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소프 매트릭스(Ansoff Matrix)

 
 

내가 요새 가장 주목하는 인물 중 한 명이 카멜 커피의 대표 ‘미스터 카멜’이다.

 

 

소비자들의 마음 속을 자유자재로 걸어 들어가는 미스터 카멜. 사진 출처 : 유튜브 ‘미스터 카멜’

 

 

내가 그를 주목하는 이유는 그가 언제/어디서/무엇을/어떻게/왜 하는지만 잘 살펴봐도 최근의 트렌드는 물론이고 마케팅/브랜딩과 관련한 인사이트를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의 인스타그램 콘텐츠가 재밌어서 보기 시작하긴 했다)

그런데 최근 그는 다소 의아한, 더 정확히는 뜨악한 소식을 전했다.

그가 대표로 있는 카멜 커피가 GS25와 컬래버레이션을 해서 ‘이것’을 출시한 것이다.

 

 

사진 출처 : 인스타그램 ‘GS25 Official’

 

 

커피 브랜드가 다른 것도 아닌 콘돔을 출시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핫한 더현대 서울에서도 가장 핫한 커피 브랜드인 카멜 커피(주말에는 대기자만 1000명이 넘는다)가 왜 커피 관련 상품이 아닌 뜬금없이 ‘콘돔’을 출시했을까?

이것을 이해하려면 먼저 앤소프 매트릭스에 대해서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같은 카테고리인 스타벅스의 예와 함께 설명해볼까 한다.

 

 

앤소프 매트릭스(Ansoff Matrix)는 기업의 경영진, 관리자, 마케터 등이 미래 성장을 위한 전략을 세울 때 도움을 주는 틀을 제공하는 전략 기획 툴이다. 이 콘셉트를 만든 응용수학자이자 비즈니스 관리자인 러시아계 미국인인 이고르 앤소프의 이름을 따서 명명했다.

– Wikipedia.com 중 –

* 본인 번역

 

 

사진 출처 : 두산백과 두피디아

 

 

스타벅스의 앤소프 매트릭스

 

1. 시장 침투(Market Penetration)

기존 시장에서 기존 제품으로 성장하는 방법이다. 스타벅스는 기존 시장 내 매장 수를 늘리는 것과 주문을 조금 더 용이하게 할 수 있는 기술(사이렌 오더 등) 그리고 프리퀀시를 적립하면 굿즈를 주는 프로모션 등을 활용했다.

 

2. 시장 개발(Market Development)

기존 제품으로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여 성장하는 방법이다. 크게 다른 연령층의 시장(demographic markets)과 다른 지역의 시장(geographic market)으로 진출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여기서 스타벅스가 돋보인 것은 다른 지역의 시장, 즉 아시아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발한 것이다. ‘차’의 고장으로 알려진 중국은 스타벅스 매장 수만 5,000개가 넘는다.

 

3. 상품 개발(Product Development)

기존 시장에서 새로운 제품으로 성장하는 방법이다. 스타벅스는 매장 내에서 샐러드 등 다양한 음식류를 새롭게 선보인 것은 물론이고 편의점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캔커피도 출시하였다. 이를 통해 고객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4. 다각화(Diversification)

새로운 시장에서 새로운 제품으로 성장하는 방법이다. 스타벅스의 경우 단순히 사은품으로 제공하던 캠핑 컵, 수저세트 등을 적극적으로 판매에 나서면서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 필립 코틀러의 <Principles of Marketing 18th Edition> 참조 –

 

 

카멜 커피도 앤소프 매트릭스의 사사분면을 하나씩 채워가며 성장해왔다.

 

1. 먼저 매장 수를 꾸준히 늘려왔고(시장 침투)

 

사진 출처 : 네이버 블로그

 

 

2. GS25와 콜라보를 통해 편의점용 커피를새롭게 개발하였고 (상품 개발)

 

 

 

 

3. 그리고 최근에는 새로운 시장에 새로운 제품인 콘돔으로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다각화)

 

 

사진 출처 : 인스타그램 ‘미스터 카멜’

 

 

다시 말해 이번 콘돔 출시는 앤소프 매트릭스에서 ‘다각화’에 해당하는 영역이다. 물론 그가 앤소프 매트릭스를 모르지만 본능적으로 이렇게 사업을 성장시켜왔을 수도 있다. 다만 그가 알았든 몰랐든 이러한 성장 전략은 앤소프 매트릭스를 통해 보았을 때 매우 적절하고 인상적이다.

그런데 다각화도 다양한 시장과 상품을 고려할 수 있었을 텐데 왜 하필 콘돔이었을까?

여기서부터는 순도 99% 나의 뇌피셜이다. 콘돔 패키지를 자세히 보면 미스터 카멜의 유행어 “보통 아이요”가 적혀있다.

 

 

사진 출처 : 인스타그램 ‘미스터 카멜’

 

 

즉 카멜 커피보다는 미스터 카멜이라는 퍼스널 브랜드(Personal Brand)가 이번 컬래버레이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그의 유머 스타일이 기본적으로 신동엽과 유세윤 사이 그 어딘가에 위치해 있다고 생각해왔다. 이러한 점이 ‘콘돔’이라는, 어찌 보면 아직까지도 편의점에서 대놓고 구매하기 다소 부끄러울 수 있는 상품을 재미있고 친근하게 만들어 더 많은 고객에게 다가가게 만들 수 있겠다는 판단이 GS25와 카멜 커피 양측 모두에 있지 않았나 싶다.

현재 트렌드적으로 그리고 마케팅적으로 가장 물이 오른 미스터 카멜의 사업적 역량은 어디까지일지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미스터 카멜 역시 보통 아이요!

 

p.s. 그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본인 인스타그램에 ‘MZ 세대를 새롭게 노린다’라고 꾸준히 밝히고 있는데 사사분면 중 마지막 남은 영역인 시장 개발(Market Development)도 생각하고 있으리라 본다.

 

 

캡선생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