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회사와 영업 조직의 매출 목표 세팅, 각 고객 세그먼트에 적합한 영업 조직을 매핑하는 방법에 대해 다루겠다. 글을 읽고 나면 아래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적절한 매출 목표, 영업 목표의 기준은 무엇일까?
연간 매출 목표 세우기
“연 매출 (sales number) = 투자금”
영업이 가져오는 매출은 투자금, 즉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투자 자원과 직결된다. 기업은 영업 목표와 매출 예측이 있어야 마케팅, 엔지니어링 등 성장에 제대로 투자할 수 있다.
영업 목표를 너무 낮게 세우면 성장에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이 줄고 비용에 민감해진다. 따라서 성장 속도가 줄어든다. 반대로 영업 목표를 너무 높게 세우면 실제 매출에 비해 과도한 투자를 하게 되고 현금을 다 쓰게 된다. 그렇기에 특히 기업 공개(IPO)를 준비하는 회사에 대한 평가를 할 때 매출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중시된다.
기업 공개 후 시장에서 주식이 거래되는 모든 회사들은 다음 분기 또는 연도에 대한 가이던스(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실적에 대한 예상 전망치)를 제시한다. 이 예상치를 바탕으로 주주들은 기업의 향방을 점쳐보고 주식을 거래한다. 따라서 예측(forecast)을 실제와 최대한 정확하게 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며, 기업은 예측을 정확히 하기 위해 내부 영업 데이터를 활용한다.
영업 예측(sales forcast) 및 연간 목표를 세우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1. Bottoms-up
영업 조직은 경영진, 영업 리더십, 그리고 영업 팀이라는 3가지 구조로 나뉜다.
이때 경영진과 영업 리더십은 필드에 있는 영업 담당자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영업 예측을 할 수 있다. 영업 담당자들의 피드백은 파이프라인 상태 (어떤 고객사와 얼마나 큰 규모의 deal이 어떤 확률로 진행되고 있는지 등), 신규 고객사 개척 현황, 영업 담당자들의 업무 수용력 및 생산성, 영업 담당자 채용 계획 등을 포함한다.
2. Top-down
Top-down은 bottom-up과 반대로 경영진과 영업 리더십으로부터 내려오는 목표이며 시장 규모, 프로덕트의 완성도, 이사회의 의견, 성장 목표 등을 고려해 세팅된다.
영업 예측을 할 때에는 bottom-up과 top-down 방식을 모두 고려하여 정확한 수치에 다가가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경영진이 전년 대비 50%라는 성장 목표를 top-down으로 세웠다면, 영업 담당자들이 bottom-up 방식으로 피드백을 줌으로써 이 목표가 가능한 수치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영업 담당자들이 파이프라인이 충분하지 않거나 영업 리소스가 부족하거나 프로덕트가 시장에서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등의 이유로 실제로는 전년 대비 40%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피드백을 주었다고 치자. 이때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여 ‘달성 가능하면서도 너무 낮지 않은 목표’를 세울 필요가 있다. 즉 최종 목표치는 전년비 40%와 50% 성장 사이의 어딘가가 될 수 있다.
만약 리더십이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50% 성장 목표를 밀어붙인다면 어떻게 될까. 현실과 동떨어진 너무 높은 목표는 파이프라인을 ‘쥐어짜내는’ 방법 등을 통해 단기적으로 달성 가능하나, 장기적으로는 영업 조직의 동기 및 생산성 저하 등으로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top-down과 bottom-up 사이의 균형을 가져가야 한다.
영업 목표 할당하기 (Quota 세팅)
위 공식 하나만 기억하자. 각 영업별 목표 할당량(quota)의 총합은 회사 매출 목표보다 커야 한다. 개별 영업목표는 영업담당자가 100%의 생산성으로 일할 때를 가정으로 세팅되는데, 중간에 누군가 퇴사를 할 수도 있고 새로운 사람을 온보딩시키는데 시간이 드는 등 변수가 있기 때문에 20% 정도의 ‘안전 마진’을 가져가는 것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연간 매출 목표가 100억 원이라고 치고 영업이 5명 있다면, 1명 당 연 24억 원이라는 목표를 할당할 수 있다 (총합 120억 원).
주의할 점은 안전마진을 너무 높게 가져가서 매출 대비 영업 목표를 너무 높게 잡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회사의 연 매출 목표가 100억 원일 때 영업 목표의 총합을 500억 원으로 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 경우 영업 조직이 달성 불가능한 할당량을 채워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게 되며 오히려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다. 너무 높은 영업목표 하에서 특정 담당자가 목표를 달성해도 문제가 발생한다. 단기간 에너지가 소진된 담당자가 ‘한 탕을 하고’ (즉 높은 영업목표를 무리해서라도 달성, 높은 인센티브를 챙기고) 퇴사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사의 연간 매출 목표보다 20% 정도로, 합리적으로 높은 수준의 영업 목표 할당량을 세팅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위험요소를 어느 정도 제어하면서도 건강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
시장 커버 매트릭스: GTM과 고객 매핑하기
시장 커버 매트릭스(coverage matrix)는 회사의 영업 조직이 커지거나 프로덕트가 다양해졌을 때 유용해진다. 이 매트릭스를 통해 어떤 go-to-market 전략(채널 전략, 또는 routes-to-market이라고도 불림)이 어떤 고객 세그먼트에 적용되어야 하는지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매트릭스의 가로 열은 GTM 전략 (예: 직접 판매, 채널 파트너십, 인사이드 세일즈, OEM, Freemium 등), 세로 행은 고객 세그먼트를 나타낸다.
고객 세그먼트마다 효율적인 GTM 전략이 다르다. 예를 들면 초기에 저가형 프로덕트로 개인 또는 중소규모 기업 고객을 타겟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때는 채널 및 freemium 전략이 효율적일 수 있다. 추후 해당 프로덕트의 엔터프라이즈 버전을 출시한 경우 대기업이 더 적절한 타겟 고객이 될 수 있다. 이때는 기존 타겟 고객(개인 또는 중소규모 기업)에 잘 작동하던 채널 또는 freemium 전략보다는, 회사와 서비스에 대한 지식 및 전문성이 높은 직접 영업 방식을 쓰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이렇게 신규 고객 세그먼트로 영업범위를 확장할 때마다 무조건 기존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해당 세그먼트에 맞는 영업방식을 적용해야 한다.
다음 포스팅에선 매출 예측 및 영업 보상정책에 대해 다루겠다.
배준현 님이 블로그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