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을 때는 신중히~
중소기업은 좋은 인재를 뽑는 것이 어렵다고 합니다. 인력난에 시달린다고들 하죠. 실제로 소규모 회사들은 채용 공고를 내더라도 지원자가 별로 없습니다. 사무 관련 직종은 그래도 웬만큼 지원하나, R&D나 기술 관련 직종은 가뭄에 콩 나듯 합니다.
어찌해서 면접 일자를 정하더라도 당일에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채용을 했는데도 며칠 다니다가 아무런 연락 없이 출근하지 않아 사장과 팀장을 황당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 같은 일들이 반복되면 회사에서는 직원 뽑을 때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하게 됩니다. 맘에 쏙 드는 사람도 없을 뿐더러 뽑아 놓으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하니 그렇게 신중을 기하지 않게 되는 거죠.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직원을 뽑을 때는 정말 신중히 뽑아야 합니다. 회사의 최고 자산인 사람에 투자하는 것이라 생각해야 하는 것이죠. 사람 한 명이 잘못 들어오면 회사를 망칠 수도 있습니다. 사람 문제에 대해서는 정답이 없습니다.
사회생활도 마찬가지지만 회사에서도 사람 문제가 가장 어렵습니다. 최고의 자산인 직원을 뽑을 때 그때그때 닥치는 대로 아무런 기준 없이 뽑아서는 안 됩니다. 채용에 대한 회사만의 주관과 기준이 있어야 하는 것이죠. 중소기업에서 직원을 뽑을 때 기준으로 삼을 만한 몇 가지 사항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첫째, 가급적 급하게 뽑지 않아야 합니다. 급하게 먹는 떡이 체하는 법입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데 급하다고 뽑으면 반드시 문제가 발생합니다.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지 말아야 합니다. 시간 여유를 두고 신중히 선택하도록 해야 합니다.
가끔 보면 오늘 면접 보고 ‘당장 내일부터 출근할 수 있어요?’라고 묻는 회사가 있습니다. 그만큼 급하다는 것이겠지만 할 수 있으면 자제해야 합니다. 면접자가 회사를 우습게 보거나 이상하게 여길 수 있습니다. 출근 일자를 여유 있게 주고 근무 조건이나 연봉, 직급, 입사일, 입사 후 제출 서류 등을 명시하여 이메일로 통보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주변을 정리하고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도 주어야 합니다.
둘째, 학벌이 곧 능력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지나치게 학벌을 중시하는 사장들이 있습니다. 좋은 인재를 뽑고 싶어 하는 심정은 이해합니다만 회사의 처지는 생각하지 않고 눈만 너무 높은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학벌 좋은 사람이 반드시 일을 잘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확률은 높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주변에서 많이 보게 됩니다. 학벌보다는 가치관이나 태도 등이 회사에 적합한 사람을 뽑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회사 성장을 예측하고 채용해야 합니다. 채용 계획에 의해 뽑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끔 성격 급한 사장은 어떤 사업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일단 사람부터 뽑고 봅니다. 뒷일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그 사업이 타당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어떻게든 그 직원을 내보낼 궁리를 하고 당하는 직원은 분개합니다.
이와는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까운 미래에 해외 진출 계획이 있는데도 사람을 뽑지 않습니다. 당장에 할 일이 없으니까 인건비 부담이 되는 겁니다. 그러다 해외 진출 시점이 되면 부랴부랴 급하게 사람을 뽑습니다. 그것도 인건비도 비싼 책임자급으로 말입니다.
이같이 사람을 뽑게 되면 100이면 100 실패하게 됩니다. 아무리 규모가 작은 회사라도 회사 특유의 문화가 있습니다. 회사 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채 홀로 해외로 나가게 되면 딴 회사 사람이 되는 거죠. 해외 파견을 하려면 최소한 회사에서 3년 이상 근무한 사람을 내보내야 합니다. 그만큼 직원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것입니다. 회사가 어떻게 성장할지를 예측하고 거기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즉흥적인 채용은 회사와 직원 모두가 불행해질 수 있습니다.
넷째, 미심쩍은 부분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뽑지 말아야 합니다. 《명심보감(明心寶鑑)》<성심 편(誠心編)>에도 의인물용(疑人勿用), 용인 물의(用人勿疑)」라는 말이 나옵니다. ‘사람을 믿지 못하면 아예 쓰지를 말고, 일단 사람을 쓰면 의심하지 말라’라는 뜻입니다.
삼성 이병철 회장이 딸인 이명희 회장의 첫 출근 전날 준 가르침으로도 유명하죠. 의심스러운 사람을 뽑는 사장은 없습니다. 다만 뽑고 나서 의심을 하는 게 더 문제인 것이죠. 능력에 대한 의심을 받으면 아무리 뛰어난 인재라도 능력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일단 뽑았으면 믿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면접 후 인적성검사를 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좋은 인재를 뽑으려면 ‘사람 보는 눈’이 필요합니다. 사람 보는 눈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장은 ‘이 사람이 우리 회사에 맞는지’ 품성과 태도 위주로 보는 것이 좋습니다. 경험이나 실무 능력에 대한 검증은 해당 부서장에게 맡기고요.
아무리 사람 보는 눈이 정확하다고 해도 짧은 면접 시간에 좋은 인재인지, 회사에 맞는 사람인지 제대로 파악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에 대한 보강 측면에서 면접 후 온라인으로 제공되는 인적성검사를 해보시길 권합니다. 다만 결과를 참고만 해야지 그 자체로 당락을 결정해서는 안됩니다.
나갈 때는 쿨하게~
이렇게 많은 것을 감안하여 뽑더라도 그 이후 직원 관리도 중요합니다. 여기서 관리라는 것은 통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직원들이 업무를 하면서 상사와의 갈등이 발생하지 않고,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라는 것입니다.
직원이 회사를 떠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상사와의 갈등’입니다. 사장은 주기적으로 직원들과 대화 시간을 가져서 상사와의 문제가 없는지 업무상 고충은 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직원 관리를 하지 않으면 그 직원이 나갈 때 어떤 문제로 나가는지 알 수 없습니다. 대다수의 직원들은 퇴사할 때 회사나 상사에 대해서 나쁜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상사에 대한 불만이 쌓여서 나가게 되면 회사에 결코 우호적이 될 수 없습니다. 비록 퇴사를 하더라도 웃으며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회사는 직원의 역량을 키우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중소기업에서는 여러 분야의 많은 일은 할 수 있지만 체계적이거나 전문적으로 배울 수는 없습니다. 회사 내에서는 능력 있다고 인정받을지 모르나 외부로 나가면 경쟁력이 없을 수 있습니다.
‘어차피 나갈 직원에게 왜 투자하느냐?’라고 하실 분도 있을 겁니다. 투자를 하게 되면 회사에 남아 있는 직원은 능력을 키우고 발휘해서 중추적 인재가 될 수 있습니다. 나가는 직원은 더 좋은 회사로 이직하거나 자신의 사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서로 도울 수 있는 관계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퇴사한 직원이 한 번도 회사를 방문하지 않나요? 그럼 사장은 해줄 만큼 해줬다고 생각해도 그 직원은 뭔가 불만이 있을 겁니다.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보길 바랍니다. 직원은 웃으며 나가고 회사는 쿨하게 떠나보낼 수 있는, 또 나중에 회사 OB 모임을 만들어 맥주 한 잔 할 수 있는 그런 회사가 되었으면 합니다.
기업시스템코디(조현우) 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