시 가격과 함께, 콩나물을 닮은 특이한 디자인으로 고객들의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출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실사용자들의 호평들이 쏟아지면서 Airpods은 무선 이어폰 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냈을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품귀 현상을 나타내는 것과 같이 큰 성공을 보였습니다.
미 IT 전문 매체 Cult of Mac(2017)에 따르면 Airpods의 고객 만족률은 98%로, 이는 iPhone의 고객 만족률 92%를 상회하는 결과입니다.
그렇다면, 앞서 살펴본 사례와 같이 서비스 출시 전에 고객 조사가 유효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 번째로, 서비스 출시 전 고객이 평가하는 대상물이 완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서비스 출시 전, 프로토타입(Prototype)을 이용해 고객 조사를 하는 것을 현업에서는 수용도 조사라고 부르는데요, 모든 컨셉을 실제 제품이나 서비스 수준으로 개발하여 평가하기에는 비용이나 시간과 같은 리소스가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이를 프로토타입으로 구현한 후 수용도 조사를 통해 고객에게 평가를 받습니다.
이때 사용되는 프로토타입은 실제 구현된 서비스와의 그 완성도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수용도 조사를 통해 고객의 긍정적 반응이 있었던 컨셉은 선별하여 양산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요, 이때 개발 이슈나 현실성 등을 고려하다 보면 초기의 이상적인 면은 퇴색한 전혀 다른 형태가 되기도 합니다.
두 번째로, 서비스 출시 후 고객이 서비스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는 총체적인 경험을 대변하기 어렵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코카콜라 사례와 같이 블라인드 테스트에서는 단지 내용물인 콜라의 맛에만 한정해서 신제품의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를 가늠했는데요, 이는 포장이나 브랜드와 같은 시각적이거나 심리적인 요인 등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못한다는 한계점을 지닙니다.
이러한 한계는 수용도 조사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데요, 실제 서비스와 유사한 수준의 프로토타입으로 평가하더라도 실제 사용 맥락에서 경험한 것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실세 사용의 경험과는 다를 수 있다는 한계뿐만 아니라, 주변인이나 SNS 상의 긍정적 사용 후기나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가 사용하는 것과 같은 사회적인 영향(예: 밴드왜건 효과)에 대해서는 수용도 조사에서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세 번째는 적합한 고객 조사 방법을 선정하고, 그 조사를 잘 수행하기 어렵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이는 서비스 출시 전의 수용도 조사뿐만 아니라, 서비스 기획 초기 단계에 고객의 잠재된 니즈를 발굴할 때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신규 기회 영역이나 잠재된 니즈를 발굴할 때에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FGD나 심층 인터뷰를 한다면 뻔히 아는 내용만 나오기 일수인데요, 그러기보다는 얼리어답터나 특이한 사용을 하는 사용자와 같이 Outliner를 대상으로 인터뷰하는 것이 인사이트를 발굴하는 데에 더욱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또한 단순히 고객의 의식의 수준에서 언어로 표현되는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인터뷰뿐만 아니라, 에스노그라피(Ethnography)와 같이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고객의 행동을 심층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병행해서 활용하는 것이 더욱 적절할 수 있습니다. 수용도 조사에서 단순히 설문지를 통해 주관적인 선호도 점수를 받는 것보다는, 반응시간이나 뇌파(EEG), 시선 추적과 같은 방법으로 객관적인 데이터를 함께 측정하는 것이 더욱 정확한 고객의 반응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정교한 고객 조사 방법은 높은 비용과 긴 조사 일정이 요구되는 것과 같은 현실적인 부담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고객의 니즈는 읽어내야 한다!
그렇다면 고객 조사는 필요하지 않은 걸까요?
그 대답은 아마도 아닐 것입니다. 왜냐하면 Steve Jobs(1955~2011)처럼 우리 모두가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고객 조사의 필요성에 대한 증거들은 아쉽게도 고객의 니즈를 읽어내지 못해, 시장에서 실패한 다양한 사례들로부터 손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미국 벤처캐피털 전문 조사 기관인 CB 인사이트가 미국 101개 스타트업의 실패 원인을 분석한 결과, 아래 그림과 같이 ‘시장이 원하지 않는 서비스’를 만들었기 때문에 가장 많이 실패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마도 이는 시장에서의 고객의 니즈를 읽어내지 않고, 몇몇의 개인의 직관에 의지했기 때문일 것인데요, 결국은 Steve Jobs와 같이 고객의 새로운 니즈를 만들어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현재 시장의 니즈에도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몰락을 경험했을 것 입니다.
