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전자의 휴대폰 사업 철수가 불러온 나비효과

 

작년 LG 전자는 휴대폰(MC) 사업 철수라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만년 적자 사업을 정리하는 구광모 회장의 결단에 시장은 반응했다. 주식 가치는 일시적으로나마 2배나 올랐고, LG 전자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사업구조 개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최근 5년간 누적 손실액 5조 원을 기록한 스마트폰 사업이지만, 지식재산(IP)이라는 유산을 남겨두고 떠났다.

구글, 페이스북, 폭스바겐 등의 해외 기업들이 LG 전자의 휴대폰 사업에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진다. LG 전자가 축적한 핵심 모바일 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휴대폰 사업 인수로 지식재산권까지 흡수하려고 시도했다. 인수합병의 이면에는 기업이 가지고 있는 지식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LG 스마트폰 ‘벨벳’. 출처. 한국경제

 

 

모바일 기술들은 가전과 통신사업,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기술 등의 미래 산업까지 포괄하는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 LG 전자가 카메라,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 등의 핵심 모바일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양보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이다. 

노키아가 살아남은 생존 방정식은 LG 전자에도 영감을 준 것으로 보인다. 노키아는 휴대전화 사업을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하며 더 이상 휴대폰을 판매하지 않지만, 그동안 축적해둔 통신기술과 지식재산권을 활용하여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노키아는 특허 로열티로 연간 1조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특허 라이선스업을 통해 수익을 얻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결국 LG 전자는 핵심 특허들을 지켜내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사업을 분할 매각하지 않으며 사업을 철수했다. 

 

 

■ LG 전자의 새로운 수익원, 지식재산권 수익

 

LG 전자는 오는 3월 24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을 변경할 예정이다. 블록체인 사업과 함께 ‘특허 등 지식재산권의 라이선스업’이 추가된다. 

특허 라이선스업을 추가한다는 의미는 그동안 축적한 특허를 수익활동에 활용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겠다는 선언이다. 앞으로 LG 전자의 행보는 노키아의 행보를 따라갈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출처 : 전자공시 DART

 

 

4차 산업의 성장과 함께 통신과 네트워크 분야는 스마트폰 분야 이외에도, 자율주행, 헬스케어, 핀테크, 사물인터넷 등과도 연계되는 매력적인 수익원이다. 내 기술을 활용하는 분야가 많아질수록, 상대방의 매출이 커질수록 내가 보유한 특허의 가치는 높아진다.

당장 LG 전자가 특허 괴물과 같은 왕성한 소송을 벌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회사 등으로 특허를 활용한 수익 모델을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 특허를 전문으로 관리하는 특허관리전문기업(NPE)의 역할에 관심이 높아진다.

LG 전자가 그동안 쌓아 놓은 특허는 4G, 5G, 와이파이 등 2만여 건이 넘는다. 한 해에 수백억 이상의 예산을 지식재산권 관리에 사용하고 있다. 투자 비용을 회수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손인호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