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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록 양식
아래는 알고케어 팀의 내부 회의록 기본 템플릿이다. 기본적으로 노션(Notion)이라는 툴을 사용하며 모든 회의록은 한 곳에 모아둔다. 회의는 아래 회의록의 맨 윗부분부터 차례로 읽고 체크하면서 진행한다. 특이한 점으로는 논의/결정사항과 공유사항으로 구분하여 몰아서 진행한다. 왜냐하면 단순한 내용 공유/브리핑과 논의사항이 한 데 섞이게 되면 안건 중심이 아니라 브리핑을 듣다가 생각나는 것 위주로 중구난방 회의가 진행되며, 논의 안건 별로 시간을 관리하기 어렵게 되어 시간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논의/결정사항과 공유사항을 구분하고 각각의 예상 소요시간을 적어두어 시간 내에 논의가 이루어지도록 관리한다.
※ 물론 논의/결정사항에서도 논의를 위해 현황을 공유/브리핑해야 할 게 있을 수 있다. 그러한 내용은 따로 공유사항으로 뺄 게 아니라 그대로 논의/결정사항 부분에 넣어두어 먼저 브리핑한 다음에 논의를 이어가면 된다.
위 양식은 기본 템플릿일 뿐, 회의의 종류에 따라 변용해서 사용한다. 예를 들어 업무 현황을 체크하기 위한 정기회의의 경우 지난 회의 때 적어놓은 업무 현황과 현재의 업무 현황을 양옆에 적어두고 비교하기도 한다. 혹은 SW 스프린트 회의에서는 회의 식순을 바꿔놓기도 한다.
회의 양식에서 주안점을 둔 점은, 누구나 회의록 양식대로만 진행하면 회의를 더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었다. 실제로 위 회의록으로 회의를 진행한 이후 내부 구성원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 회의어트 덕분에 회의가 너무 효율적으로 바뀌어 좋다고들 이야기한다.
알고케어 회의 10계명
앞서 이야기한 내용의 핵심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회의 성과
– 자원이 투입되는 곳에는 항상 성과가 있어야 한다.
– 모든 회의에는 목표와 성과가 명확해야 한다.
2. 회의의 책임
– 회의 책임자 : 회의를 책임지고 성과를 만들어내는 담당자 (1명으로 지정)
– 회의 참여자 : 회의에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성과를 뽑아내는 참여자들
3. 회의어트 (회의 다이어트)
– 쓸데없는 회의를 잡지 않는다.
– 꼭 필요한 사람만 회의에 참여한다.
4. 회의 시간
– 회의를 15분/30분/50분 단위로 잡는다. (필요한 만큼만)
5. 담백한 회의
– 회의 책임자가 불필요한 발언을 통제하며, 회의 성과를 끌어낸다.
– 모든 참여자는 중복되거나 뻔한, 불필요한 말을 하지 않는다.
6. 회의 사전준비
– 회의 책임자는 참여자들이 미리 준비해오도록 시켜야 한다.
– 회의 참여자는 미리 준비해야 한다.
7. 회의 몰입
– 모든 참여자가 한 화면을 보면서 회의에 집중한다.
– 회의 참여자의 전자기기는 파킹(Parking)한다.
8. 신뢰/충돌/헌신
– 감정을 전달하지 말고, 의견과 사실만 전달한다.
– 상대방 마음 상할까봐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하면 직무유기이자 태만이다.
– 동의하지 않더라도 정해진 사안에는 내가 결정한 것처럼 지지한다.
9. 회의 결과
– 모든 액션아이템에는 담당자와 납기가 지정되어야 한다.
– 회의를 끝내기 전에 모든 참여자가 회의 결과와 액션아이템을 확인하고 합의한다.
– 회의 결과는 메신저로 이해관계자에게 공지한다.
10. 회의록
– 회의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도 이해할 수 있게 적는다.
