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생 QR 코드가 이제 와서 핫가이가 된 이유: 심리스한 사용자 경험

 

 

QR코드: 떠오르는옛날기술

| 믿기지 않겠지만 QR코드는 94년생이다.  

 

여기, 코로나라는 역병으로 한국에서 다시 주목 받은 기술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QR코드라는 기술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사실 코로나 이전에는 그다지 사용이 활성화되지 못했다. 그런데 2021년의 한국인들은 어느 곳을 방문하든지 간에 QR 코드를 통한 체크인을 거치게 되면서 거의 매일 이용하게 되는 편리한 기술이 되었다.

QR코드는 그동안 사용률이 저조했을까? 그리고 다수의 국민들이 QR코드를 타의(?) 학습한 지금, QR코드는 앞으로 어떻게 활용될 있을까?

 

 

그동안 QR코드가 흥하지 못했던 이유

| 내 가설은 이렇다.

 

포그의 행동 모델에 따르면 인간이 어떤 행동을 할 때에는 1)높은 동기(Motivation)와 2)낮은 행동 장벽(실행 능력, Ability)이 필요하다. 그렇게 보면 지금까지의 QR 코드는 사용자가 사용을 원치 않는 서비스였다.

 

#어렵다.

 

QR코드를 사용하려면 폰에서 QR코드를 읽어낼 수 있는 카메라를 찾아야 한다. 여기서부터 난관이다. 현재 대부분의 디바이스 내 기본 카메라가 QR코드를 인식할 수 있지만, 이조차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어떻게 접근하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쓰나. 게다가 이전에는 기본 카메라로는 불가능해서 QR코드를 읽는 앱을 직접 설치해야 했다.

 

 

모르는데 어떻게 써요

 

 

#효용이 적다. ( 만한 이유가 없다.)

 

더군다나 솔직히 지금까지는 쓸 이유가 없었다. 여러 인쇄/옥외 광고 매체에서 QR 코드를 찍어서 사용자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나… 광고가 싫어서 유튜브도 프리미엄으로 구독하는 마당에 직접 QR코드를 찍어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그리하여 QR코드는 점점 ‘외면 받는 기술‘ 루트를 타게 된다.

 

쓸 만한 이유를 주지 못함 → 사용자가 학습을 못함 → QR코드를 어려워하는 사용자 많아짐 → 서비스에서 점점 QR코드를 제공하지 않음 → 쓸 만한 이유는 점점 더 사라짐

 

 

QR 코드의 진짜 가치: 공간을 초월한 사용자 경험

| QR코드야, 이제 하고 싶은 걸 해봐

 

QR코드를 이용한 전자출입 명부 서비스가 생겨나게 되면서 유저들은 QR코드를 학습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 이후 QR코드를 이용한 서비스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자 이제 판이 깔렸으니 이제 진짜 유저에게 Value를 주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QR코드가 서비스에서 정말로 줄 수 있는 가치가 뭘까?

QR 코드가 정말로 줄 수 있는 가치는 디바이스와 환경을 초월한 사용자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무슨 말인지 어렵다고? 그러면 QR 코드로 심리스한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낸 사례들을 보자.  

 

 

1. 심리스한 로그인 경험

| 디바이스 간의 연결을 통한 사용자 경험 향상  

 

#네이버 QR 코드 로그인

 

QR 코드를 이용한 간편 로그인은 지금까지 QR코드를 이용한 기능 중 가장 혁명적이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다른 사람의 PC나 공용 PC를 사용하다가 ID/PW를 이용해 필요하면 찝찝한 게 사실이다. 그리고 가끔은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기도 한다. 네이버는 QR로그인으로 보안과 사용성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미 로그인되어있는 네이버 모바일 앱에서 QR코드를 인식하면 ID/PW 없이도 로그인이 가능하다.

 

 

QR코드를 안내에 따라 디바이스로 인식하면, 모바일 앱 로그인 정보로 바로 로그인!

 

 

#TV에서 넷플릭스 QR 코드로 로그인

 

TV로 넷플릭스를 로그인한 적이 있는가? 작은 리모컨으로 한 땀 한 땀 패스워드를 적다 보면 인내심에 한계가 오게 된다. 넷플릭스 역시 QR 로그인 기능을 도입해서, TV 스크린에 나타난 QR코드를 넷플릭스 앱이 로그인된 모바일로 찍으면 ID/PW 없이 로그인이 가능하다.

 

 

TV에 띄워져 있는 QR 코드를 찍으면, 모바일 앱 로그인 정보로 바로 로그인!

