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을 위한 또 하나의 해법 ‘해외 진출’
4차 산업 혁명 시대. 인터넷의 발달 등으로 국가 간의 경계가 허물어진 요즘, 아마 많은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진출이라는 꿈을 갖고 있을 것이다. 자국을 넘어 더 넓은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싶다는 바람과 의지의 담겨져 있다. 비단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들의 최종목표가 아닐까. 사실 예전에는 어느 정도 성장한 기업이나 대기업이 해외에 진출해야 한다고 했지만, 이제는 정말 많이 바뀌었다. 세계가 다양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하나의 큰 마켓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미 국내시장을 벗어나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 스타트업들이 속속 등장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의 가장 큰 변화는, 국내에서 안정적 기반을 다진 후에 해외로 시장을 넓혀가는 방식이 아니라 아예 아이디어 단계나 설립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 9월에 나온 코트라의 통계자료를 보면, 해외에 진출 한 스타트업 10곳 중 4곳은 처음부터 세계 시장을 겨냥해 해외에서 창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 모기업 없이 해외에서 처음 창업한 스타트업이 전체의 37.0%를 차지한 것이다. 진출지역을 보면, 북미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아시아, 유럽 순서였다. 이처럼 처음부터 글로벌에서 성장한 스타트업들은, 국내에서 나고 자란 토종 유니콘보다 운신의 폭이 넓고 성장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중 스타트업 업계에 엄청난 화제를 불러온 주인공이 있다. 바로, 미국 기업에게 약 2조원에 인수되는 잭팟을 터트린 국내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다. 2조원이라는 기업가치(마켓밸류)는 배달의 민족에 이어 국내 스타트업 매각 규모 역대 2위에 해당한다. 이 어마어마한 성과를 일궈낸 하이퍼커넥트는 국내에 많이 알려진 회사는 아니다. 이들이 서비스하는 영상 기반 채팅 앱 아자르가 국내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훨씬 더 유명한 앱이기 때문이다. 비디오 커뮤니케이션과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전세계 이용자를 일대일로 연결하는 아자르는 현재 230개국에서 19개 언어로 서비스되며 글로벌 이용자가 99%에 달한다.
과연 이 회사는 어떻게 글로벌 무대에서 전세계인을 사로잡으며 성공을 일굴 수 있었을까? 그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사업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향한 확고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창업자인 안상일 대표는 이미 2007년에 세계 시장을 겨냥한 검색 서비스를 만들어 미국에 진출한 경험이 바탕이 되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회사가 무너지면서 8억원의 빚까지 지게 되었고, 이후 김밥집부터 옷가게 등 10번의 창업에 도전하며 심기일전한 끝에 하이퍼커넥트를 다시 창업한다. 그런데 이때의 원칙도 확고했다. 바로 글로벌에서 통하는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것.
사실, 낯선 사람과의 만남을 주선해주는 채팅기반 데이팅앱은 국내에서도 비슷비슷한 종류가 많았다. 하지만 안상일 대표는 데이팅앱이 국내시장을 벗어나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사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잡았다.
이 과정에서 중점을 둔 것은 철저한 현지화(localization) 전략! 설립 초기부터 ‘손바닥 위의 지구촌’이라는 컨셉 하에 직원의 20%를 프랑스와 체코 등 20개국 출신의 외국인으로 채용해서 아시아와 유럽, 중동 등의 지역 문화에 맞춘 서비스를 출시했던 것이 제대로 먹혔던 것이다. 여기에, 해외 모바일 환경이 우리나라만큼 우수하지 않다는 것에 착안해서, 끊김없이 영상통화를 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개발한 것도 빼놓을 수가 없다. 즉 사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기술력을 얹어 세계시장에 통하는 서비스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이퍼커넥트의 사례가 시사하듯이,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이제 글로벌 진출을 막연한 꿈으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마인드로 바라봐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장인이 만든 수제 호미가 미국 아마존을 통해 세계적인 히트상품이 되는 시대가 아닌가. 시장을 어떻게 타깃하고, 현지화하고, 개발하는가에 따라 그 무대는 다양화되고 넓어질 수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큰 반응을 얻지 못한 스타트업의 서비스라도, 오히려 해외 어느 나라에서는 환영받는 아이템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이게 쉬운 것은 아니다. 사업 아이디어는 기본이며, 기술력, 그 나라에 대한 전반적인 마켓(시장)과 환경, 충분한 조사도 필수적이다. 그래서 세계화를 통한 지속적인 성장을 꿈꾸는 스타트업 창업자라면, 글로벌 시장 진출은 이제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무대임이 틀림없다. 반드시 한국 내에서만 창업해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벗어날 필요가 있다. 국내 시장의 규모나 한계를 벗어나 시야를 넓히면, 아직 알지 못한 무궁무진한 기회가 세계 곳곳에 숨어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성공을 거둔 한 스타트업 대표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빠르게 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망설이다가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 물론 기회를 잡기 위한 사전 준비만큼은 필수적이다. 일단 도전하라!”
가자! 세계로, 더 넓은 세계로.
박재승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