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는 어떤 인재를 원하는가?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합니다. 대기업도 마찬가지겠지만 좋은 사람을 구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에서 더 절실한 말이죠. 하지만 많은 중소기업들이 인사를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회사의 규모도 작고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다 보니 총무나 회계 담당자가 인사 업무까지 겸하고 있는 곳이 많죠.
정작 사장은 사람 문제로 머리가 아픈데도 말이죠. ‘취업이 힘들다고들 하는데 왜 우리 회사에는 좋은 사람이 지원하지 않을까?’, ‘왜 뽑았는데 일하는 것이 맘에 들지 않을까?’, 왜 우리 회사에는 인재가 없을까?’, ‘잘해 준다고 생각하는데 왜 자꾸 퇴사를 할까?’ 등등 사장의 머리는 복잡합니다.
사람에 대한 고민의 주요 원인은 무엇일까요? 당장 생각나는 것이 대기업과의 급여와 복리후생 차이일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이죠. 중소기업 현실상 이것을 대기업 수준으로 맞추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과연 물질적인 것만이 전부일까요? 더 중요한 것은 회사와 궁합이 맞는, 즉 회사에 적합한 사람을 뽑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회사에 맞는 사람을 뽑는 게 당연한데 왜 그러지 못할까요?
눈높이를 낮춰라
첫째, 사장의 인재에 대한 눈높이가 너무 높은 경우입니다. 좋은 스펙을 요구하는 것이죠. 사장이 좋은 학벌을 가지고 있을수록 심합니다. 사장 자신이 능력 있으니 아무리 능력 있는 직원도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같이 일을 할 팀장의 입장은 전혀 다릅니다. 사람은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을 경계하기 마련입니다. 팀장의 포용력과 능력이 없다면 직원을 뽑더라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하향 평준화되거나 퇴사를 하게 됩니다. 팀장급을 뽑을 때도 기존 팀장들과 너무 차이 나는 스펙을 가진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서로에 대한 무시, 견제와 더불어 문화적인 충돌을 일으킬 가능성이 큽니다.
둘째, 중소기업 특성상 당장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원을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장기간 투자와 교육을 해야 하는 신입직원을 채용하는 것을 주저합니다. 팀장들도 자신의 실무를 많이 안고 있다 보니 신입직원을 귀찮은 존재로 여기기까지 합니다. 그러다 보니 태도나 품성, 회사와 가치관이 맞는지 보다 당장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을 원하는 것이죠.
요즘은 대기업도 공채를 없애고 경력직원을 뽑는 것이 추세입니다. 앞으로 중소기업은 점점 더 경력직원을 뽑는 것이 어려워질 것입니다. 급여나 복리후생으로 승부를 볼 수 없을 테니까요.
이럴 때 중소기업은 역발상으로 신입직원을 뽑아서 키워야 합니다. 중소기업이라고 해서 우수한 신입 지원자들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는 이들이 경력만 쌓고 떠나갈 것이라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회사가 어떤 비전을 보여주고, 어떻게 인재를 육성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소중한 자산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장은 회사의 미래를 위한 신입직원 육성에 의지를 갖고 투자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에 대한 기준과 원칙을 세워라
셋째, 회사에 비전도 없고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에 대한 생각도 명확히 없는 것입니다. 사장의 머릿속에만 있습니다. 회사에 공유되지가 않는 거죠. 내세우는 비전이 너무 허무맹랑할 수도 있습니다. 면접을 하다가 사장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면 다른 면접관도 깜짝 놀라는 경우도 있습니다.
원하는 인재에 대한 생각도 그때그때 달라집니다. 사장도 자신만의 사람 보는 기준이 있지만 면접 보는 대상에 따라 그 기준이 바뀝니다. 일관적이지 않다는 것이죠. 가끔은 사장의 독선이나 지독한 편견이 적용될 때도 있습니다.
비전도 없고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없으니 어떤 직원을 뽑아야 하는지 헷갈리는 겁니다. 지원자도 회사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입사를 하게 되더라도 답답함을 떨쳐 버릴 수 없습니다. ‘현실에 안주하게 되거나 다른 길을 모색하거나’입니다.
마지막으로 직원과의 관계를 돈으로 맺어진 계약관계로만 생각하는 것입니다. 내가 돈을 줬으니 당연히 회사에 충성해야 한다고 생각하죠. 이런 사장은 ‘사람=돈‘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가 어려워지면 비용 절감 차원에서 사람을 내보내는 것도 주저하지 않습니다. 직원들은 회사에 입사해서 조금만 경험하면 사장의 생각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 사장의 입장에 맞춰 일을 하게 됩니다. ‘받은 만큼만 일한다, ‘라고 생각하는 거죠. 만약 성과라도 내게 되면 무리한 연봉 인상 요구를 합니다.
회사와 맞는 사람을 뽑는 것이 단지 급여나 복리후생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직원 뽑기도 어렵고 좀 키워 놓으면 나가는 일이 반복되니 사장은 단순히 ‘돈 때문인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직원 채용을 할 때부터 우리 회사에 적합하고 궁합이 맞는 사람을 채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없습니다.
사장이 사업을 하다 보면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것입니다.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좋은 사업 아이템도 필요하지만 회사의 모든 일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사람, 즉 인재의 중요성을 절감한다면 당장의 시급함이나 스펙보다는 회사와 궁합이 맞는 사람을 뽑는데 힘을 쏟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회사의 비전과 인재 채용에 대한 기준, 인사체계 등을 정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업시스템코디(조현우) 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