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B마트’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달려있다.
– 상표와 식별력
소개팅에서 첫인상은 5초 만에 결정된다고 한다.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내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말하기 전에 내 이미지가 결정된다. 그만큼 강렬한 첫인상은 중요하다.
그러면, 내가 출시한 제품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디자인 혁신의 사례로 평가되는 다이슨의 ‘날개 없는 선풍기’, 애플의 콩나물로 불리는 ‘에어팟’을 처음 만났을 때의 이미지는 쉽게 잊히지 않는다. 하지만, 디자인만으로 기억될 수 있는 제품은 소수이다.
또 다른 방법은 브랜드 이름을 활용하는 것이다. 브랜드 네이밍의 힘은 과거에도 유효했고, 아직까지도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다. ‘아마존’, ‘애플’과 같은 짧지만 강력한 브랜드 이름은 고객을 이끄는 힘을 가진다.
■ 배달의 민족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과 “B마트“
배달의 민족은 대한민국의 대표 유니콘 기업이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음식 배달을 넘어 식료품 배달까지 확장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이 2018년 11월에 출시한 “B마트”의 성장은 놀라울 정도로 가파르다.
우아한형제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B마트의 상품 매출은 2018년 124억, 2019년 511억, 2020년 2187억 원에 달한다. 유니콘 기업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보기 어려운 매출 성장폭이다.
배달의 민족 플랫폼의 힘으로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비(B)”를 결합한 “B마트”의 자체 브랜드화를 시도하고 있다. 퀵 커머스 시장에서 “B마트”는 새벽 배송 이후로 새로운 시장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 “B마트” 브랜드를 보호하는 방법은 상표
브랜드를 보호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상표로 등록받는 것이다. 상표를 먼저 선점하면 다른 사람이 내 브랜드를 사용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배달의 민족도 “B마트”에 대해 상표 등록을 시도했지만, 아직까지는 실패했다. 특허청과 특허심판원은 알파벳 “B”와 “마트”를 합친 브랜드명을 배달의 민족이 독점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A마트”, “B마트”, “C마트”와 같이 알파벳을 합친 단어를 모두 독점하는 것은 공익에 반한다는 이유이다.
즉, 단순한 문자들을 합친 상표는 ‘식별력이 없음’으로 거절된다.
■ 더 강력한 브랜드 이름을 독점하기 위한 노력
배달의 민족은 이번에 거절된 상표 이외에도 수많은 상표를 출원해두었다. 이미 “B마트”가 등록되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을지도 모른다. 비록 실패했을지라도, 로고가 없는 짧고 강력한 명칭인 “B마트”를 독점하기 위한 시도는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아직 심사가 진행 중인 “배민B마트”에 대해서는 등록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B마트”를 계속하여 사용하여 사용자의 인지도를 쌓아나간다면 다시 상표등록을 시도할 수 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김춘수, <꽃>
단순한 문자를 합친 단어라도 결국 많은 소비자가 브랜드로 느끼게 되는 순간 의미를 가지게 된다. ‘아마존’, ‘애플’과 같은 단어가 상표로 사용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B마트”의 브랜드의 생존은 결국 시장과 소비자에게 달려있다.
손인호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