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쓸데없는 게 재벌 걱정, 연예인 걱정이라는데.. 시가총액 5위 안에 드는 회사가 돈을 어떻게 버는지까지 왜 궁금해해야 하나? 싶으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돈’은 ‘수익'(Net Income)을 의미합니다.

쿠팡과 네이버는 유료 멤버십에 집착할까?에도 썼지만 매년 쿠팡 같은 회사는 조 단위 적자를 내는데, 아마존은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까 궁금해지거든요.

일단 아래의 인포그래픽을 보시죠. 아마존의 총매출은 4,698억 달러로, 이중 직접 사입을 통해 판매하는 Online Stores의 비중은 47.3%입니다. 여기엔 일반 상품과 디지털 상품(이북 등)이 포함된 금액이죠.

그리고 Physical Stores라는 건 오프라인 매장(아마존 고 등)을 말합니다. Online + Physical Stores의 합계가 대략 50%죠. 생각보다는 비중이 높지 않습니다.

 

 

How Do Big Tech Giants Make Their Billions? (ⓒvisualcapitalist)

 

 

하지만 주목해봐야 할 부분은 aws(Amazon Web Services)라 불리는 클라우드 서비스 영역과 Advertising Services 부분입니다. 각각 13.2%와 6.6%를 차지하는데요. 금액으로 환산하면 620억 달러와 310억 달러에 달합니다. 우리 돈으로 따지면 무려 80조, 40조에 달하구요.

아마존의 ‘수익{Net income $33.4B)‘은 거의 이 두 영역이 책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고질적인 적자 기업이었던 아마존의 이익률이 최근 급성장을 하는 데는 이 두 영역의 힘이 큽니다.

 

 

아마존이 미국 3위의 광고 회사…?

 

aws에 대해선 이미 잘 알고 계시리라 싶습니다. 한국에서도 이용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으니까요. 아마존이 쇼핑몰과 다양한 회원 서비스(프라임 비디오 등)를 운영하기 위해 쌓은 기술을 활용해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든 거죠. 얼마 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제프 베조스를 대신해 새로 CEO가 된 앤디 제시가 바로 aws를 키운 주역인 걸 보면 아마존에서 aws가 어느 정도의 비중인지 알 수 있죠.

하지만 오늘 이야기하려는 것은 광고입니다. 아마존 프라임이나 서드파티, aws 등에 서비스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죠. 일반적으로 미국의 빅 테크 기업 중에 광고하면 구글이나 메타(페이스북)를 우선 떠올리게 되지만 아마존도 광고 영역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소제목에 언급했듯, 구글과 메타에 이은 3위를 기록하고 있구요.

아마존의 광고는 자체 소비자의 구매를 기반으로 한, ‘퍼스트파티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점이 매력입니다. 이러한 광고 형태를 RMN(Retail Media Network)라고 부르죠. 미국에서는 월마트나 타겟 같은 유통회사들도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매년 50% 정도 성장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최근 구글이나 애플을 통해 고객의 데이터를 수집하기가 어려워진 관계로 더 가치를 인정받게 된 거죠.

또 광고 노출 지점과 시점이 구매와 직결되어 있다는 것도 매력입니다. 쿠폰이나 할인 정보 등을 함께 제공하니 광고가 아니라 정보로 인식이 되니까요. 우리가 마트에 가면 흔히 보게 되는 종이 쿠폰이나 디스플레이 또는 오디오 방송으로 흘러나오는 CM송 등도 다 RMN의 한 형태로 볼 수 있죠. 다민 최근엔 정교한 데이터 분석을 통한 맞춤형 광고를 제공한다는 게 다릅니다.

기본적인 광고 형태는 고객이 기존에 구매한 제품은 물론 검색, 클릭, 장바구니 담기 한 데이터를 토대로 추천 제품을 노출해 주는 방식입니다. 쇼핑몰 데이터를 기반으로, 쇼핑몰에서 노출된다는 것을 제외하면 페이스북 광고와 유사해 보이죠.

 

 

 

 

국내 구매 기반 타게팅 광고는?

 

그럼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떨까요? 개인적으로 꽤 오래전에 대형 쇼핑몰들의 구매 데이터를 활용한 광고 상품을 개발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실제 구매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관련한 상품 광고를 노출하면 구매할 확률이 훨씬 높아질 겁니다!! 하고 침 튀기며 설명을 했는데, 돌아온 질문은 이랬습니다.

 

그래서 우리 광고는 어디에서 볼 수 있는 거죠?

 

당시 (저희) 광고주들은 TV나 디스플레이 광고에 익숙했기 때문에, 이런 퍼포먼스형 광고에 대한 이해는 전혀 없었죠. (광고주님이 혹시 사이트 들어가 보셨는데 광고가 안 나오면…) 결국 여러 이유로 접고 말았습니다.

지금은 검색이나 여러 퍼포먼스형 광고가 대세라 상황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선 미국의 RMN와 같은 형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베이(현 지마켓 글로벌)에 구매 기반의 타게팅 상품이 있긴 했습니다만, 저도 집행해본 결과로는 구글 리타게팅 광고에 비해 효과가 더 높다고 볼 수 없었는데요. 구글이 이미 다양한 광고 상품이나 애널리틱스를 통해 훨씬 많은 데이터를 축적한 상태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외에 현재 국내에선 쇼핑몰 내에서 검색 시 노출을 해주거나, 맞춤 제품을 추천해 주는 정도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지금은 많이 달라졌나 모르겠습니다만, 국내 대형 쇼핑몰들에선 MD들의 영향력이 세기 때문에 광고라기보다는 판매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세일즈 프로모션 형태를 선호합니다.

하지만 지난 글에서도 썼듯 최근 Big 3 쇼핑몰들을 중심으로 멤버십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자체 회원들에 대한 수익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어떤 형태로든 광고/제휴 상품을 강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국내에서 구매 기반 광고가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데이터 유출 사고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외국과 달리 국내에선 주민등록번호를 함께 수집했던지라, 쇼핑몰이나, 카드사 등의 데이터가 유출되면 꽤나 시끄러웠죠. 한 외국계 마트는 아예 데이터를 팔아서 문제가 되기도 했구요.

그리고 또 하나는 국내 대형 포털들의 폐쇄성이 있죠. 위의 광고주 질문에서 나타나듯, 국내 광고는 데이터 기반이라기보다 지면 위주로 판매가 됐으니까요. 구매 기반 데이터가 있다해도 딱히 활용할 곳이 없었던 셈입니다.

하지만, 아마존이 aws와 광고로 적자에서 벗어났듯, 국내 커머스 업계도 수익성 개선을 위해선 새로운 비용 측면의 멤버십 외에 새로운 수익 모델을 개발해야 하지 않을까요?

 

 

최프로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