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는 다시금 트렌드를 주도하던 강점을 되찾고자 합니다
이번엔 편의점 오픈런이 시작됩니다
아무나 구할 수 없었던 레어템이 드디어 다시 시장에 풀립니다. 원소주의 신제품, 원소주 스피릿이 오늘(7월 12일)부터 전국 GS25와 GS더프레시에서 판매되기 때문입니다. 전국적으로 물량이 풀리지만, 품절 대란은 이어질 전망인데요. 점포 별로 하루 최대 4개씩 입고되는 등, 판매 수량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들여오기만 해도 대박인 원소주를 GS는 어떻게 독점으로 판매할 수 있었을까요? 원소주를 소싱하기까지 협상 과정을 들여다보면 정말 드라마틱했습니다. 출시되기 이전인 지난해 9월부터 제조사 원스피리츠와 교감을 시작했고요. ‘스트리트 댄스’를 비롯한 서브컬처와 연계한 문화 마케팅 경험, GS25를 ‘한국형 리쿼 샵’으로 만들겠다는 비전까지 딱 맞아떨어져서 가능했다고 합니다.
특히 지난 6월에 선보인 원소주 팝업스토어 ‘지에스 원’을 보면 얼마나 GS가 공을 들였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우선 GS의 BI를 포기하고, 원소주의 검은색으로 매장을 도배하는 과감한 수를 두었고요. 단순한 주류 팝업 스토어를 넘어, 앞으로 함께 만들어 나갈 컬처 리테일의 새로운 모델이라고 지칭했을 정도였는데요. 이번 원소주 판매를 계기로 변화하고자 하는 GS의 의지가 강력하게 느껴집니다.
곰에게 맞은 뺨, 원으로 복수하려 합니다
단기적으로 볼 때 GS가 원소주에 이렇게 승부수를 거는 건, CU의 곰표에게 당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작년부터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실적 면에서 경쟁사 GS리테일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요. 작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곰표 밀맥주를 비롯한 수제 맥주의 공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곰표 맥주로부터 시작된 주류와 안주류 판매 증가는 매출 성장을 불러왔고요. 더욱이 편의점 중에선 독점으로 판매한 곰표 맥주 덕분에, 집객 효과도 컸다는 평입니다.
그리고 이처럼 처음에는 맥주에서 시작된 주류 차별화 경쟁은, 와인으로 그리고 이제는 소주로 옮겨가는 모양새입니다. 주류는 일부 전통주를 제외하고는 온라인 판매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점포들이 핵심 상품으로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요. 얼마 전 롯데마트가 제타플렉스로 리뉴얼하면서 와인 전문점 보틀벙커를 론칭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이미 매장이 포화 상태라 접근성 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편의점 업계의 경우, 독점 주류 상품의 가치가 더욱 클 수밖에 없습니다. 수제 맥주 경쟁에선 밀렸지만, 이번 원소주를 계기로 확실히 복수하겠다는 것이 GS의 속내로 보이네요.
GS는 본질적인 경쟁력을 되찾고자 합니다
그리고 사실 GS25의 강점 자체가 본래 트렌드를 주도하며 상품 차별화에서 앞서갔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곰표 밀맥주 같은 키워드를 뺏긴 것이 더 뼈아팠을 텐데요. 원소주뿐 아니라, 여러 방면에서 이러한 강점을 회복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2030 신상품 개발팀 갓생기획실을 밀어주는 것이 대표적으로, 최근에는 성수동 팝업을 운영할 정도로 브랜딩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편의점 업계 1위를 두고 벌이는 경쟁은 GS가 한때 CU를 추월했다가, 지금은 다시 CU가 왕좌를 되찾은 상황인데요. GS가 본래 가지고 있던 강점을 다시 잘 살린다면, 승부는 더욱 재미있게 돌아갈 것 같습니다.
다만 우려되는 지점은 GS리테일의 실적입니다. 1분기에 이미 어닝쇼크를 기록한 데다가, 원소주 호재에도 불구하고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 수준도 높지 않은데요. 편의점 경쟁력과 상관없이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면서 비용이 증가하는 것이 주원인입니다. 특히 이러한 디지털 전환의 핵심으로 두고 있는 것이 퀵커머스 요마트인데요. 퀵커머스 특성상 편의점 매출을 잠식할 가능성이 높아서, 결국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GS의 최대 고민이지 아닐까 싶습니다.
기묘한 님이 뉴스레터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