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노우볼 팬더밍>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유독 눈에 띄는 용어 하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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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바로 ‘웹 2.0’이라는 용어다.
웹 2.0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사람이라면 또는 IT 업계와 비즈니스에 더욱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개념이다. 특히 이 책에서는 ‘웹 2.0’이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마케터에게 꼭 필요한 기본정신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제는 웹 3.0의 시대가 오고 있다. 이미 웹 3.0을 도입해 서비스를 준비하는 기업도 많다. 그렇다면 웹 3.0 시대가 오기까지 웹 기술은 어떻게 발전해 왔을까? 웹 3.0을 받아들이기 위해 과거의 웹 기술을 이해하면서 앞으로 마케터로서 어떠한 전망을 내다볼 수 있을지 톺아보기로 하자.
‘웹’이란?
일단 ‘웹’이란 무엇일까?
웹은 1989년 12월 영국의 ‘팀 버너스 리’가 스위스의 유럽입자 물리연구소에서 근무할 당시 개발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1년 후, 웹의 보급이 이루어졌다. 본래 컴퓨터는 단순한 계산이나 연산만 가능했다. 그런데 웹이 탄생하게 되면서 컴퓨터 간에 정보를 교류할 수 있게 되었다. 정보 교류는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끼리 가능했고, 이런 연결이 이리저리 뒤섞여 얽힌 공간을 WWW(World Wide Web)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공간(www)은 기술에 따라 지금의 웹 1.0, 웹 2.0 순서로 발전하게 되었다.
웹의 기본 개념은 웹의 자원은 언제 어디서나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1994년~2004년
모든 것이 투박함 그 자체 ‘웹 1.0’
웹 1.0의 이용 시기는 1994년부터 2004년까지이고, 주로 ‘읽기’만 가능했다.
주로 ‘읽기’만 가능했던 이유는 이 기간 대부분의 웹사이트에서는 오롯이 정보를 검색하고 읽을 수 있는 서비스만 제공했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유저가 댓글을 달거나 실시간 소통 위주의 서비스는 없던 것이다. 현재의 웹 2.0처럼 소통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기 때문에 웹상에서는 상당히 좁은 세계였다고도 본다. 그래서 웹 1.0의 기본적인 개념은 ‘디렉터리 검색’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지금의 네이버와 다음과 같은 포털사이트도 이 시기에 태어났다.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포털사이트로는 네띠앙, 라이코스, 야후, 엠파스, 드림위즈, 하나포스, 한미르, 하이텔, 파란, 프리챌, 나우누리 등이 있다. 현재는 그동안의 인수합병과 폐업 등의 이유로 이용할 수 없게 되었다.
웹 1.0의 인터넷 속도는 어땠을까? 필자의 경험상 현재에 비해 정말 매우 많이 너무 느려서 답답했던 기억이 있다. (요즘 1020 세대는 믿기지 않겠지만) 인터넷 연결조차 유선 전화 접속을 통해서만 가능했다. 그 때문에 요즘처럼 ‘초고속’이라는 말을 상상할 수는 없었다. 넷플릭스 창립자이자 최고 책임자인 리드 헤스팅스는 웹 1.0, 웹 2.0, 웹 3.0의 속도 비유를 이렇게 이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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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접속 기준)
웹 1.0은 평균 50K 정도의 대역이었으며
웹 2.0은 평균 1MB의 대역이며
웹 3.0은 완전한 비디오 웹이 될 만큼 속도가 나오는 평균 10MB의 대역이 될 것이다.
-리드 헤스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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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현재
다 좋은데, 정보의 중앙화가 흠 ‘웹 2.0’
웹 2.0의 이용 시기는 2004년부터 현재이고, 읽고 쓰기가 가능하다.
웹 1.0에서는 일방향 소통만 가능했다면 웹 2.0에서는 양방향 소통이 가능해졌다. 2004년 전후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과 같은 SNS 서비스가 생기면서 우리는 ‘좋아요’를 누를 수 있게 되었고 ‘댓글’도 달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온라인 공간을 통해 한층 가까워지고 보다 넓은 세상에서 살게 되었다. 이로써 웹 2.0의 기본적인 상호작용은 ‘참여’, ‘개방’, ‘공유’, ‘협업’이 가능해진 것이다.
웹 2.0에서는 CSS, AJAX, XHTML, RSS, Tagging 등의 기법을 활용해 웹사이트를 만드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래서 크롬, 파이어폭스와 같은 확장 브라우저도 이용할 수 있게 되었고 위키피디아, 블로그, 싸이월드 등 개인의 생각을 기록할 수 있는 플랫폼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웹 2.0에서는 웹의 범위가 넓어지게 되면서 ‘데이터’라는 자원도 쌓을 수 있게 되었다. 유저의 웹 사용 형태를 기록하고 추적할 수 있음에 따라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 기법도 생겨난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바로, 정보가 중앙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중앙화’란 웹상의 데이터를 특정 중앙 서버에 저장해서 처리하거나 특정 기업·기관이 사용자의 데이터를 독점하게 되는 것이다. 이쯤에서 웹이 처음 개발되었을 당시의 기본 개념을 다시 한번 떠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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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의 자원은 언제 어디서나 접근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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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보의 중앙화라면 개인이 만든 콘텐츠라고 해도 플랫폼에 업로드되는 즉시 ① 플랫폼 중앙 서버에 저장이 되고 ② 플랫폼 내부 정책의 통제를 받으면서 ③ 기업과 수익을 배분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심각한 불공정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또한 거대한 양의 정보(데이터)를 특정 기업이 악의적이거나 상업적인 목적으로 정보를 분석하고 이용할 수 있다는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해킹 사고들 역시 이러한 문제점에서 비롯되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바탕으로 사람들은 소망하게 된다. 기업과 플랫폼이 독점하고 있는 데이터를 진짜 소유자인 사용자에게 돌려주는 구조를 말이다. 바야흐로 웹 3.0의 등장이 예고된 것이다.
