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브랜드, 그래도 내야 합니다
뷰스컴퍼니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분야에서 가장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수많은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다는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사실이다. 투자 유치 한 번 없이 뷰티만 전문적으로 마케팅하는 회사는 뷰스컴퍼니가 유일무이하며, 한 분야를 계속해서 고민하고 연구하며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메가트렌드라고 들어본 적이 있는가? 10년을 관통하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을 메가트렌드라고 한다. 과연 우리는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AI가 발달하고 가상세계 메타버스로 이뤄진 세상?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의 그림처럼 살고 있을까? 아니면 알약 하나로 일주일을 버틸 수 있는 그러한 삶? 일론 머스크가 2029년에 화성으로 가는 길을 열겠다고 했는데, 정말 화성에서 살고 있을까?
이번에 포브스 인터뷰 차 프레시지 정중교 대표를 만나고 오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대표님이 미래를 내다보는 철학에는 가상현실 즉 IT적인 면도 있지만 원초적인 인간의 편의성, 목적성, 쾌락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도서 <카네기 인간관계론>에 따르면 인간은 누구나 존중 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한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고 더불어 사는 존재이기 때문에 타인과의 관계 그리고 자신의 이미지를 늘 맨 앞에 둘 것이다. 메타버스의 아바타도 이러한 욕구를 반영했으며, 인스타그램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그렇다. 아름다워지고 멋있어지고 싶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제는 시공간을 넘어 다양한 형태로 스스로를 꾸미고 사람들을 만날 뿐이다. 그리고 그 니즈를 가장 크게 충족시켜주는 게 ‘뷰티’다. 이 원초적이고 직관적인 사업은 발전할 수밖에 없다.
지금 K뷰티는 성장통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하며 혼란이 생겼고, 수많은 카피 제품이 난무하며 경쟁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곧 정리가 될 것이다. 유럽 브랜드를 떠올려보자. 자신들의 가업을 바탕으로 기반을 마련하고 소비자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 글로벌 그룹으로 거듭났다.
K뷰티가 꼭 이 길을 걸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만의 역사가 있고, 시대적인 상황과 풍토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너무도 많다. 하여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자만이 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실제로 과포화된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을 뛰어넘는 마케팅과 통찰력을 지닌 브랜드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지난 <화장품 사업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에서는 이 복잡한 시장을 인사이트 없이 시작하면 얼마나 어렵고 무서운지 네거티브한 입장에 서서 작성했다. 그리고 이번 글에서는 정반대로 접근해보려 한다. 내가 지금도 하고 있고, 꾸준히 하고 싶은 일이라는 걸 기반으로 말이다.
소비재 마케팅의 끝판왕
뷰티업계는 단순히 제품으로 승부 보는 곳이 아니다. 브랜드의 전반적인 포지셔닝 및 플랫폼과의 관계성에 따른 시너지 등 에코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미디어 커머스 기반의 ‘Before & After’ 콘텐츠로 소비자를 현혹시키던 시대는 끝났다. 현재 대부분의 마케팅사는 유통 세일즈에 중점을 두기보다 광고효율이나 ROAS만 보고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소위 퍼포먼스라고 칭하는 회사들이다. 그러나 최근 IOS 이슈와 개인정보법 논란, 플랫폼의 콘텐츠 가이드라인 규제 등으로 인해 이대로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만들기 쉽지 않다.
따라서 뷰스컴퍼니는 유통 채널의 생태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기획을 들어간다. 돈으로 해결하기보다 해당 브랜드가 가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각기 다른 기획을 뽑아내는 것이다. 단순히 ROAS 퍼포먼스를 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닌, 실시간으로 전체 순위가 어떻게 바뀌고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복합적으로 본다.
자극 세일즈는 어렵지 않다. 중요한 건 진성 고객을 재구매로 이끄는 것이다. 일전에 언급한 파레토 법칙처럼 20%의 상위 고객이 80%의 매출을 이끈다. 과거나 현재나 시간은 달라도 원리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다양한 마케팅적 관점이 필요하다. 화장품은 모델이 유명하거나 패키지가 예쁘다고 사는 일이 없다. 과거 셀트리온 모델이 김태희였지만, 아마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거다.
좋은 화장품의 기준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해야 한다. 객관적인 지표에 따라 시장이 바뀌고 움직인다는 건 정말 신선한 일이다. 색조는 패션에 가깝지만, 기초제품은 물을 파는 것과 비슷하다. 제품의 포인트 하나를 보는 것이 아닌, 거시적 관점의 이해에 따른 방향성이 필요하다. 모든 브랜드가 그랬다. 급성장하면 탈이 났다. 계단식 탭핑 포인트를 알아야 ‘브랜드를 키우는 맛이 이런 거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다. 계단에 올라서면 그 이하로 떨어지기도 어렵다.
그래서 브랜드를 왜 내라는 걸까?
질 좋은 제품을 만들기 쉽다. 우리나라의 화장품 제조기술은 세계적으로 최상위 수준이다. 뷰티 산업이 단기간에 발달하며 제조사 역시 자신들의 특장점을 확실하게 발달시킨 것. 때문에 상향 평준화된 시장 안에서 경쟁해야 하는데, 요즘은 전과 달리 갓 화장품 창업을 시작한 중소기업이나 인디 브랜드도 대기업 이상의 퀄리티를 만들어내는 환경이 조성됐다. 과거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같은 타이틀로 승부 보던 시대는 막을 내린 것이다.
코스맥스도 콜마도 이미 세계적으로 자리 잡았고, 엔코스는 세계 어디서나 동일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러한 이유로 제품력보다는 박 터지는 경쟁 속에서 우리 브랜드를 사야 하는 이유에 대한 마케팅 싸움이 더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시장규모가 크다.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뷰티는 소비재부터 헬스케어까지 다채로운 확장이 가능하다. 그리고 항상 한류와 함께 간다. OTT 시장의 강세로 인해 국경 없는 나라에 사는 지금은 플랫폼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 사례를 떠올려보자.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물론, 출연진들도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특히 모델 겸 배우 정호연은 팔로워 숫자가 천문학적으로 늘었으며, 루이비통의 글로벌 엠배서더로 발탁되기도 했다. 그가 사용한다는 제품은 금세 품귀현상을 빚는다. 결국, 문화가 전파되면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까지 함께 노출되기 때문에 동반 성장할 수밖에 없다. 나는 이번 OTT 시장 전망성을 보며 뷰티와 접목해 전체를 바라보려 한다.
이익률이 좋다. 지난 글에서 올리브영 수수료가 65%라는 말에 많이들 기겁했을 거다. 무조건 올리브영이 답은 아니다. 뷰티만큼 마진율 높은 사업이 없다. 기본적으로 7배수, 8배수로 제품을 만드는 경우가 많아 화장품 창업 시 괜찮은 유통 플랫폼과 손을 잡는다면 마진 확보에 용이하다.
난 대한민국 뷰티 시장의 전망이 밝다고 믿는다. 기존의 형태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뷰티가 뜰 것이다. 앞으로는 AI와 환경적인 요소가 새로운 기준점이 될 거고, 지금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원초적인 접근 방식이 중요하며,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알고 현재를 기록해야 한다. 뷰스컴퍼니에서 매달 뷰티 리포트를 발행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나와 함께 역사를 쓰고, 인사이트를 나눌 이들을 찾고 있다. 많은 연락 바란다.
박진호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