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우선 금번 어워드 수상하신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간단히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돌고래유괴단에서 부대표를 맡고 있는 이성헌입니다. 저는 작년 초까지 이노션에 있다가 돌고래유괴단에 합류했구요. 컨텐츠와 비즈니스 각 부문의 전략파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Q. 지난 오랜 팬데믹 기간 동안 광고업 종사자, 전문가끼리 교류할 수 있는 행사가 없었을 것 같습니다. 모처럼 많은 사람들 앞에 서서 발표를 진행하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펜데믹 기간동안 행사나 수업, 업무상의 미팅 등 대부분의 대면 활동이 불가피하게 비대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궁여책이자 대안으로의 역할은 할 수 있었지만 유튜브 실황이 실제 콘서트를 대체할 수 없듯 직접 참석하면서 생기는 로열티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생기는 상승효과를 담보하긴 무리입니다. 실제로 여러 이유로 비대면 수업을 진행한 지난 2년동안 전 학제에 걸쳐 전반적인 학업성취도가 떨어졌다는 보고가 있었죠.
특히 매년 발표자이자 청중으로 참석하고 있는 MTC는 다른 행사들 대비 동종업계 계신 다른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네트워킹 세션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 차별적인 것 같습니다. 이건 단순히 ‘역시 현장에서 청중들과 직접 만나니 좋다’라는 막연한 이유가 아닌 유튜브나 관련 서적으로는 체우지 못하는 갈증이나 의문을 직접적으로 세밀하게 해결할 수 있는 오프라인 행사의 강점이자, 특히 MTC의 강점이구요. 또 다른 팬데믹이 와도 다시 오프라인의 MTC는 이어져야 하는 이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행사 역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많은 분들과 생각과 고민을 캐주얼하게 교환하면서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 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이런 생각은 바로 다음날부터 적용가능한 것들이어서 실질적 효용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Q. 행사에 참가하지 못한 모비인사이드 독자들을 위해, MTC 행사에서 발표한 주요 내용을 소개해 주세요.
‘요즘 사람들은 한번 보면 스킵하고 두번째 보면 짜증을 내다가
세번째 보면 그 브랜드에 반감을 갖기 시작한다.’
최근 들은 충격적인 이야기입니다. 강연에 오신 여러분들 그리고 이 인터뷰를 보시는 대다수는 ‘광고와 마케팅’을 직업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의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광고를 회피하고 싶어하고 Skip하는 슬픈 시대에 살고 있죠. 저는 이번 발표를 통해서 이런 현상과 그 이유 그리고 그를 해결하기위해 우리가 취하고 있는 방법론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사회적으로 기술적으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마케팅 환경, 그에 맞추어 미디어 운영의 방법론 차원에서는 우리 씬에 있는 모두가 기를 쓰고 쫓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직접적으로 소비자와 직면하게 되는 크리에이티브는 여전히 9시 뉴스 앞에 온 가족이 모여 있던 기성의 작법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로 채널과 미디어의 형식에 끼워넣기 식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그 찰나의 5초를 못 참고 Skip하고 있는 거죠. 이와 관련하여 완전히 변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미디어 소비행태 특히 한껏 신장된 소비자로서 권위에 맞는 크리에이티브 작법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번 발표의 요지였습니다.
Q. 세션 내용 중, 물건을 팔기 위한 광고가 아닌 마음을 사기 위한 광고를 제작해야 한다는 내용이 인상깊었는데요. 이러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던 돌고래유괴단만의 노하우 혹은 인사이트가 있을까요?