회의 요정 체크리스트
마지막으로 회의 요정 제도는 회의어트가 정리한 회의 방식이 생소하고 아직 어려운 구성원을 위해 회의에 참관해서 다음 체크리스트를 점검하며 도와주는 제도였다. 요정들은 각 파트 별로 한 명씩 지정되어 자기 파트에서 진행되는 회의에 참관하여 아래 내용을 체크하거나, 자신도 회의에 적극 참여하느라 요정 활동이 어렵다면 다른 요정이 제삼자로 참관하여 서포트했다.
기본적으로 요정은 조용히 회의를 참관하며 아래 체크리스트를 따라서 메모하다가, 만약에 필요하다 싶으면 회의 책임자를 도와주기 위해 중간에 발언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타임키퍼 셋팅을 깜빡하여 안 하고 시작된다면 손을 들고 그 부분을 설명해주는 식이다. 그리고 대체로는 회의 동안에 메모한 내용을 회의 끝날 즈음 다 같이 회의에 대해 회고하고 서로 피드백하는 식순에서 공유해준다.
1. 회의 기획
– 회의 아젠다를 명확하게 설정했는가?
– 회의 목표 및 결과물이 명확하게 정의되었는가?
– 회의 목표시간을 필요한 만큼만 정확하게 설정했는가? (15/30/50분 기준 등)
– 회의 참여자에 꼭 필요한 사람만 포함되었는가?
– 회의 참여자로 들어와야 할 사람이 빠지진 않았는가?
– 제반사항 셋팅
– 회의하기에 적절한 시간으로 잡았는가? (Ex. 11시, 13시를 우선적으로 잡기를 권장, 애매한 시간에 회의를 잡아 업무 집중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는지 등)
– 장소를 예약하고 이를 캘린더에 표기했는가?
– 캘린더에 회의 일정을 등록했는가?
– 캘린더에 회의 참여자들도 태그했는가?
– 회의 참여자들이 회의를 준비하도록 사전 공지했는가?
– 사전 공지 템플릿
– 회의 주제:
– 회의 일시: (꼭 엔드 타임까지 지정해주세요)
– 회의 장소:
– 회의 안건
– 안건 1
– 안건 2
– 회의에서 목표하는 결과물
– (아이디에이션) 안건 1에 대한 신규 아이디어 수합
– (공유) 안건 2에 대한 현재 진행 현황 공유
– (논의 및 결정) 안건 2에 대한 향후 기획 방향 결정
– 미리 제작된 회의록 공유 : (링크)
– 회의 당일날 회의 참여자들에게 리마인드 했는가?
– 회의 책임자와 참여자는 미리 회의 준비를 해왔는가? (회의록 작성 등)
2. 회의 시작
– 회의실 셋팅
– 모니터를 미리 연결했는가?
– 마이크/음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가?
– 화상회의 링크를 참여자들에게 미리 안내했는가?
– 회의록 작성자를 설정하였는가?
– 지각자를 회의록에 기록했는가?
– 목표 소요시간으로 타임키퍼/타이머를 세팅했는가?
– 회의 시작할 때 회의 개요를 먼저 설명했는가?
– 회의 주제
– 회의 배경 및 맥락
– 회의 목표 결과물
– 회의 목표시간
– 회의 안건 및 각 목표시간
– 회의록 사전 숙지 여부를 확인하였는가?
(대부분이 미숙지 한 경우에는 5~10분 간 각자 회의록 읽는 시간 부여)
– 회의 참여자 전자기기 파킹 슬랏 (전자기기 한쪽에 모아두기)
3. 회의 소요시간 체크하기
– 안건 1 → 00:00~00:00 (0분 소요)
– 안건 2 → 00:00~00:00 (0분 소요)
– 안건 3 → 00:00~00:00 (0분 소요)
4. 회의 진행
– 같은 화면을 보면서 회의를 진행하였는가?
– 회의 책임자의 진행
– 너무 길어지는 발언을 적절히 통제하였는가?
