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좋, ‘좋대로’ 만드는 세계관 마케팅의 비밀

 

 

종합광고대행사 스튜디오좋이 지난 27일 열린 맥스서밋2022에 연사로 참석해 ‘좋대로 만드는 세계관’을 주제로 세계관 마케팅을 기획하는 비법을 소개했다.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엘타워에서 열린 ‘맥스서밋 2022’에 스튜디오좋 한상진 팀장이 연사로 나서 스튜디오좋만의 세계관 마케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세션 주제는 발음하기 조심스러운 ‘좋대로 만드는 세계관‘으로, 세션 네이밍에서마저 스튜디오좋의 과감하고 한계 없는 개성을 드러냈다.

 

한상진 팀장(이하 한 팀장)은 “세계관 마케팅이야말로 스튜디오좋이 가장 자신 있고, 잘 하는 마케팅”이라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보통 ‘세계관’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반지의 제왕’과 같은 판타지나 마미손, 유산슬과 같은 ‘부캐’를 떠올리곤 한다. 실제로 구글 검색 창에 ‘세계관 마케팅’을 검색하면 스튜디오좋이 제작한 빙그레의 ‘빙그레우스’ 이미지가 상단에 검색되고 있다.

 

한 팀장은 “많은 분들의 인식 속에 세계관 마케팅은 이미지, 즉 아웃풋 중심이다”면서, “그래서 보통 스튜디오좋의 첫 번째 세계관 광고가 빙그레라고 생각하시지만, 사실 첫 번째 세계관 광고는 한동안 ‘밈’으로 유명했던 KLEVV 광고“라고 설명했다.

 

KLEVV(클레브)의 ‘만들어 봐, 네 본체의 빛’ 광고는 이를 패러디한 다양한 밈을 생성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은 광고이다. 한 팀장은 “클레브 광고 속에는 ‘놀라운 세계관’이 숨어있다”고 말했다. 재치 있고 기발한 광고라고만 생각했던 클레브 광고가 스튜디오좋의 세계관 광고의 시초라니, 클레브 광고에는 어떤 세계관이 숨어있을까?

 

 

 

 

 

 

 

클레브 광고는 ‘램 불빛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세계‘라는 세계관을 입힌 광고다. 한 팀장은 “이 세계관 안에 있는 사람은 램 불빛을 봐야 하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불을 끄고 생활하고, 기분을 이야기할 때 컬러로 표현한다”면서, “또한 처음 본 사람에게 궁금한 것은 나이나 직업, 연봉 등이 아니라 램 RGB 값이고, 마음을 표현할 때도 편지가 아닌 SSD에 담는다”고 설명했다.

 

스튜디오좋은 광고를 만들 때 단순하게 재미있어 보이는 설정을 연출하는 것이 아니라, 광고 스토리의 코어가 되는 ‘세계관’을 설정한 뒤 이에 따른 연출을 입힌다.

 

또한 빙그레우스와 같은 캐릭터는 나오지 않지만, 세계관이 등장하는 스튜디오좋의 또 다른 광고가 있다. 바로 ‘미원’ 광고인데, 미원 광고 역시 한 줄의 설정과 세계관을 갖고 있다.

 

 

 

 

 

 

 

 

 

 

 

미원은 ‘65년 동안 감칠맛 내왔던 조연‘이라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데, 최근 온에어된 광고에서는 이러한 순애보 미원이 ‘맛’바람이 났다는 설정이 나온다. ’65년 동안 감칠맛 내왔던 조연’이라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순애보적인 사랑을 하다가도, 어느 날 흑화해서 맛바람이 날 수 있다’는 스토리를 전개할 수 있었다. 억지스러운 스토리 전개가 아닌, 한 줄의 세계관으로부터 파생된 자연스러운 스토리텔링이다.

 

 

 

 

 

▶ [대상X스튜디오좋] 미원 ‘바람 바람 맛바람, 미원’ 본편

 

 

 

 

 

 

 

이렇듯 스튜디오좋은 세계관을 ‘먼지 한톨에도 세계관은 있다’고 정의하고 있다. 일상적인 모든 상상력이 세계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한 줄의 설정값에서 세계관이 시작되며, 빙그레우스와 같은 캐릭터 역시 설정값을 중심으로 뻗어나간다.

 

한 팀장은 “캐릭터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라도, 설정값이 없으면 그저 잘 만들어진 영상일 뿐 세계관은 없다”면서, “스튜디오좋은 스토리의 주축이 되는 한 줄의 설정값이 없으면 세계관이 아니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세계관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많은 브랜드에서 캐릭터를 내세운 브랜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지만, 스튜디오좋의 세계관이 특별한 이유는 세계관 하나를 만드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팀장은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지부터 고민하는 게 아니라, 뾰족한 설정값 하나를 도출하기 위해 많은 리소스를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세션의 주제인 ‘좋대로 만드는 세계관’은 즉, ‘설정값이 있는 세계관’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스튜디오좋은 BM이 알면 좋은 세계관 마케팅의 가이드를 세 가지로 제시했다.

 

첫 번째, 세계관은 돈이 된다. 하지만 세계관은 돈이 든다.  세계관 마케팅은 가시적인 아웃풋 없이 기획 단계에서부터 많은 리소스를 들여야 한다.

 

한 팀장은 “캐릭터 하나 만드는 데 어느 정도 돈이 드냐고 문의하시는 경우가 많다”면서, “스튜디오좋은 세계관을 설정하고 나서 캐릭터를 만들기 때문에 준비 기간이 굉장히 오래 걸린다”고 설명했다. 시장에 파란을 일으켜야겠다는 야심찬 목적을 지니고 세계관 마케팅을 시작하고자 한다면, 마케팅 예산은 꽤 많이 들 거라는 마음을 가지고서 출발해야 한다. 기획 단계에서 충분한 인풋을 들이지 않으면 캐릭터를 만들고 나서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두 번째, 잘 짜인 PDF 속 세계관, 소비자는 알지 못한다. 캐릭터를 만들 때 캐릭터의 MBTI나 성격, 심지어는 출생 배경까지 세세하게 세팅하지만, 이를 소비자들이 전부 알아주지는 않는다. 따라서 세계관 마케팅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 아웃풋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야 한다. 첫 번째 가이드에 이어서 이러한 이유로 리소스가 더 많이 든다.

 

세 번째, 세계관 구축과 브랜딩은 서로 닮아 있다. 세계관 마케팅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수립하는 작업과 상통한다. 많은 리소스가 드는 것에 비해, 아웃풋에 대해서는 세상이 잘 알아주지 않는 것처럼 여겨지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세계관 마케팅은 대부분 기업의 슬로건에서부터 출발한다. 브랜딩이 브랜드의 정체성으로부터 출발하는 것과 닮아 있다.

 

실제로 스튜디오좋의 세계관 마케팅 중 하나인 ‘현대모비스’ 광고는 ‘자율주행의 끝은 안전한 도착’이라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애니메이션화한 것이며, ‘불닭볶음면의 탄생 비화’ 광고도 삼양식품 부회장이 불닭볶음면을 만들게 된 계기에서 착안한 것이다.

 

한 팀장은 “세계관 마케팅은 대부분 브랜드 퍼스널리티로부터 출발하고 있으므로 브랜딩 차원에서 접근하면 더 쉬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