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채널은 볼 때마다 다른 누군가가 떠오르기 보다는 혹시나 나도 살면서 저랬던 적은 없었나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것 같아요.”
“캐릭터의 설정값이 고정돼 있지 않아 인물 간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성장하고 또 그 과정에서 성격이 다채로워진다는 점에서 감동이 더해져요.”
싫어하는 캐릭터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되고, 내 모습 같아서 섣불리 욕하기보다는 반성을 하게 되는 묘한 웹드라마가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주고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입는, 그러나 서로가 있어 치유되고 성장하는 젊은 날의 우리들! MZ 세대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웹드라마 <픽고(PICKGO)>를 아시나요?
픽고는 ‘이거 내 얘기 아닌가…?’ 혹시 사찰 당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게 되는 하이퍼리얼리즘을 짦은 ‘숏폼(short form)’ 형식에 담은 웹드라마 채널입니다. 충분히 만나봤을 법한 다양한 인간관계를 일상적인 에피소드를 통해 사실적으로 그려내는데요. 이야기의 주인공은 내가 되기도 하고 내가 만났던, 혹은 손절했던 친구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픽고의 무기는 ‘공감’인데요!
픽고는 신기합니다.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던 관계의 미묘함을 기가 막히게 캐치해 속속들이 파헤치거든요. 또 픽고는 기대됩니다. 회차를 거듭하며 성장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들이 어떻게 변해갈지 궁금하거든요. 요즘 10대들이 열광하는 웹드라마, 픽고는 도대체 누가 만드는 걸까요? PD님은 뭐하는 분이시기에… 어떻게 MZ 세대의 마음을 이렇게나 잘 알고 우리가 하고 싶은 말들을 대신해 주는 걸까요? (PD님 인생 최소 2회차…)
모비인사이드가 콘텐츠 제작사 픽고의 이민지 PD를 만나, 픽고 웹드라마 탄생 배경과 비하인드 스토리 등 알고 싶은 모든 것을 들어봤습니다!
Q. 픽고 회사 소개 부탁드립니다. 픽고는 어떻게 출발하게 된 회사이며, 유튜브에 웹드라마 연재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안녕하세요. 저는 픽고의 이민지 PD라고 합니다.
픽고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의 특징을 담아내는 이야기를 만드는 콘텐츠 제작사입니다. MZ세대의 연애, 사랑과 우정 등을 소재로 일상 속에서 우리가 느끼는 사소한 공감들을 주제로 매주 웹드라마를 업로드 하고 있습니다. 픽고의 슬로건인 ‘당신이 채우는 이야기’처럼, 브랜드 로고 모양도 비어 있는 부분의 이야기를 시청자들이 채워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학창시절부터 알고 지냈던 고낙균 PD가 당시 창업을 막 시작했던 상황이었는데, 저에게 함께 해보자는 제안을 했어요. 저는 당시 직장에서 디지털 콘텐츠 PD로 재직 중인 상황이었는데, 어릴 적부터 드라마 쪽에 관심이 많이 있어서 합류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웹드라마의 시나리오를 쓰고, 콘텐츠를 만들면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을 때마다 시청자분들이 원하는 방향을 꾸준히 고민하고 다듬어가다 보니 지금의 픽고가 되었습니다.
Q. 이민지 PD님은 픽고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계시나요?
콘텐츠 제작에 있어 모든 부분을 결정하고 있습니다. 파트로 말씀드리자면 기획 단계부터 시나리오, 편집, 업로드 등 다양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Q. 픽고의 웹드라마는 특히 MZ 세대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다른 웹드라마와 차별화된 픽고만의 정체성과 매력은 무엇인가요?
할 말이 많은 웹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드라마를 한편 보고 나면 댓글로 내 이야기를 하고 싶어지는 게 드라마의 매력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저희 픽고의 슬로건 역시 ‘당신이 채우는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댓글로 콘텐츠가 완성된다는 생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Q. 픽고 웹드라마 댓글 중에 ‘작가 님은 뭐하시는 분이길래 이런 걸 다 관통하시는 건지…’라는 댓글이 ‘좋아요’가 3천 개가 넘었습니다.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는 시나리오는 어떻게 쓰시나요? 평소에 자주 접하는 채널이나, 아이디어를 얻는 창구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일상에서 겪었던 일, 그리고 그 일로 인해 깨달은 것들을 재료로 시나리오를 쓰고 있습니다. 나만 느꼈던 감정이라고 생각했던 것들도 드라마에 풀어내고 나면 많은 사람들이 댓글로 공감을 해주더라고요. 결국 삶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들은 누구나 비슷한 것 같아요. 아이디어는 유튜브, 책,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 등 사람 사는 이야기가 담겨있는 모든 것들에서 떠올리고 있습니다.
Q. 특히 픽고의 ‘스토리 라인’에 대한 칭찬이 많습니다. 캐릭터 한 명이 선-악의 단편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게 아니라, 한 에피소드에서는 단점으로 보였던 게 다른 에피소드에서는 장점으로 비춰지는 입체적인 구성을 갖고 있습니다. 미리 캐릭터의 성격 구성을 끝내 놓은 건지,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이런 입체적인 성격이 형성된 건지 궁금합니다.
