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뉴스룸’ 관련 방송 화면]

 

 

우리나라의 여러 산업 중 특이하게 지배구조가 센 산업이 뷰티라고 생각한다. 뷰티는 피부를 아름답게 가꾸고 싶은 본질적인 욕구, 제품에 나를 투영해 동일시하는 ‘있어빌리티’, 가치 소비에 따른 친환경 욕구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이뤄져 있다.

난 요즘 들어 뷰티가 더욱 재미있어졌다. 시장에 바꿔야 할 게 너무도 많다. 사회적 규제나 기업의 지배구조와 마찰을 빚을 게 분명하지만 지금 이 상태로는 발전하기 어렵다. 솔직히 이 업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업계에 있는 사람들이 더욱 잘 알 거다. 하지만 그들의 현실적인 상황과 기업 문화, 뷰티 인더스트리의 지루함 등이 그런 생각을 인정하지 못하게 만든다.

혁신은 항상 외부에서 왔다. 다양한 관점과 시야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게 늘 미덕이라 여겨졌지만, 이젠 다르다. 융복합적인 이종 산업이 뜨는 지금, 뷰티 시장에는 어떻게 접목될지 기대된다.

단순하다. 시장을 잘 봐라. 가장 매출이 많이 나오는 채널이 어디인가? 소비자와의 접점, 유통채널에 답이 있다. 이커머스 시장이 급속도로 발달하고, 올리브영은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발전을 이뤄내고 있다. 그들이 펼치는 전략 중 하나가 PB 브랜드다. 

 

 

[푸드컬쳐랩 안태양 대표가 출연한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방송 화면]
 

 

 

PB 브랜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고 있나? 이건 뷰티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에 적용된다. 간단한 예로 내 친구이자 김치 시즈닝의 개발자인 푸드컬쳐랩 안태양 대표 얘기를 해보겠다. 안 대표는 김치 시즈닝 하나로 미국 아마존에서 시즈닝 1위의 기염을 토하고,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도 출연했다. 각 플랫폼 및 편의점과 협업해 김치 시즈닝을 활용한 여러 제품을 만들고 있는데 특히 인상 깊은 건 아몬드였다. 실제로 김치 아몬드가 정말 많이 팔린다고 한다.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울시스터즈의 PB는 아니지만, IP 관련 사업이 진행 중이다.

 

 

[쿠팡 PB 브랜드 소개 화면]

 

 

쿠팡도 그렇다. 쿠팡에서도 다양한 PB 상품이 나오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왓슨스 대표를 만났을 때를 회상하며 적은 <중국 왓슨스 CEO가 나를 찾아왔다> 인사이트를 참고하자. 이 방법은 올리브영의 PB 브랜드들이 가장 빠르게 쓰고 있다. 대표적으로 과거 뷰스컴퍼니에서 론칭 프로젝트를 맡은 필리밀리나 보타닉힐보(현 바이오힐보)를 들 수 있다. 외부에서는 클린 뷰티를 외치고 그들의 기준점을 가져가려고 하지만, PB 브랜드의 전략을 보면 사뭇 이해가 가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곤 한다. 대체 왜 그럴까?

정답은 없다. 하지만 그들의 빅데이터에 대한 접근과 도입은 PB부터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유세린이 올리브영 EB 브랜드에서 해지되고, 뷰스컴퍼니에서 최초로 기획한 탄력 카테고리 시장은 바이오힐보가 상당 부분 대체하고 있다. 다양한 PB와 포트폴리오를 보유해야 하는 유통사의 숙명이니 충분히 이해한다. 많은 사람이 소비자가 선택하고 소비자의 기준에 맞춰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실은 우리나라의 지배 구조상 대기업에서 마켓 테스트를 하고 그걸 소비자가 결정하는 순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의 전략이 100% 옳다고 말할 순 없어도 우리가 브랜드를 인큐베이팅하고 트렌드를 따라잡으려면 꼭 참고해야 할 부분임은 확실하다.

 

 

박진호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