이러한 고객의 니즈를 읽지 못해 실패한 사례는, 혁신적인 기술로 시장에서의 높은 기대를 받았던 제품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국경 없는 이동전화로 잘 알려진 이리듐(iridium)을 들 수 있습니다. 이리듐은 인공위성 기술을 이용해 해외 출장이 잦은 비즈니스맨이나 오지 탐험가를 대상으로 1998년 5월에 출시한 서비스인데요, 결국 2만명의 가입자에 불가해 2000년 사업을 중단하는 것으로 일단락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도심에서 통화가 불가능한 통화품질과 비싼 서비스 이용 요금 때문인데요, 혁신적인 기술만 믿고 서비스 기획 단계에서 고객 조사를 하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이동전화라는 서비스에서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 세계 최초로 MP3 기술을 개발한 엠피맨(mpman)을 들 수 있습니다.
엠피맨은 혁신적인 MP3 기술로 시장을 선도했지만, 변화하는 시장과 고객의 니즈를 꾸준히 읽어 내지 않고이와는 무관한 과도한 기술 개발에만 투자해 고객에게 외면을 받고 결국은 시장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Lodish & Kallianpur(2002)의 저서 Enterpreneurial Marketing에 따르면, 신 사업 실패의 60%는 마케팅의 실패로 대부분 고객 조사를 한 번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대기업의 38%,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21%만이 신제품의 컨셉에 대한 고객 검증을 거쳤다고 합니다. 고객 조사를 하지 않은 대표적 이유로 기술 지향적인 경영 마인드와 엔지니어 위주의 기업문화로 들었습니다. 이러한 기업 문화는 결국은 시장에서의 실패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고객 조사의 필요성에 대한 증거들은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통해 살펴 볼 수 있습니다.
Gatignon & Xuereb(1997)에 따르면,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에서 고객 조사를 진행하는 것과 같은 고객 지향성은 혁신적인 제품의 상업적인 성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보인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뿐만 아니라 Dutta et al.(1999)은 고객 지향성은 적어도 악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며, 고객 지향성과 기술 지향성은 상호보완적 특성을 보인다고 했습니다.
점점 더 까다로워지고 세분화되는 고객의 니즈나 취향을 파악하여, 고객 중심적인 마케팅 및 제품/서비스 전략을 수립하는 것의 중요성은 점점 더 강조되고 있는데요, 이에 고객 조사는 단순히 개인의 주관이나 직관에 의지 않고, 객관적인 관점에서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해 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속화되는 경쟁 환경에서 R&D와 마케팅과 같은 서비스 출시 비용의 증가로 인해 신제품 실패 시의 기업의 부담은 날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실패 확률을 최소화해 줄 수 있는 고객 조사는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특히 고객 조사의 중요성은 기술의 성숙해지는 시점에서 더욱 더 중요해 질 수 있습니다. Norman(1998)의 기술의 욕구-만족 곡선에 따르면, 기술이 성숙함에 따라 기술 중심적 발전에서 인간(고객) 중심적 발전으로 그 중요성이 전환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래 그림과 같이 기술이 소개되는 초기에는 그 기술이 제공하는 기능들이 유용한다면 초기 수용자(얼리어답터) 중심으로 해당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기술 중심적 발전이 중요하지만, 기술이 성숙해진 단계로 진입하면 후기 수용자(보수적 고객) 중심으로 기본적인 성능에 대해서는 당연하게 여기게 되며 이제는 사용자 경험(고객 경험)이 더 중요해집니다.
이는 최근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메타버스와 같은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이 성숙하는 단계에 들어서면, 고객 조사와 같은 고객 중심적 접근을 통해 그들의 다양한 니즈들을 수렴해 만족도를 올려주는 것이 관련 IT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의 매출 향상에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고객의 니즈는 만들어내야 할까요, 아니면 읽어내야 할까요?
