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믈리에, 프랑스에서 탄생한 와인 전문가

 

‘소믈리에(Sommelier)’는 와인을 추천해주고 서빙해주는 전문가를 말한다. 중세 프랑스어 어원에서 탄생하였고,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관리하고 추천하는 형태로 정착시킨 국가도 프랑스이다. 조금은 생소하고, 조금은 이색적인 직업이다. 

소믈리에는 고객의 입맛에 맞는 와인을 골라주고,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해준다.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부터 시작해서 피노 누아와 같은 와인의 세부 품종까지 디테일을 이해하고 고객의 취향을 탐색하는 섬세한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포도의 품종과 산지, 와인의 맛과 향, 와인과 음식의 조화까지 다방면의 지식과 전문성이 필요한 직업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도 와인이 대중화되면서 소믈리에라는 생소한 직업이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와인 전문가라는 ‘소믈리에’는 다양한 단어들과 합쳐져 사용되기 시작했다. 

10년 전 등장한 ‘김치 소믈리에’, ‘한식 소믈리에’, ‘젓갈 소믈리에’는 새로운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냈다. 

‘젓갈 소믈리에’가 등장하고 대중에게 알려지기까지, 그리고 상표가 사라지기까지 10년의 역사가 숨어있다.

 

 

 

 

젓갈소믈리에, 브랜드로 새로운 길을 열다.

 

사과를 뜻하는 ‘애플(APPLE)’은 스티브 잡스의 선택으로 새로운 브랜드로 탄생했고, 컴퓨터 판매를 시작으로 전 세계적인 IT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렇게 상표는 사용자의 선택으로 세상에 등장하고 활용된다.

브랜드를 만드는 방법 중 하나는 이미 알려진 단어들을 결합하여 새로운 의미를 탄생시키는 것이다.

‘김밥천국’은 ‘김밥’과 ‘천국’을 결합하여 탄생한 조어이다. 합성어가 원래 단어들의 의미를 넘어서는 새로운 의미를 가지면 상표이자 브랜드로 널리 활용될 수 있다.

‘파리바게트’나 ‘카카오톡’도 같은 방식으로 탄생한 브랜드이다.

‘젓갈소믈리에’도 10년 전에는 새로운 느낌을 주는 합성어로 인정받았다. ‘소믈리에’가 국내에서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에는 ‘젓갈’이라는 단어와 합쳐져 새로운 의미를 암시하는 단어로써 상표로 인정된 것이다.

세계음식문화연구원 원장은 ‘젓갈소믈리에’, ‘김치소믈리에’, ‘한식소믈리에’ 등을 브랜드화하여 2010년 상표로 출원하여 등록받았다.

 

 

 

 

젓갈소믈리에, 이제는 일반적인 명칭으로 인식되다.

 

우리가 널리 쓰는 단어 ‘에스컬레이터’, ‘불닭’, ‘초코파이’는 처음에는 누군가 만들어낸 단어였다.

‘에스컬레이터’는 미국의 엘리베이터 제조사 오티스(OTIS)에서 만든 제품의 명칭이 였지만 사람들이 상표로 인식하지 못하고 하나의 단어처럼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불닭’이나 ‘초코파이’도 상표로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사람들이 널리 사용하면서 보통명칭으로 활용되어 상표로서의 기능을 잃었다. 상표가 가지는 식별력을 잃은 것이다.

상표와 브랜드는 시간에 따라, 소비자들이 느끼는 인식에 따라 의미와 가치가 달라진다. 샤넬과 에르메스 같은 명품 기업들이 브랜드 관리에 많은 노력을 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허심판원은 ‘젓갈소믈리에’에 대해서도 비슷한 판단을 했다. ‘소믈리에’라는 단어에 여러 단어들이 결합되어 사용되면서 어떤 분야의 전문가라는 의미로 일반적인 명칭이 되었다는 것이었다. 

‘소믈리에’라는 이름을 붙인 자격증들이 늘어나면서 이러한 상황은 심화되었다. 상표권자가 상표 관리에 실패한 뼈아픈 실수이자, 관리 실패의 사례로 남게 되었다.

‘김치 소믈리에’, ‘한식 소믈리에’와 같은 다른 상표들에 대해서도 비슷한 판단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브랜드와 상표는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서만 지킬 수 있다.

 

 

손인호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