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홀로그램을 통한 글로벌 미팅, 이젠 가능하겠죠?
해가 뜨고 본격적인 아침이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지하철역과 버스 정류장에 몰리기 시작한다. ‘러시아워(Rush Hour)’라고 불리는 시간대를 뚫고 사무실 자리에 앉아 업무를 본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뒤덮은 언택트 시대를 맞이하게 되면서 학교에서는 원격 수업을 하고 직장인들은 집에서 재택근무와 화상회의를 진행하기도 했으니 러시아워도 극히 일부에게 해당하는 키워드가 되기도 했다. 사실상 전례 없던 일이다. 코로나19와 맞서 싸우던 그 오랜 시간 동안 불가피한 테크놀로지의 발전도 이뤄낸 셈이다. 오피스 근무처럼 집에서도 아무런 장애 없이 원활하게 업무가 이뤄져야 했으니까 말이다. 상호 의사소통이 가능한 카메라와 마이크 그리고 네트워크를 통해 우리는 원격으로 다른 사람들과 이어지는 중이다. 저 멀리 해외에 있는 사람들까지 디스플레이를 통한 글로벌 미팅도 충분히 가능해진 시대가 아닌가.
간혹 영화에서도 이러한 장면들을 마주하게 된다. 텅 빈 회의실에 앉아있는 에그시(태런 애저튼)와 킹스맨의 수장 아서(마이클 케인). 눈으로는 보이지 않았던 킹스맨 요원들이 특수 안경을 쓰고 나니 한눈에 보인다. 회의가 끝이 나고 안경을 벗으면 이내 사라지는 이들의 모습은 3D 홀로그램으로도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2015년 작품인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와 더불어 홀로그램 미팅을 가장 많이 다룬 작품으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손꼽을 수 있겠다. <어벤져스>의 경우 머나먼 우주 너머의 캡틴마블(브리 라슨)까지 소환해낼 정도. 아무런 장애 없이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은 3D 홀로그램 테크놀로지뿐 아니라 5G 네트워크를 월등히 뛰어넘는 통신 인프라겠다.
생각해보면 <아이언맨>에 등장했던 토니 스타크의 말리부 저택 작업실에서도 이러한 홀로그램이 자주 등장했다. 인공지능 비서인 자비스를 불러내 복잡한 설계도를 들여다보거나 지도 같은 것을 확인할 때마다 눈앞에 나타나던 모든 것들이 대다수 입체형에 가까운 리얼 홀로그램이었다. 홀로그램(Hologram)은 실물이 전혀 없는데도 입체적으로 보이는 ‘상(像)’을 말한다. 그리스어로 ‘완전한’이라는 의미의 ‘Holos’와 ‘정보’라는 뜻을 가진 ‘Gramma’을 합친 합성어라고 한다. 통상 지폐나 특정 카드 위로 위조물 구별을 위해 만든 평면형의 작은 기록물을 홀로그램이라고도 하는데 영화 속에 등장하는 입체형 홀로그램은 공상과학물에서나 가능할법한 ‘허공 영상’이라고 봐야겠다. 영화 속에서 연출되는 홀로그램을 구현하려면 같은 레이저 광선을 쏘더라도 빛의 세기와 방향을 모두 다룰 수 있어야 한다. 대기 중에 쏘아지는 빛 역시 두 개 이상의 광선이 서로 중첩되어 일으키는 ‘빛의 간섭’ 효과를 이용한다.
<어벤져스>와 같이 진짜 내 앞에 나타난 듯 실감 나는 홀로그램을 보여주려면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부터 빛을 제어할 수 있는 테크놀로지, 통신 네트워크, 시뮬레이션 기술 등 다양한 인프라가 필요하다. 사실 <어벤져스>는 실시간으로 팀원 간 의사소통을 이루는데 홀로그램 기술은 물론이고 텔레포테이션(Teleportation)이라고 할 만큼 입체적인 테크놀로지를 요구하고 있다. 텔레포테이션을 ‘순간이동’이라 말하지만 실제로 존재하지 않아 ‘화상’으로 그려질 뿐이다. 그래서 이를 합쳐 홀로포트 테크놀로지라고 한다. 3D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 홀로그램을 구현하는 기술인데 3D 스캔을 선행한 뒤 디지털로 압축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하면 필요한 현장에서 수신해 다시 입체적으로 만들어낸다. 다만 모든 것이 실시간으로 이뤄져야 하겠지만 경우에 따라 수분이 소요될 수 있다. 최근의 사례를 들어보면, NASA 소속 전문의사인 요제프 슈밋 박사(Dr. Josef Schmid)가 지구 바깥에 존재하는 국제우주정거장 ISS에 3D 홀로그램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뉴욕포스트에서는 이 모습을 보고 ‘마치 스타트렉의 한 장면 같다’라고 했을 정도다. <킹스맨>처럼 특수 안경을 쓰지 않아도 되지만 <어벤져스>와 같은 현실감 없이 조악한 모습을 보이기는 해도 <킹스맨>처럼 특수 안경을 쓰지 않아도 될 정도다. 다만 현재의 통신 기술로는 20분간의 소통 지연이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한 공간에 있는 듯한 느낌을 선사하니 얼마나 놀라운 발전인가? 국제우주정거장에 탑재된 혼합현실 디스플레이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제공하는 홀로렌즈(Hololens)가 홀로포트의 대표적 테크놀로지라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미 육군과 계약을 맺고 군용 홀로렌즈로서 고도화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홀로렌즈 헤드셋은 누구나 구매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존하는 기술로 SF 영화의 한 장면처럼 자연스러운 결과물을 도출해내기는 어렵겠지만 발전을 거듭하는 테크놀로지를 실감할 수 있다. 홀로그램 테크놀로지가 더욱 진화하면 단순한 커뮤니케이션을 넘어 군사 전략의 고도화나 실질적인 비대면 원격 진료 그리고 문화 콘텐츠 구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아래 사이트를 참고했습니다. 사실과 다르거나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 <NASA ‘Holoported’ a Doctor Onto the International Space Station>(2022.4.26), cnet.com
– <A doctor ‘holoported’ onto the International Space Station like Star Trek>(2022.4.18), nypost.com
– 단대신문 1492호에 실린 글로 위에 작성된 글과 편집상 내용이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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