‘소비자’가 아닌 ‘관객’에게 ‘구매’가 아닌 ‘구애’를 하는
노하우라기보다 저희는 광고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브랜드의 제품 혹은 서비스와 관련하여 사람들이 흥미나 관심이 생기면 그 즉시 관련한 모든 정보, 사용 후기, 가격비교까지 한 번에 한 손 안에서 즉시적으로 이루어지는 세상입니다. 따라서 비싼 돈을 들여 소위 USP라는 명분으로 주입식의 브랜드 발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은 ‘Skip’이라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광고거부권’을 통해 끊임없이 거부당할 뿐입니다. 저희는 오히려 ‘우리 브랜드의 어떤 컨텐츠가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고, 환심을 사서 궁극적으로 의도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에 관한 고민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물건을 팔기 위한 대상으로서의 ‘소비자’가 아닌 우리 브랜드의 컨텐츠를 즐겁고 인상적으로 감상하고 즐겨줘야 하는‘관객’으로 봅니다. 그리고 ‘물건을 팔기 위해’ 사람들은 관심도 없는 브랜드가 하고 싶은 이야기만 구구절절 늘어놓는 것이 아닌 ‘마음을 사기 위해’ 우리 브랜드에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을 녹이거나 파격적인 상상력을 입히는 작업을 하죠. 목적 차원에서 ‘구매’가 아닌 ‘구애’를 위한 작업을 한다는 점에서 광고 캠페인을 기획하는 관점이 다르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공교롭게도 MTC 행사 일정이 올해 상반기의 마지막 그리고 하반기 일정의 시작과 일치합니다. 돌고래유괴단에서 올 상반기에 주력했던 분야 또는 달성한 것이 있다면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브랜딩을 돕는 퍼포먼스, 퍼포먼스를 내는 브랜딩’
이제껏 다수의 컨텐츠와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항상 의문이었던 것은 소위 ‘브랜딩과 퍼포먼스는 왜 분리되어 있을까?’라는 것이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들은 한정된 예산 안에서 브랜딩은 브랜딩대로 퍼포먼스는 퍼포먼스 대로, 메시지도 크리에이티브도 전혀 동일 브랜드라고 연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별도로 운영합니다. 브랜드 캠페인이 운영되는 동안만이라도 컨텐츠의 테마나, 하다 못해 모델을 활용하여 연계한 프로모션이 기획되고 크리에이티브가 개발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브랜딩 캠페인과의 시너지도 담보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매력적이고 임팩트 있게 기획된 퍼포먼스 크리에이티브는 브랜딩을 돕고, 브랜딩 소재는 퍼포먼스의 매력도를 극대화하여 전체 캠페인의 규모감을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을 것고 항상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머릿속에만 있던 이런 생각을 올 상반기에는 저희가 진행하는 클라이언트에 적극적으로 제안했고요. 브랜딩 캠페인과 연계하여 다수의 퍼포먼스 크리에이티브와 캠페인을 기획하여 운영하였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퍼포먼스 소재의 평균 클릭빈도, 다운로드나 프로모션의 참여도 등의 실질적 지표 측면에서 클라이언트도 저희도 놀랄 만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브랜딩을 담당하는 광고 컨텐츠 역시 더 많은 물량과 다양한 형태의 소재로 전달되어 캠페인의 규모감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었구요. 클라이언트의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고민을 해결했다는 점에서 상반기의 주요한 성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이어서 올 하반기, 또는 돌고래유괴단의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돌고래유괴단이 가진 크리에이티브 크루로서의 영역을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1차적으로는 광고 컨텐츠나 캠페인을 넘어서 예전부터 계획했던 시리즈나 영화 컨텐츠의 기획/연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입니다. 최근 보도자료로 나온 대로 이정재 씨 주연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스핀오프 시리즈 ‘레이(가제)’에 신우석 감독님이 참여 예정이구요. 다른 감독님들도 다양한 채널과 방식의 시리즈나 컨텐츠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시리즈나 영화 외에도 하반기를 시작으로 다양한 형태와 방식의 ‘돌고래식 크리에이티브’를 선보일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들려주세요
‘효율이 아닌 효과’
광고 캠페인은 결과적으로는 수치의 싸움이지만 방법적으로는 ‘마음을 사는 일’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결과적으로 노출이나 도달 등의 미디어 효율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타겟의 마음을 움직였는가’라는 효과일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