미래
결국, 탈중앙화가 실현되는 ‘웹 3.0’
※ 웹 3.0은 아직 명확한 실체가 없어 관련 전문가 분들의 글과 보도자료에서 학습한 내용을 기준으로 톺아보고자 한다.
웹 3.0은 웹 2.0 다음으로 맞이하게 될 미래의 웹 기술이다. 이미 많은 기업이 웹 3.0에 대한 개발과 투자에 적극적이라고도 한다. 웹 3.0의 기본적인 개념은 읽기, 쓰기, 소유로 정리할 수 있다.
웹 3.0은 웹 2.0의 문제점으로 대두되었던 ‘정보의 중앙화’를 보안해나가는 데 초점을 맞추어 가는 듯하다. 이는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인 분산원장 방식으로 설계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여기서 ‘분산원장 방식’이란, 거대한 양의 정보(데이터)를 사용자의 컴퓨터 자원을 이용해 분산시키는 방식이다. 그렇다 보니 기존 웹 기술의 문제점에 있어 개인 정보 노출, 데이터 손실, 해킹 등의 위험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NFT도 웹 3.0의 주요 기술로 꼽힌다. 이는 개인의 디지털 자산 소유권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도입되는 기술이다. 그 때문에 개인 크리에이터는 자신의 창작물(콘텐츠)을 플랫폼에 귀속시키지 않고 ‘소유’할 수 있어서 경제 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비록 현재는 NFT 시장이 주춤한 상태이지만 계속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블록체인과 NFT 기술 도입으로 데이터가 노출되거나 손실될 수 있는 위험은 줄어들 것이다. 반면 디지털 자산에 대한 욕심은 기업이며 개개인 모두 날로 늘어날 것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물론 웹 3.0 관련 기술에 투자해서 돈을 버는 것도 방법일 수 있겠다. 그러나 적절한 보상 체계를 이루어 궁극적으로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늘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웹 3.0 서비스의 핵심으로 볼 수 있을 만큼, 좋은 콘텐츠를 발굴하고 생산해 내는 일을 함으로써 여러 가지 이득을 취하는 것이 미래의 웹 4.0을 대비하는 데도 더욱 현명한 방법이 아닐지 싶다.
웹 3.0 국내외 기업 사례
웹 3.0은 아직 실체를 가지지 않았지만 이미 많은 기업이 그 실체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지금의 웹 2.0 세상이 단숨에 웹 3.0으로 전환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직은 블록체인 데이터 처리 속도가 느리다는 기술적 한계 때문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테라의 루나 사태 등으로 인해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문득 궁금해졌다. 위 기사들이 속출하는 만큼 각 기업에서는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을지 말이다. 그래서 알아보았다.
기업별 웹 3.0 프로젝트 진행 현황
이처럼 나는 보도자료 검색을 통해서 기업 곳곳의 상황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한 가지 발견한 사실이 있다. 바로 웹 3.0 기술을 준비하는 기업의 99.9999%가 기업과 기업 간의 협업을 통해서만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던 것이다.
나는 이 사실이 다소 흥미롭게 느껴졌다. 지금의 웹 2.0 기술에서 기업과 기업 간의 협업은 또 다른 재미와 볼거리를 선사할 수 있는 ‘이벤트 ‘ 정도로만 느껴졌었다면, 웹 3.0에서는 이 효과를 배가시켜 역이용한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기술적인 측면에서 웹 3.0을 맞이하기란 서로의 강점을 엮어 새로운 기술과 가치를 창출하는 것에는 이만한 방법도 없었을 것이다.
마치며
브랜딩을 할 때 팬덤 구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게 해주는 책, <스노우볼 팬더밍>. 이 책으로 하여금 웹 3.0까지 톺아볼 수 있었다. (웬걸, 웹 기술이 브랜드 팬덤을 구축할 때도 이렇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니… 역시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 되겠다.)
웹 1.0, 웹 2.0, 웹 3.0 개념 정리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블록체인 도입 수준은 과거 인터넷 성장에 빗대어 보았을 때 현재 우리는 1998년 정도에 있다고 한다. 1998년 대부분의 웹사이트는 텍스트 위주의 단순한 형태였고 블록체인이 인터넷에 막 대중화되던 시기와 같은 것이다. 웹 3.0은 인터넷이 대중화되었던 것처럼 블록체인이 대중화될 때 비로소 현실화될 것이라고도 한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가 발행한 보고서 ‘블록체인, 웹 3.0 기술 생태계 동향’ 중)
이처럼 우리는 개인의 디지털 능력에 따라 소유권을 가지게 될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특히나 일하지 않아도 돈이 돈을 벌게 하라라는 말이 현재보다 더 와닿을 순간도 머지않은 것이다. 이번 글을 쓰면서 주변 지인들에게 웹 1.0, 웹 2.0, 웹 3.0에 대한 개념을 알고 있는지 물었다. 하지만 대다수가 잘 모르고 있었다. 그래도 이제 웹 3.0 만큼은 남녀노소 모두가 공부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닐지도 싶다.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웹 3.0이 실체가 없는 마케팅 유행어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미 많은 기업이 시도하고 있는 웹 3.0 기술은 정말 실체가 없는 마케팅 유행어에 그치게 될까? 아니면 일론 머스크의 생각을 깨고 또 다른 혁신을 불러일으키게 될까?
나 역시 이를 지켜보며 빠르게 변화하는 웹 기술 발달에 발맞춰 갈 수 있는 마케터가 되기 위해 계속해서 공부하고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지 않는 자세를 가져야겠다.
옌 yen님이 블로그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