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넷플릭스가 신사업에 도전하는 이유는? 3. 인스타그램에 하트 기능을 도입하게 된 이유 |
뱅크샐러드는 왜 유전자 검사 키트를 제공할까?
자산관리 전문 앱 뱅크샐러드가 지난해부터 하루 500명에게 유전자 검사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화제가 됐다. 작년 10월부터 지금까지 5개월 동안 약 8만여 명이 검사를 신청했다고(!). 그런데 ‘자산 관리’를 도와주는 서비스가 왜 하루에 500명 분의 유전자 검사 비용을 감수하고 이벤트를 진행하는 걸까? 이유는 바로 ‘마이 데이터’에 있다.
마이 데이터가 뭔데?
‘마이 데이터’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개인이 쌓은 자산, 신용카드 내역 등의 주권은 ‘금융사’가 아닌 ‘개인’에게 있다는 전제 아래, 개인이 요구할 경우에 여러 금융사에 흩어진 본인의 금융 데이터를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사업이다. 그래서 이름이 ‘MY’ 데이터인 것! 각 금융사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는 아래 그림처럼 Open API를 통해 공유된다.
금융사에서 마이 데이터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마이 데이터 사업이 활성화되면, 고객은 더 이상 본인의 금융 정보를 조회하기 위해 각 금융사 서비스에 접근할 필요가 없다. 본인이 자주 쓰는 서비스에서 정보 제공 동의만 하면 조회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사용자에게 No.1 서비스로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전에는 어쨌거나 특정 회사에서 카드나 금융 상품을 이용하고 있다면 어쩔 수 없이 각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었지만, 이제는 사용자의 ‘최애’ 서비스가 되지 않는 이상 살아남기 어려워진 것이다. 아무래도 사용자의 Favorite 서비스가 되어 사용자와의 접점이 많아지면, 본인들의 플랫폼을 이용하고 금융상품을 사용할 확률도 높아지게 되겠다. 그러니 너도 나도 마이 데이터에 뛰어들 수밖에.
그래서 마이 데이터와 뱅샐의 유전자 검사가 무슨 연관이 있는 거야?
위에서 보았듯 여러 금융 서비스에서 본인들의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노력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다들 금융사라 돈도 많을 것임) 단순히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자사 서비스에 락인될 수 있도록 플러스알파를 주어야 하다 보니 기존에 가지고 있던 핵심역량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뱅크샐러드는 사실 이렇다 할 핵심 역량이 없다. 토스의 경우 워낙 공격적으로 확장하다 보니, ‘공문서’, ‘증권’등 여러 분야에 진출해 사용자를 확보해왔으나 뱅크샐러드는 애초에 자산 조회로 시작됐기 때문에 핵심역량이 없어진 것과 다름없다. 실제로 뱅크샐러드는 유전자 검사 마케팅 진행 이전에 신규 유입자가 40%로 급감하기도 했다.
그래서 뱅크샐러드가 찾은 돌파구는 헬스케어다. 사실 마이 데이터는 금융뿐만 아니라 예방 접종 기록 등 헬스케어 분야도 해당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헬스케어에 특화된, 될성부른 서비스는 없어 보인다. 뱅크샐러드는 유전자 검사 키트를 통해 사용자의 건강 데이터를 쌓아, 각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보험 상품 추천 등 헬스케어 서비스에 특화된 로드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가 신사업에 도전하는 이유
넷플릭스가 요즘 바쁘다. Turum이라는 콘텐츠 관련 웹사이트를 만들기도 하고, 게임 서비스를 인수하면서 게임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이렇게 신사업에 도전하는 이유는 뭘까?
‘영상 콘텐츠‘와 ‘플랫폼‘이 가지는 한계를 타파하기
사실, 넷플릭스는 플랫폼 서비스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콘텐츠 사업을 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그 결과가 바로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다.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에 막대한 투자를 해온 이유는, OTT 서비스에 있어 독자적인 IP가 있는 것이 큰 역량이기 때문이다. 디즈니가 디즈니 플러스를 출시하면서 넷플릭스에 더 이상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하면, 넷플릭스는 협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불어 ‘영상 콘텐츠’가 가지는 한계에서도 벗어나려고 한다. 보통의 경우 넷플릭스 시리즈의 big fan이 아닌 이상 한번 정주행한 영상을 다시 보지는 않는다. 이건 매우 효율성이 떨어진다. 몇천억을 들여 만든 콘텐츠이지만, 정작 각 사용자의 기준에서 봤을 때에는 일회용에 그치지 않는다. 이렇게 볼 때 ‘영상 콘텐츠’는 가성비가 떨어진다. 한번 생산해두면 지속적으로 사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가성비 넘치는’ 콘텐츠가 필요한 것이다.
지금, 넷플릭스는 게임에 진심이다.
이렇게 볼 때 게임 산업은 넷플릭스에 ‘Why not?’인 초이스다. 이전 아티클에서 설명했듯이, 넷플릭스는 본인들의 경쟁사가 HBO나 디즈니 플러스 같은 다른 OTT 서비스가 아니라 게임 회사라고 판단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디즈니 플러스를 구독하는 사용자를 넷플릭스로 가져올 것이 아니라, 여가 시간에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는 대신 게임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을 포섭해서 더 많은 이용 시간을 점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넷플릭스는 꽤나 승산이 있다. 게임이라는 서비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1) 사용자를 사로잡는 시각적 요소 2) 막힘 없이 플레이가 가능한 개발 인프라 외에도 3) 게임 세계관을 위한 탄탄한 스토리 기획이 필요하다고 한다. 글로벌 유니콘 기업인 넷플릭스가 비주얼, 개발 인프라 리소스를 가지고 있는 것은 당연지사. 여기에 그간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쌓아온 스토리와 세계관은 넷플릭스의 게임 사업에 큰 무기이자 뒷받침이 될 수 있겠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하트 기능을 넣은 이유
인스타그램이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다. 바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하트(Private Story Likes)’ 버튼을 추가한 것. 지금도 스토리에서 바로 DM이나 이모지를 이용한 ‘빠른 공감’을 보낼 수 있는데, 왜 프라이빗 하트를 추가했을까?
가장 큰 이유: DM 창 깔끔하게 만들기
생각보다 이유는 심플하다. 인스타그램 대표 Adam Mosseri는 Private Stroy Likes를 출시하며 이런 글을 남겼다.
당신은 이제 DM을 보내지 않고 사람들의 스토리에 사랑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의 ‘Like’는 Private 하고, 숫자로 카운트되지 않습니다.
그는 지난해 12월 인스타그램이 Direct Messaging 기능에 주력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는데, DM이 카톡과 같은 메시지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UX를 점진적으로 변화시키는 일환이라고 볼 수 있을 듯하다.
부수적인 효과: 친구보다는 먼,,, 초면보다는 가까운
인스타그램 친구들 중에 직접 DM을 보내면서 축하해주기에는 애매한 사이가 있다. ‘빠른 공감’ 역시 상대방에게 DM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부담스럽지 않은가. 이때 Private Story Likes를 이용하면, DM이 전달되지 않고 소극적으로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
얼핏 인스타그램을 생각해보면, 더 이상 어떻게 사용성을 개선할지 쉽게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고도화된 서비스처럼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사용자의 페인 포인트와 니즈를 찾고, 좀 더 편리하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발전하는 모습이 인상 깊다. 그러니 본인이 너무 고도화된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고 낙심하지 말자. 인스타그램도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있으니 말이다.
쪼렙 서비스 기획자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