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위기인데, 직원들이 위기의식이 너무 없는 것 같네.’
리멤버 커뮤니티엔 종종 이런 고민 글이 올라옵니다. 산업 지형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경쟁 기업들은 속속 새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습니다. 기업 간부들의 속은 타들어 가는데, 어쩐지 직원들은 이 사정은 모르고 ‘워라밸’ 타령만 하는 것 같습니다. 흔한 기업 간부들의 애타는 속마음입니다.
<기업 실적 개선은 위기를 느끼는 데서부터 시작한다>는 일념 하에 간부들은 지금 당장 직원들의 위기의식을 고취시킬 방법부터 찾게 됩니다. 대단한 각오를 담은 선언식을 열기도 하고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비싼 돈을 들여 직원들의 ‘각성’을 이끌어줄 강사도 섭외합니다. 때론 위기 대응 TF란 걸 만들기도 하죠.
그런데, 이렇게 백 번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을 것 같은 게 위기의식인데… 위기의식을 강조하는 게 오히려 기업 경영엔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리멤버 커뮤니티에 올라왔습니다. 이 이야기가 무슨 의미인지 천천히 살펴볼까요?
리멤버 커뮤니티 원본 글 보기 > [culture] 과잉 위기의식이 위기를 만듭니다.
새로운 기회와 혁신을 비용으로 느낍니다
흔히 위기는 곧 기회라고 하죠. 그런데 기회는 필연적으로 늘상 비용이 따라붙습니다. 기회를 포착해 새로운 무언가를 하는 것에도 비용이 들 뿐더러, 기회 자체를 날리는 것도 엄청난 비용이거든요.
때문에 위기의식이 팽배해지면 자연히 비용을 의식하게 되고 기회 앞에 움츠러들게 됩니다. 여타 업계에선 “1개의 혁신은 100개의 실패를 동반한다”고들 하는데, 위기의식이 만성화된 조직은 1개의 성공보단 99개의 기회 날림에 더욱 예민히 반응하게 되는 것이죠. 당장 비용을 아끼고 실패를 방지할 순 있겠으나 기업의 제1 목적인 ‘성장’엔 큰 걸림돌이 되는 겁니다.
건강한 위기의식은 조직의 응집력을 결속시키기도 하지만, 만성적 위기의식은 역효과를 내기도 합니다. 특히 윗선에서 주입한 수동적 위기의식은 조직원들이 위기의 원인도 모른 채 불안에 떨게 만들죠. 그럼 당장 경영진, 돈을 쓰면서도 제대로 효과를 만들지 못하는 여타 일선 부서들에 대한 원망이 쌓입니다.
부서끼린 서로가 하는 일을 잘 모릅니다. 때문에 위기의식이 만연해지면 응집력이 약한 회사일수록 빠른 속도로 무너지게 됩니다. 진짜 ‘위기’가 찾아온 마당에 새 기회와 혁신은 어림 없어집니다.
투명한 정보 공유로 스스로 위기의식 느끼게 하세요
그렇다고 가만히 있으라는 게 아닙니다. 위기일수록 필요한 건 투명한 정보 공유입니다. ‘지금이 위기!’라는 구호는 지양하고,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개해 기업 현황을 직원들이 속속들이 스스로 알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기업들이, 특히 중견 이상의 기업들일수록 여러 자료를 대외비로 만들고 내부에조차 잘 공개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선심 쓰듯 연례 행사처럼 1~2차례 공유할 뿐입니다. 직원들은 수동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투명하게 전사적 정보를 반복 공유하고, 직원들이 능동적으로 해석하는 메커니즘 형성이 중요합니다.
그리 되면 누가 위기라고 알리지 않아도 직원들 스스로 회사가 위기란 걸 알 수 있습니다. 남이 주입한 위기의식이 아닌 능동적으로 떠올린 위기의식이 위기 극복의 첫걸음입니다.
‘행동’을 만들어내야 ‘좋은’ 위기의식
능동적인 위기의식은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내게 합니다. 조직원들의 자발적 각성 같은 추상적 이유가 아닙니다. 조직원들이 정보를 파악하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어느 지점에서 누수가 일어나고 있는가’가 명확해지기 때문입니다. 조직원 저마다의 관점에서 어느 지점을 타깃 삼아야 조직이 다시 살아날 수 있는지 분명해지고 그에 걸맞는 처방을 각자 내놓을 수 있게 됩니다. 원인과 기대효과가 딱 맞는 처방이 나오면 행동도 어렵지 않습니다.
위기라면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토론하고, 협의하며 전략 방향을 수정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리더십이 특히 중요합니다. 위기 상황에서의 리더십은 철저하게 행동, 실천 중심이어야 합니다. 위기만 강조하는 캠페인은 위기 자체를 논하는 미팅만을 부를 뿐이거든요. 그 시간에 철저히 원인을 분석하고 뭘 할 것인지 논하는 게 위기를 극복할 실질적 힘이 됩니다.
위기의 일상화는 진짜 위기를 외면하게 한다
종종 직장인들의 우스갯소리로 이런 게 있죠.
“우리 회사 올해 정말 위기일까?”
“아니. 입사 이후로 우리 회사는 한번도 위기가 아니었던 적이 없어.”
섬씽(Something)이 낫띵(Nothing)이 되는 원인은 간단합니다. 섬씽이 매일 반복되면 낫띵이 됩니다. 위기도 매일 지속되면 ‘강력한 위기’로 다가오는 게 아니라 그저 그런 ‘일상’이 됩니다.
위기의 일상화로 진짜 위기를 지나쳐버리지 마세요. 조직원들 스스로가 위기를 파악할 기회를 제공하고 극복을 위한 명확한 원인을 분석하고, 걸맞는 해결책을 제시해 행동으로 나아가는 그런 메커니즘을 만들 때입니다.
해당 콘텐츠는 리멤버와의 파트너십으로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