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이 똑똑하면 좋을까

 

 회사를 운영하는 사장들은 대부분 똑똑합니다. 필자가 겪었던 회사의 사장들도 다들 학벌도 좋고 똑똑했습니다.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 사장의 똑똑함과 개인적 능력은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창업 초기에는 사장의 능력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죠. 위기가 찾아와도 개인 능력으로 충분히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장의 똑똑함이 언제까지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질 있을까요? 회사가 어느 정도 규모가 커지면 사장이 똑똑하다는 것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똑똑한 사람은 어릴 때부터 주변에서 칭찬을 듣고 자라고 선망의 대상이 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기대에 부합하고자 노력도 많이 했을 겁니다. 그런 만큼 자신의 능력이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자신과 비슷한 수준일 거라고 착각을 하기도 합니다. 대학, 회사를 거치면서 비슷하거나 뛰어난 친구, 동료들을 많이 봐와서 그럴 겁니다. 

 

 

 

 

  가지,  자신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생각과 주변 사람들이 자신한 수준일 것이라는 착각이 만나면서 회사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수도 있습니다우선 자신이 똑똑하고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할 때 나타나는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자신의 능력을 과신해서 회사의 모든 일에 관여하려 합니다. 똑똑한 사장은 모든 실무에 관여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직원에게 일을 맡기는 것이 불안하므로 모든 업무가 사장의 결정을 기다린 후에 진행됩니다. 업무의 병목현상이 나타나게 되죠.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인데 그 장점을 스스로 없애 버리는 꼴입니다.

 둘째, 모든 직원들이 사장만 의지하고 바라보게 됩니다. 직원들은 ‘우리 사장님은 똑똑하고 능력 있으니 사장님께서 모든 일을 해결해 주실 거야.’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회사의 모든 일과 고민은 항상 사장의 몫이 됩니다. 자신에게만 의지하는 직원들을 볼 때 사장은 ‘회사 일을 나만큼 고민하는 사람이 있나? 직원들은 어쩔 수 없는 피고용인에 불과한 것인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 같은 생각으로 직원들을 무시하게 되면 직원들도 사장을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셋째, 직원을 성장시키기 어렵습니다. ‘회사가 성장하는 것은 사람이 성장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장이 모든 일에 관여하고 사장만 바라보고 있는 회사에서 직원들이 무슨 책임감과 자율성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아무리 똑똑한 사장도 회사의 모든 일을 혼자 할 수 없습니다. 직원들이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넷째, 직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지 않습니다. 괜한 발언을 했다가 사장에게 의견을 무시 당할까 두렵습니다. 똑똑한 사장은 자신이 똑똑하고 아는 것도 많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야 직원들이 자신을 믿고 따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회의 때 직원이 옳은 의견을 내면 “이미 알고 있었던 거야.”라고 말하고, 자신의 의견과는 다른 내용에 대해서는 조목조목 반론을 제시합니다. 이런 사장 앞에서는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없게 됩니다.

 

 

직원들도 나와 수준이 맞아야지

 

 

 

 

 반대로 직원들이 자신과 수준이 비슷하다는 착각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첫째, 현실을 외면하고 직원을 뽑을 사장과 수준이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정도의 직원을 원합니다. 현실적으로 중소기업에는 사장보다 뛰어난 직원이나 비슷한 능력의 직원이 오기 어렵습니다. 이 같은 현실에서 계속 사장의 수준만 고집하다가 도저히 사람을 구하기 어려우면 그제야 눈높이를 낮추게 됩니다. 사장만큼의 능력을 갖춘 직원이라면 더 좋은 대우를 요구하거나 직접 사업을 하겠죠.

 둘째, 업무를 지시할 때도 자신의 능력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자신이 예전에 하루에 끝냈던 일을 직원에게도 하루에 끝내라고 지시합니다. 아직 업무에 능숙하지 않은 직원은 3~4일이 걸리는 일입니다. 직원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뿐이고 사장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입니다. 

 예전에 능력이 아주 뛰어난 사장 밑에서 일했던 적이 있습니다. 능력이 출중하다 보니 직원들도 자신 수준에 맞추길 원했습니다. 사장은 아침 8시에 출근하여 저녁 9시나 10시에 퇴근을 했는데 직원들에게도 무언의 압력을 가했습니다. 업무도 자신의 기준에서 해내지 못하면 직원의 무능력을 탓했습니다. 업무뿐 아니라 회식을 할 때도 항상 자신의 기준을 적용했습니다. 

 회식도 11시쯤 시작해서 새벽 2~3시까지 했는데 문제는 이미 퇴근한 직원들까지 불러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 놓고선 그다음 날 지각하는 직원은 회사를 나오지 말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빡빡하게 하시냐고 물어본 적 있습니다. 자신은 이게 공부할 때의 습관이라고 하더군요. “나이 먹은 나도 하는데 젊은 사람들이 나보다 못하면 어떡하냐?”라고 도리어 반문하더군요. 

 

 

사장은 사장 본연의 역할을 해야 한다

 

 

 

 

 “왜 나 같은 사람이 없냐?”, “요즘 사람들은 안돼.”라며 한탄하기 전에 사장이 생각해야 할 게 있습니다. 사장은 사장 본연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회사가 변화하고 성장할 있습니다

 사장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는 회사가 나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회사의 비전을 만들어 직원들에게 제시해야 합니다. 회사의 성장과 더불어 사장의 리더십도 키워야 합니다. 사장 혼자만의 힘으로 회사를 키울 수는 없습니다. 직원들을 적절히 활용해 회사의 목표를 달성하는 법을 알아야 합니다. 

 좋은 기업 문화를 만드는 것 역시 사장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회사는 사장의 사업관과 성향으로 문화가 형성됩니다. 사장이 모순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직원들도 갈피를 잡지 못합니다. 이에 더해 보통인 직원들의 능력을 키워 우수한 인재로 만드는 것도 사장의 역할입니다.

 회사의 규모가 어느 정도 커지면 사장이 너무 똑똑한 것이 오히려 문제가 수도 있습니다. 사장은 본연의 역할에만 충실할 있도록 해야 합니다시스템 구축이라는 큰 그림을 그린 후 직원들이 자신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낼 수 있도록 독려하되 그들을 믿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합니다. 알면서도 모른 척할 수 있어야 하고 모두가 나와 같지 않음을 생각해야 합니다. 

『사장은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라는 책에 다음과 같은 글이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훌륭한 성취자가 되는 것은 모두 나와 관련된 일이지만,

훌륭한 리더가 되는 것은 모두 다른 사람과 관련된 일입니다.” 

 

 

기업시스템코디(조현우) 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