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비전은 있는가?

 

“회사의 비전이 뭔가요?” 회사를 운영하는 사장은 한 번쯤은 이런 말을 들어봤을 겁니다. 회사는 가치관, 미션, 비전, 핵심 가치, 인재상 등의 철학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그래야 회사가 일체감을 이루고 임직원들이 미래에 대한 일관된 목표 의식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것을 바탕으로 훌륭한 조직문화도 만들고요. 

 과연 이러한 철학을 가지고 창업을 하는 사장이 얼마나 될까요? 사업을 하면서도 당장의 매출과 수익, 직원 급여 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어느 정도 사업이 안정되어 먹고살 만해도 경영철학까지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런 건 큰 회사들이나 하는 것이라 생각하죠. 

회사 홈페이지 만들 때 직원이 필요하다고 하면 사장은 얼마간 고민하다 몇 자 적어줍니다. 좋은 말이란 좋은 말은 다 가져와서 만듭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직원들도 경영철학은 단순히 형식적인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마 대다수 중소기업의 현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직원들은 회사에 만족하지 못합니다. 회사가 어느 정도 안정 단계에 있어도 직원들은 매번 반복되는 업무에 지치거나 현실에 순응해 버립니다. 회사에 대한 자부심도 없고 매사 적극적이지 않은 직원들을 보면서 사장은 답답합니다. 

 우수한 직원이 회사를 떠날 때마다 무엇이 문제인지 이해를 못합니다.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요? 문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에 대한 비전이 없기 때문입니다. 비전이 없다는 것은 사장이 회사의 미래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직원들은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는 회사에서 낯설고 어두컴컴한 동굴에 들어와 있는 기분을 느낍니다. 그것도 많은 길이 얽히고설킨 동굴 말입니다. 빛이라도 보이고 지도라도 있으면 그쪽으로 갈 텐데 아무도 이야기해 주지 않습니다. 사장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릅니다. 일단 ‘나를 따르라!’라고 외치고 길을 출발했는데 한참 가다 보면 그 길이 아니라고 다시 돌아옵니다. 직원들은 맥이 빠집니다. 사장에게 실망도 하고 너무 답답해 보입니다.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은 직원들에게 회사의 미래가 보이는 그림을 그려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비전입니다. 회사가 나아갈 방향, 우리 회사가 5년 후, 10년 후 어떻게 될 것인가를 제시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가치관, 미션, 핵심가치, 인재상의 정립도 필요한가?

 

 

 

 

 비전 이외에도 회사의 가치관, 미션, 핵심가치, 인재상의 정립 등 회사의 철학도 매우 중요합니다. 가치관, 미션, 핵심가치 등은 회사에서 직원들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의 기준을 제시하고, 사장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원칙이 되기도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도 만들어지며 직원 채용 및 인사평가의 기준이 됩니다. 이러한 경영철학은 직원들에게 ‘일을 하는 의미’, ‘업(業)에 대한 사명감’, ‘자율성’등을 갖춰 뛰어난 성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합니다. 장기적 측면에서 회사가 꼭 갖추어야 할 사항임에 분명합니다.

 이와 같은 철학들도 중요하나 현실적으로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는 비전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일단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비전과 미래가 밝다고 생각해야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합니다. 그래야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죠. 회사와 자신의 생활이 안정되지도 않았는데 가치관, 경영철학 같은 말들은 귀에 잘 들어오지도 않습니다. 경영철학은 만들더라도 추상적이고 모호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면 직원들이 공감도 어렵고 형식적인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또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직원들과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들 합니다. 취지는 좋습니다만, 중소기업 특성상 현업에 바빠 현실적으로 시간을 내기가 힘듭니다. 하게 되더라도 주말을 끼고 워크숍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직원들은 거부감을 가지게 되죠. 1박 2일의 짧은 기간에 나온 결과를 가지고 회사에 적용하는 것도 무리입니다. 수동적으로 참여하다 보니 회사에 대한 깊은 고민 끝에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즉흥적인 면이 많습니다. 

 사장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되지 않죠. 경영철학이라는 것이 사장의 생각이 가장 중요합니다. 사장이 자신의 기본적인 생각을 설명하겠지만 사장의 의도를 잘 모르는 직원들이 모이면 배가 산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경영진의 의도와는 다른 가치관, 미션, 핵심가치, 인재상 등이 도출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일단 비전부터 제시하라!

 

 

 

 

 이 같은 이유로 가치관, 미션, 핵심가치 등의 정립은 조금 미뤄도 되지만 직원들에게 비전은 반드시 제시해야 합니다

 비전은 사장의 의지와 회사의 방향성을 알려주는 나침반 같은 것입니다. 비전을 제시하고 직원을 채용하고 사업을 전개하면 직원들은 충분히 납득합니다. 비전을 통해 회사의 방향성을 알려주면 직원들도 자신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알게 됩니다. 자신의 현재 역할과 미래에 해야 할 역할을 명확히 인지하게 되는 것이죠. 

 사장은 급여나 복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직원들은 회사에 비전이 있고 비전이 자신의 생각과 부합한다면 기꺼이 동참합니다직원들은 사장과 회사의 비전을 보고 선택을 하고 따라갑니다. 사장은 이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직원들에게 희망찬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비전은 사장의 일방적인 생각이 되어서는 곤란합니다직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할 수 있습니다. 너무 허무맹랑해도 안됩니다. 냉소주의를 불러올 수도 있죠. 숫자로만 이야기해도 됩니다. 그것은 단순한 목표에 지나지 않습니다. 

 비전은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변하지 않는 비전은 급변하는 사업 환경과 동떨어진 엉뚱한 길로 갈 수도 있습니다. 자칫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회사가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죠. 사장은 항상 미래 동향을 주시하고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부득이하게 비전이 바뀔 때는 직원들이 충분히 납득할 있는 이유를 설명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비전을 너무 자주 바꾸면 직원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지 못한다는 것도 명심해야 합니다.

 직원들을 어두운 동굴 속에서 헤매게 하지 마세요. 사장은 항상 미래를 내다볼 줄 알아야 합니다. 직원들에게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알려줘야 합니다. 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세요. 만약 비전이 없다면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은 회사와 사장의 비전임과 동시에 직원들의 비전이 있도록 해야 합니다.

 

 

기업시스템코디(조현우) 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