캐릭터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성격적인 걸 어느 정도 구성을 해 놓고 출발하는 캐릭터도 있었고, 많이 열려 있는 상태로 시작한 경우도 있습니다. 단점이 장점으로 비춰지기도 하는 이유는 제가 캐릭터 한 명 한 명을 정말로 사랑하기 때문이지 아닐까 싶어요. 미숙한 캐릭터들이 하는 모든 실수들을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그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주려 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제는 정말 캐릭터 하나 하나가 쓰는 사람의 의지에 관계없이 직접 말하고 움직이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시나리오를 쓰기 전에 생각했던 스토리와 완성된 시나리오 속 스토리가 많이 달라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Q. 배우들의 연기력도 픽고 콘텐츠를 완성하는 중요한 축인 것 같은데요. 배우 섭외는 어떻게 진행하시나요? 현재는 개그맨 이창호, 최우선 등 유명인까지 섭외하는 채널로 성장하셨는데, 어떻게 함께 하게 된 건지 궁금합니다.
배우분들의 섭외는 오디션을 통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좋은 배우분들과 함께 작업을 하고 있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개그맨 이창호, 최우선님의 경우는 이미 여러 콘텐츠를 통해 구축되어 있는 캐릭터의 세계관이 픽고의 세계관과 만난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먼저 특별출연 섭외를 드렸습니다. 흔쾌히 수락해 주셔서 함께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Q. 드라마 특성상 픽고의 영상에는 댓글이 굉장히 많이 달리는데요. 제작자로서 상처받았거나 반대로 힘이 되었던,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다면요?
상처가 됐던 댓글은 현재로는 크게 없었던 것 같고, 피드백도 부족한 부분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는 것 같아 댓글을 달아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또 매번 기다려 주신다는 댓글들은 정말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면서 많은 힘이 되고 있습니다.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를 보다 자세히 생각해서 장문으로 댓글을 남겨 주시는 분들이 정말 많이 있는데, 댓글들을 하나하나 읽어보면서 제가 미처 몰랐던 부분도 배우게 되고 다음 콘텐츠를 만들어가면서 더욱 세심하게 참고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픽고의 콘텐츠는 시청자 분들의 댓글로 완성되고 있는 것 같아 저도 매번 콘텐츠에 올라오는 댓글들을 기다리는 독자 중 한 명입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에피소드 제작과 관련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얘기해 주세요.
모든 픽고의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이 소중하고 기억에 남지만, 스토리적인 관점으로 보면 ‘만만한 사람 특징’이라는 콘텐츠가 기억에 남습니다. 픽고가 드라마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직접적으로 담고 있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작과 관련한 비하인드는 내부 사정으로 시나리오가 갑자기 변동되어 촬영 하루 전에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저도 모르게 두 시간 만에 시나리오를 완성해버렸던 일이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픽고 콘텐츠 중 가장 짧은 시간에 시나리오를 썼던 에피소드였습니다. 사람은 역시 위기의 순간에 집중력이 제일 좋아지는 것 같아요.
Q. 본 영상 외에 쇼츠도 함께 올리고 계신데요. 쇼츠 제작이 본편 콘텐츠 마케팅에 도움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본 콘텐츠의 일부 내용을 1분 정도의 포맷, 쇼츠 형태로 제작하여 업로드 하고 있습니다. 쇼츠는 콘텐츠의 특정 부분을 짧게 볼 수 있는 만큼 짧은 시간에 픽고의 여러 쇼츠를 이어 볼 수도 있고, 해당 쇼츠의 전체 내용이 궁금하면 본 콘텐츠 유입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예고편이 될 수도 있고, 쇼츠 그 자체로 하나의 콘텐츠가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Q. 숏폼 콘텐츠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열쇠는 무엇일까요? 픽고가 콘텐츠를 제작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은요?
숏폼에서 절대적인 성공 방정식은 저도 아직은 찾지 못 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픽고가 콘텐츠를 제작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를 말씀드리면 캐릭터입니다. 그 중 캐릭터의 결함에 집중합니다. 이걸 ‘하마르티아(Hamartia)’라고 배웠는데, 이 결함이 무엇인지 파악하려 애쓰고 이것이 어떻게 서사에 작용할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Q.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도 활발한 편이에요. 어색한 PPL은 자칫 구독자들의 반감을 사기 쉬운데, 픽고는 스토리에 잘 녹여내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PPL을 스토리에 녹이는 과정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픽고에서는 브랜드가 캐릭터의 성장을 돕기도 하고 캐릭터의 성격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단순히 USP를 읊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브랜드 또한 스토리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게끔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Q. 픽고의 향후 목표가 궁금합니다. 현재 제작하고 있는 세계관과 캐릭터 외에 새로운 콘텐츠도 구상하고 계시나요?
현재는 픽고의 콘텐츠를 꾸준히 제작해 업로드 하는 게 목표입니다. 앞으로 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콘텐츠에 담아 많은 시청자분들께 들려주고 공감을 불러오고 싶습니다. 아직 못 다한 이야기가 너무나 많아서 차근차근 콘텐츠로 채널을 채워갈 예정입니다.
Q. 마지막으로 모비인사이드 구독자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글로 만나 뵙게 된 모비인사이드 구독자 분들 정말 반갑습니다. 그리고 여기까지 긴 글을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모비인사이드 많이 사랑해주세요.
>> 웹드라마 <픽고>가 궁금하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