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기업에게 피봇의 타이밍은 생존과도 같다

 

 

 

 

통상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자신이 처음 준비한 아이템으로 성공을 꿈꿀 것이다. 하지만 스타트업들이 초기 사업 아이템으로 대박이 나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달리 시장의 반응은 미적지근하고, 이용자는 확보했는데 수익화로 이어지지는 않은 경우도 허다하다. 또는 예기치 않은 외부상황이 발생하여 생존까지 고민해야 한다. 그러한 과정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다보면 사업의 동력을 잃게 된다. 투자를 받아 쥐고 있던 자금은 점점 바닥이 나고, 사람들도 떠나고. 이런 암담한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타개책이 요구된다. 고집스럽게 지금의 서비스를 지속하느냐, 아니면 빠른 판단력과 실행력으로 과감히 변신하느냐에 따라 스타트업의 생존이 판가름 난다. 오로지 판단과 결심은 창업자의 몫이다.

실제로 이런 상황에서 적절한 타이밍에 피봇을 단행해서 성공을 거둔 사례는 정말 많다.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한 페이팔인스타그램이 대표적이다. 페이팔은 처음에 보안 소프트웨어로 출발했지만, 이후에 6차례에 걸친 피봇을 통해 결제 시스템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서 지금의 페이팔로 성공을 거두었다. 인스타그램도 초창기에는 체크인 서비스에 중점을 둔 SNS였지만, 페이스북이 인수한 이후 과감하게 이미지 중심의 SNS로 변신하는 피봇을 단행해 성공한 경우다.

이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칼을 갈고 피봇을 단행함으로써 사업을 성공으로 이끈 사례는 국내 스타트업계에서도 많이 찾을 수 있다. 부동산중개 앱 ‘직방’, 간편 송금 앱 ‘토스’, 배달 앱 ‘배달의 민족’. 각 분야 선두 서비스로 자리 잡은 이들의 공통점도 바로 숱한 실패를 거듭하고 피봇팅을 거쳐 찾아낸 사업 아이템이라는 점이다.

코로나와 함께 국민앱으로 등극한 ‘배달의 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 형제들은 국내 IT업계의 대표적인 피봇팅 성공 모델로 꼽힌다. 배민의 경우, 김봉진 대표가 처음 생각했던 비즈니스 아이템은 114와 같은 전화번호 소개 앱으로 시작을 하였다. 하지만 적은 인원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가 쉽지 않았고, 결국 사업 방향을 바꾸는 피봇팅을 선택하게 된다. 전체 전화번호 DB를 모으는 대신 ‘음식점(식당)’으로 영역을 좁혔고, 여기에 주문과 배달이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추가하여 현재의 모습으로 성장을 시킨 것이다. 그때 그 순간 과감한 뒤집기를 시도하지 않았다면, 재빠르게 태세 전환을 하지 않았다면, 오늘날 그들의 성공신화도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비록 심혈을 기울여 개발된 서비스일지라도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때가 가끔 발생이 된다. 결국 안 되는 사업아이템을 붙잡고 끌고 가다가는 창업자도 죽고 마침내 회사도 쓰러진다. 그래서 스타트업에게 피봇은 정말 중요하다. 사업초기 구상하고 예측한 만큼의 성장지표가 나오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비즈니스의 가능성과 확장성이 없다면 빨리 바꿔야 한다. 핵심 기술은 두고 살짝살짝 돌리거나, 그것도 어렵다면 아예 180도나 아예 360도로 완전 변신을 꾀해야 한다. 스타트업의 변신은 죄가 아니다.

인생도 창업도 타이밍이다. 어떤 순간, 어떤 상황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을 선택하고 집중해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사업 아이템에서 발을 빼거나 전환해야 할 결정적인 타이밍을 놓치면 결과는 되돌릴 수가 없다. 그리고 스타트업은 물론 모든 기업에게 피봇의 타이밍은 생존과도 같다.

 

 

박재승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