 

 

2. 심리스한 결제 경험

| 디바이스 간의 연결을 통한 사용자 경험 향상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온라인 결제 시 공인인증서와 액티브 X가 필요했었다. 절대 그립지 않은 추억이다. 이제는 공인인증서는 물론, 신용카드 번호 입력도 필요 없는 시대가 왔다! YAY!

점점 더 커져가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결제 플랫폼들은 편한 UX 제공을 통해 사용자를 확보하고자 한다. 이 중 하나가 QR 코드를 이용한 결제 방식이다. PC 웹 브라우저에서 결제 시 실물 카드 번호를 입력하지 않고 QR코드를 이용해 사용자의 모바일 앱에 입력된 카드 정보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사용자는 모바일 앱으로 화면에 띄워진 QR 코드를 찍기만 하면 된다.

 

 

ISP 페이북의 앱 결제 UX

 

 

3. 심리스한 오프라인 경험

| 온라인과 오프라인 환경의 연결을 통한 사용자 경험 향상

 

 

#New 따릉이

 

서울 사람이라면 ‘따릉이’라는 공공 자전거 대여 서비스를 알고 있을 것이다. 따릉이 역시 QR 방식을 도입해서 사용자 경험을 개선한 좋은 사례다. 이전에는 자전거에 부착된 LCD 화면과 카드 인식 장치를 이용해 대여/반납 처리를 해야 해서 대여 방식이 복잡한 것은 물론, 기기 유지 보수도 필요했다.

반면 New 따릉이는 자전거에 QR 코드 스티커만 부착해서 보다 가벼운 자전거로 재탄생했으며, 대여 QR 코드 인식으로 더욱 간편해진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무겁고 불편했던 기존의 LCD 따릉이 자전거 (출처 : 서울시 자전거/따릉이 공식 블로그)

 

 

#네이버 스마트오더

 

QR코드를 이용해 주문할 수 있는 네이버 ‘스마트오더’를 도입한 식당이 늘어나고 있다. 종업원을 불러서 주문을 하고 식사를 마친 뒤 결제를 하는 대신 테이블에 붙어있는 QR코드로 주문과 결제를 한 번에 끝내는 방식이다.

QR코드를 이용한 식당 주문은 해외에서도 점점 이용량이 늘어나고 있다. 레스토랑 경영 전문가들은 QR 코드 활용은 사용성 뿐만 아니라 식당의 고객 데이터 관리와 주문량 데이터 분석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위의 사례들에서 알 수 있는 점은, QR코드가 1) 서로 다른 디바이스 2) 오프라인/온라인이라는 서로 다른 환경을 ‘연결’하는 ‘접점’으로서 활용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QR 코드를 각 환경 간의 정보 교환 텔레포트로 사용하면, 사용자에게 매끄러운 서비스 이용 경험을 선사할 수 있게 된다.

 

 

QR 코드가 미래를 만나면

| AR 글라스와 오프라인 간의 연결

 

한편 앞서 본 예시들은 우리가 이미 일상생활에서 이용되고 있는 서비스들이다. 그러면 미래에는 QR코드의 가치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멀지 않은 미래에 AR 글라스가 상용화된다면 QR 코드가 있는심리스한 사용성 가치는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전문가들은 오프라인에 인쇄된 QR코드가 AR글라스에 힘을 실어줄 지원군으로 보고 있다.

간단하게 사용자 시나리오를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AR 글라스에 부가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싶은 사물에 QR 코드를 부착한다. AR 글라스 사용자가 해당 사물을 보고 QR코드가 인식되면 앞이나 위, 옆 공간에 3D 애니메이션 캐릭터, 가이드, 부가 정보 등이 뜨게 된다. 즉 QR코드가 있는 물건을 바라보기만 해도 해당 물건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나타나는 것이다. (출처: 코로나가 끌고 애플이 민다?!··· 낯설고 신선한 ‘QR코드’ 이야기 )

 

 

 

 

QR 코드로 기술의 상용화 조건

| 주변 기기의 뒷받침과 진짜 효용 주기

 

94년에 일본의 자동차 부품회사가 개발한 기술이 UX에 이용되기 전까지 분명 주목받지 못하는 암흑기도 있었다. QR 코드의 사례는, 어떤 기술이 널리 쓰이기 위해서는 2가지 조건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번째는 주변 기기의 뒷받침이다. 아무리 뛰어나고 멋진 기술이라도 이를 사용하기 위한 하드웨어가 상용화되지 않는다면 곤란하다.  번째는 사용자에게 진짜로 효용을 주어야 한다. 우리 핸드폰은 접혀요! 가 아니고, 접혀서 사용자에게 진짜 줄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찾고 제공해주어야 한다.

 

 

쪼렙 서비스 기획자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