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와 현실과 꼭 닮은 가상의 세계
그 흔한 스마트폰 하나 없던 1999년 세기말, 영화 <매트릭스, Matrix>는 인공지능 컴퓨터와 인공지능이 지배하고 있는 가상현실의 세계관을 소재로 다루었다. 영화 <매트릭스>에는 당시 35살의 나이였던 배우 키아누 리브스가 네오(Neo)로 등장했다. 현실을 살고 있는 청년 네오(키아누 리브스)는 한없이 평범한 회사원이지만 밤에는 해커로 활동하고 있다. 매트릭스 세계의 인공지능이 쫓고 있는 모피어스(로렌스 피시번)는 인류의 운명이 단 하나(One)의 구원자 네오에게 달렸다며 손을 내민다. 당시 워쇼스키 형제에 의해 만들어졌던 <매트릭스>는 ‘리저렉션’이라는 부제처럼 22년 만에 4번째 작품으로 ‘부활’했다. 라나 워쇼스키가 메가폰을 잡았으며 주인공 키아누 리브스는 57세의 나이로 다시 한번 이 작품에 출연했다.
“진짜 현실 같은 꿈을 꿔본 적이 있는가?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다면 진짜 현실과 꿈의 세계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모피어스가 네오에게 건넨 말이다. 우리는 모두 꿈을 꾼다. 내가 경험했던 기억의 파편들이 어딘가로 흩어졌다가 꿈이라는 세계에서 다시 만들어지기도 한다. 때론 현실과 동떨어진 판타지 같은 이야기들이 ‘실재’에 기반하여 만들어지는 무의식의 세상에서 펼쳐지기도 한다. 반면 매트릭스가 만들어낸 가상의 현실은 인공지능의 통제를 받는 디스토피아적 메타버스의 세계관을 그리는데 현실의 거울이라 아무도 이를 구분하지 못한다. 이처럼 인류는 매트릭스라는 거울에 갇혀 어떠한 선택도 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모피어스를 비롯한 저항군이 네오와 함께 맞서 싸우며 인류를 구원하러 나선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이후 급속도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지금의 테크놀로지는 인공지능과 가상현실을 넘어 NFT와 메타버스라는 세계관으로 확장되어 우리 일상 깊숙이 자리매김했다. 인류 역사에 메가트렌드로 새겨지게 될 시대적이고 문화적인 변화의 흐름은 영화 <매트릭스>의 아포칼립스와 극명하게 다른 모습으로 아름다운 유토피아의 청사진을 그리며 급기야 전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오픈월드라든가 샌드박스 개념과 같이 유저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제페토 등을 메타버스의 대표적 사례로 언급한다. 하지만 메타버스라는 거대한 세상은 지극히 단순한 일탈의 공간을 넘어 자체적인 문화가 존재하고 경제 활동을 영위할 수 있으며 새로운 것들이 창조되는 (감히) 우주적 개념이라 할 만하다.
‘메타(Meta)’로 사명을 변경한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도 메타버스 세계를 선점하려는 듯 공격적으로 다가가고 있고, 미국의 GPU 설계회사인 엔비디아(NVIDIA)도 ‘인류가 놓칠 수 없는 매우 큰 흐름’이라며 그 변화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덕분에 엔비디아는 메타버스의 강력한 수혜주로 떠오르기도 했다. 우리나라 정부 역시 글로벌 메타버스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여 향후 5년 이내 전 세계 시장점유율 5위권을 노린다고도 했다. 게임에만 국한된 메타버스의 개념을 넘어 메타버스의 산업 인프라를 주도할 수 있을만한 전문 기업들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이에 필요한 인재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메타버스 관광이나 메타버스 문화 예술로 지역 간 문화 격차 해소, 화상 교육이나 원격 진료,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 구축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생각해보지 못한 분야에서도 메타버스 개념이 자리하게 될 수도 있다. 정부가 발표한 구체적 플랜 이외 메타버스의 확장에 따라 우리가 그린 처음의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물론 일부 분야는 메타버스 규제와 정책에 따라 제한적일 수 있다.
또 하나 주목할만한 변화는 개인의 참여다. 실제로 로블록스는 게임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서 로블록스에 참여하는 다수의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게임을 개발해 서비스하기도 한다. 기업을 넘어 수많은 개인 유저들이 유튜브 콘텐츠를 양산하듯 메타버스에 필요한 콘텐츠를 창조하는 크리에이터로 거듭날 수도 있다. 실제론 부동산과 관계없는 일을 하지만 메타버스 세상 속에서는 부동산 업자가 되어 활동할 수도 있는 것이고 현실 속 평범한 사원이 메타버스의 어느 상권에서 사장님 노릇을 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시대 속에서 컨퍼런스도 참가할 수 있고 입학식에서 교수님과 친구들의 얼굴을 마주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을 메타버스가 구축한 가상의 세계관에서 경험한다. 순천향대, 동서대 등 일부 대학들이 메타버스 세상 속에서 입학식을 진행하기도 했고 건국대는 축제를 열기도 했다. SK 이프랜드(ifland)가 만들어낸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는 컨퍼런스나 세미나, 소규모 모임도 진행할 수 있는 가상의 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약 687억 달러로 블리자드를 인수하며 메타버스 모델을 확장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까지 국내외 대형 빅 테크 기업들이 지금의 메타버스 트렌드를 리딩(leading)하는 모양새가 되었다.
이제 우리는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 <매트릭스> 속에서 인류는 정해진 틀 안에 갇혀 살아갔다. 현재의 메타버스 세계관도 딱 정해진 만큼이라 아직까지 진정한 의미의 메타버스라 단언할 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경제 활동과 문화 콘텐츠들이 사용자들의 적극적 참여와 꾸준한 상호 작용을 이끌어낼 것이고 우리의 자본 시장 역시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메타버스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해당 콘텐츠는 Pen잡은 루이스님과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