다시 논쟁의 원점으로 돌아와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는 ‘흑이냐 백이냐’와 같이 이분법적인 사고를 통해 답을 낼 수 있는 그런 단순한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설명 가능한 해답은 고객 조사의 효과성은 그 맥락에 따라 다르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개발하고자 하는 제품/서비스의 혁신의 유형입니다. Mohr(2001)에 따르면 기존 제품의 개선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고객 조사에 의존해 고객의 니즈를 읽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합니다. 반면에 기존에 없던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라면 외부의 고객 조사에 의존하기 보다는 내부의 직관과 통찰력을 기반으로 고객의 니즈를 만들어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서비스 개발 단계에 따라, 고객 조사의 효과가 다르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 기획 초기 단계에서 내부의 직관과 통찰에 기반형 아이디어를 모색하는 것이 효과적인 반면에, 서비스 출시가 가까워지는 시점에서는 직관이 아닌 고객 조사를 통해 객관성으로 고객 수용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즉 시장에서의 고객의 피드백은 서비스 개발 초기보다는 개발이 완료되어가는 시점에서 더욱 중요하고 효과적일텐데요, 이에 따라 고객 조사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위해
지금까지 여러 사례와 이론들을 통해, 고객 조사의 필요성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UX 리서처 혹은 CX 리서처로서의 실무적인 관점에서의 해답을 정의해 보면 어떨까요? 그것은 아마 고객 조사가 지닌 한계점과 맥락적 효과성에 대해 이해를 바탕으로, 그러한 제약사항 하에서 최대의 효과를 가지고 올 수 있는 고객 조사는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입니다.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한 Steve Job와 같은 훌륭한 디자이너들의 통찰력은 어느날 갑자기 떠오른 직관일까요?
그것은 아마도 아닐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인간(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하는 인문학적인 지식, 관련된 시장과 고객에 대한 데이터나 리포트들, 혹은 직접적으로 인간(고객)의 행동을 관찰했거나 또는 자기 자신을 되돌아 봄으로써, 진정으로 인간(고객)에게 필요한 것은 혹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적합도 높은 혁신적인 가설들을 가지게 되었을 것 입니다.
이것은 고객 조사를 통해 인사이트가 도출되는 과정과 다를 바가 없을텐데요, 이는 UX 리서처 혹은 CX 리서처 관점에서 2가지 고민할 점을 제시합니다.
첫 번째는 적합한 고객 조사 방법을 선정하여 활용하는 것입니다.
최근 들어 전통적인 인터뷰나 설문 조사와 같은 간편하게 고객 데이터를 획득할 수 있는 고객 조사 방법에서 더 나아가, 심층적인 관찰 기법인 에스노그라피(Ethnography)나 아주 정교한 행동 측정 기법인 생체 신호 분석(아이트래킹, 얼굴표정 분석, 뇌파 분석 등) 방법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 급격한 온라인 데이터 트래픽과 함께, 이를 저장/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되면서 빅데이터 분석 기법(예: 로그데이터, VoC 데이터)도 큰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객 조사 방법들을 프로젝트 목적이나 서비스 개발 프로세스에 따라 잘 선정하여 활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각 조사 방법이 지닌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정성적 기법과 정량적 기법을 함께 쓰는 혼합 연구 방법(Mixed Method)이나, 고객이 언행일치하는 지 여러 방법을 함께 활용해 신뢰성을 높여주는 삼각법(Triangulation)을 쓰는 것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고객 조사를 통해 도출된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 인사이트를 도출할 것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Henry Fords(1863~1947)는 “만약 고객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었다면 그들은 조금 더 빠른 말과 마차라고 답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는데요, 단순히 고객이 말하거나 행동한 내용을 기록한 것만으로는 인사이트가 나오질 않습니다. 인간의 본연의 니즈를 읽어냄에 있어 고객에 대한 심층적이고 다각도적인 이해를 통해 고객 조사 결과를 해석하여 이를 통해 비즈니스나 디자인에 적용할 수 있는 함의점(Implication)을 제안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고객 조사는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논쟁 보다는, 이러한 고객 조사를 어떻게 해야 잘 선정하고 수행할 수 있는지, 또한 이러한 결과를 어떻게 잘 해석하여 의미있는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객 연구 전문성을 높힐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가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고객 가치 중심적 마케팅과 제품/서비스 전략을 수립하고, 합리적인 비즈니스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 수 있을 것 입니다.
참고 문헌
- Hamel, G., & Prahalad, C. K. (1994). Competing for the future. Harvard business review, 72(4), 122-128.
- Lodish, L. M., Morgan, H., & Kallianpur, A. (2002). Entrepreneurial marketing: lessons from Wharton’s pioneering MBA course. John Wiley & Sons.
- Gatignon, H., & Xuereb, J. M. (1997). Strategic orientation of the firm and new product performance.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34(1), 77-90.
- Dutta, S., Narasimhan, O., & Rajiv, S. (1999). Success in high-technology markets: Is marketing capability critical?. Marketing science, 18(4), 547-568.
오의택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