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웹콘텐츠 <공부왕 찐천재>는 홍진경이라는 인기 연예인이 ‘공부’라는 소재로 2021년 2월 시작한 웹 예능이다.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이 콘텐츠의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100만을 넘기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2022년 주요 대선 주자들이 출연하여 자신의 공약을 설명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유튜브와 카카오TV를 통해 공개가 되고 있는 이 웹콘텐츠는 어떤 이유에서 대부분의 대선 주자들 모두가 출연하고 싶어하게 되었을까?
1. 웹콘텐츠는 캐릭터가 전부다
웹콘텐츠 대부분이 그렇듯이 <공부왕 찐천재>도 주요 출연자인 홍진경이 시작이요 끝이라 할 수 있다. 방송 콘텐츠에 비해 웹콘텐츠는 주요 출연자 1명이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며 콘텐츠를 이끌어간다. 즉, 홍진경이 가진 매력이 이 웹콘텐츠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천재인 듯, 아닌 듯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녀의 매력이 ‘공부’라는 키워드와 만나 독특한 매력을 만들어내는 콘텐츠가 바로 <공부왕 찐천재>라 하겠다.
슈퍼모델 선발대회를 통해 대중에게 자신을 알리기 시작한 그녀는 주로 예능 콘텐츠에서 활동해왔고, 마치 본업이 개그우먼인 것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꾸준히 인기 연예인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가진 독특한 4차원의 캐릭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일찍부터 연예계 활동을 하느라 공부할 시간이 없어 지식이 부족한 캐릭터로 무한도전에서 큰 인기를 얻었는데, 그런 이미지를 활용하여 <공부왕 찐천재>의 홍진경 캐릭터를 만들게 된 것으로 보인다. 대체 불가능하고 세상에 유일하게 존재할 것만 같은 홍진경의 독특한 캐릭터가 ‘공부’라는 키워드와 묘하게 어울리면서 콘텐츠 소비자들의 호응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천재인지 바보인지 알 수 없는 묘한 위치의 캐릭터로 그녀는 콘텐츠를 보는 사람들에게 유쾌함을 선사한다.
2. ‘공부’에 대한 역발상으로 만들어진 독창성
‘공부’라는 것으로 예능 콘텐츠를 시도한다는 역발상이 콘텐츠 소비자들에게 신선하게 받아들여져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공부왕 찐천재>는 우선 무엇보다도 콘텐츠가 재미있다. 보고 있으면 홍진경이 가진 유쾌함이 모니터를 통해 전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에는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콘텐츠들이 존재한다. 그 중에는 ‘공부’를 소재로 하는 강의 콘텐츠들도 수없이 많다. 그렇다면 많은 강의 콘텐츠들과 <공부왕 찐천재>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나는 그 차별점을 시점의 차이라 생각한다. 다른 강의 콘텐츠들은 특정 영역의 전문 지식을 가진 강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이 웹콘텐츠는 강의를 들어야 하는 피교육자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홍진경 외에 남창희, 그리, 김라엘(홍진경의 딸)이 피교육자로 등장하며 이들의 시점에서 콘텐츠는 만들어진다. 교육을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공부’를 보여주는 방식이기에 콘텐츠 소비자들은 단순히 지식을 얻는 것 이외에 공감이라는 정서를 콘텐츠 시청에서 느끼게 되는 것이다. ‘공부’를 소재로 하는 다른 강의 콘텐츠들과는 다르게 공부를 어려워하는 피교육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역발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3. 웹콘텐츠의 참신함과 대중적인 공감을 모두 잡았다
웹콘텐츠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가 많다. 방송콘텐츠가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제작되는 것과 대비되어, 웹콘텐츠는 특정한 성향을 가진 소수의 콘텐츠 소비자를 타깃으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판단에 근거하여 웹콘텐츠 제작자들은 기존의 콘텐츠들과 차별되는 부분을 강조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기성 방송이 담을 수 없는 솔직하고 과감한 이야기들을 엄청나게 빠른 템포의 편집으로 보여주며 방송 콘텐츠와 차별화하는 전략을 시도한다. 그런데 <공부왕 찐천재>는 대중적인 공감을 웹콘텐츠의 참신한 이미지와 함께 잡았다. 오랜 방송 경험을 가진 홍진경이라는 독특한 캐릭터가 이 두 가지 매력을 함께 잡을 수 있도록 해주는 핵심 역할을 해주고 있다. 여기에 방송 콘텐츠 제작 경험이 있는 스텝들이 참여하여 촬영과 편집, 자막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제작 스킬도 탄탄해서 웹 콘텐츠지만 방송 예능 콘텐츠 수준의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대선 주자들이 서로 출연하고 싶어하는 콘텐츠로 <공부왕 찐천재>를 만든 첫째 요인은 ‘공부’라는 소재로 1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가진 예능 콘텐츠라는 점이었을 것이다. 교육에 관심 있는 유권자들을 향해 자신의 생각을 부드럽게 전달할 수 있는 최적의 콘텐츠로 모두가 <공부왕 찐천재>를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요인은 웹콘텐츠의 참신성과 방송콘텐츠의 대중성을 모두 확보해낸 독특함에 있다할 것이다. ‘공부’라고 하는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진 소재를 ‘피교육자’ 입장에서 공감과 웃음을 바탕으로 해석한 콘텐츠라는 독창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누가 시청해도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정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다른 웹콘텐츠에 비해 넓은 대중성과 보편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공부왕 찐천재>는 웹콘텐츠가 가진 새롭고 참신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누구에게나 편안함을 주는 공감의 정서도 가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콘텐츠다.
고찬수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