– 여러 사람에게 질문하며 대화를 촉진하였는가?
– 회의록 작성자가 잘 적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는가?
– 회의 책임자&참여자 공통
– 똑같은 말을 반복하여 불필요한 발언을 하지 않았는가?
– 공격적이거나 무례한 언사가 있었는가?
– 회의록에 회의 결과와 액션 아이템을 따로 정리하여, 다 같이 합의한 뒤 끝낸다.
– 담당자를 설정했는가?
– 납기를 설정했는가?
– 회의에 실제로 소요된 시간을 확인하고 작성했는가?
– 회의 회고를 진행하였는가?
– 회의 시작 전 목표로 정한 안건을 모두 논의하였는가?
– 목표로 한 회의 성과를 뽑아내었는가?
5. 회의 중 자유 피드백 기록
– 요정의 자유로운 피드백 메모하기
6. 회의가 끝나고 난 뒤
– 회의가 끝나고 난 뒤 회의 결과를 정리하여 슬랙에 공유하였는가?
– 사후 공지 양식
– 회의 주제:
– 회의 일시: (시작시간~종료시간)
– 회의 장소:
– 회의 참여자 :
– 액션 아이템
– 액션아이템 A (@담당자, ~7/00 금)
– 회의록 링크 :
회의어트를 마무리하며
알고케어는 여러 전문 직종이 모여있기 때문에 특히 회의가 많이 생기는 구조다. SW개발뿐 아니라 HW 실물 제품이 있고, 영양제도 개발/생산하며, 의약학 인공지능도 개발한다. 게다가 B2B 비즈니스이면서 실사용자는 임직원이어서 서비스 운영은 B2C 성향이며 구독 모델이기까지 하다. 굉장히 난이도가 높은 모델인 만큼 조직 운영 측면에서도 각 전문직의 서로 다른 관점을 어떻게 조율하여 시너지를 내게 만드느냐가 관건이다.
그런 점에서 회의 문화는 더더욱 중요하다. 사실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서 ‘업무 체계’를 구성하는 많은 요소가 회의에서 비롯된다. 누가 누구와 어떻게 소통하고, 어떤 순서를 거쳐서 결정이 되는지, 의사결정권자에게 전달되는 회의 프로세스는 어떻게 되는지 등이 회의에 달려 있다. 여러 사람이 협력하려면 반드시 소통을 해야 하고, 소통의 과정은 많은 경우 회의로 이어진다. 15분짜리 작은 스몰토크도 회의가 될 수 있다. 회의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비록 부족하더라도 알고케어가 고민했던 회의 문화 개선의 흔적을 보고 영감을 얻으실 수 있다면 좋겠다.
그리고 만약 자신이 현재 몸 담고 있는 회사에서 알고케어가 했던 것처럼 회의 문화를 개선하고 싶다면 번거롭더라도 구성원들을 문화 개선 활동에 참여시키는 TF 형태를 추천드린다. 왜냐하면 문제당사자인 구성원들을 문제 해결의 주체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팀장이나 대표가 어디서 좋아 보이는 문제 해결 솔루션을 듣고 강제로 도입하려고 하는 것보다, 문제 진단과 분석부터 조직 내부에서 함께 시작해보는 게 훨씬 건강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고 TF에 들어가는 리소스가 아깝다고 생각된다면, 솔루션 하나하나부터 작게 도입해보시길 권한다. 타임키퍼를 사서 같이 써보자고 제안하고, 회의록 양식을 조금 바꿔보고 하는 식으로 개선해나가는 것도 충분히 효과적이다. 물론 강력한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면 단기간에 많은 변화를 주입시킬 수 있겠지만 그만큼 구성원의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태도는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아무쪼록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회의를 진행하는 데 이 아티클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혹시 해봤는데 좋은 회의 방법론이나 노하우가 있다면 댓글로 공유 부탁드린다.
유디V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