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를 말할 때 흔히 ‘마이닝’이나 ‘필터링’이니 하는 말과 함께 쓴다. 이런 키워드의 의미를 좋게 해석해 보면 ‘빅데이터’를 가공하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는 거고, 나쁘게 보면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뒤져야 하는 고생길이 열렸다는 의미다.
여튼, 우리가 그렇게 애써 찾아 내려는 것이 ‘석탄’이라면 ‘탄광’을 찾아야 하고, 원하는 것이 ‘황금’이라면 ‘금광’을 찾아 서부로 떠나야 한다. 뭘 찾느냐에 따라 파야할 곳도, 장비도 모두 달라지니 나중에 ‘이 산이 아닌갑다..’ 하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처음부터 데이터의 목적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 부분은 이전 글(당신의 데이터는 안녕하신가요) 에 이미 올렸으니, 이번 글에선 어떤 데이터에서 뭘 뽑아낼 수 있는지를 살펴보자. 이미 각 데이터를 잘 활용하는 회사도 있을 거고, 특정 분야의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곳도 있을 테지만 이 글에선 각 내용을 깊이 들어가기보단, 전반적으로 이런 데이터(분석)가 있다더라 하는 수준에서 접근한다.
이번 글에선 일반적으로 ‘외부 데이터’라고 불리는 검색 트렌드, 소셜 데이터 등을 다룬다. 다음 글에 다룰 내부 데이터나 공공 데이터 같은 것까지 모두 뭉뚱그려 데이터나 빅데이터라 부르는 걸 보면 데이터 목적성이 왜 명확해야 하는지 와 닿을 듯하다. (다른 사람이 ‘데이터’라고 말하는 것은 내가 원하는 그 ‘데이터’가 아니다)
검색 트렌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으면서, 활용도 역시 괜찮은 데이터다. 최근에는 여론조사나 FGI처럼 직접 인터뷰를 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 신뢰성 높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이젠 범죄 사건 수사 시에도 범인이 이전에 뭘 검색해 봤는지 캐내는 걸 보면 ‘검색’은 곧 그 사람의 ‘관심’을 알 수 있는 매직 키워드다.
구글 검색이 그토록 귀중한 이유는 데이터가 많아서가 아니다. 사람들이 솔직한 생각을 내놓기 때문이다.
<모두 거짓말을 한다>,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
검색 트렌드 정보를 제공하는 곳은 ‘구글 트렌드’와 ‘네이버 트렌드’ 등이 있지만, 이런 곳의 광고주를 위한 대시보드에선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하니 함께 가입해둘 필요가 있다. (네이버 광고) 블로그 마케팅이나 쇼핑몰 등 사람들의 관심사 변화에 민감한 서비스를 운영하는 분들은 ‘써드파티’에서 제공하는 검색 분석 서비스를 활용하기도 한다.(당연하겠지만, 우리나라는 대부분 네이버 검색 기반)
난 키워드 광고할 게 아닌데, 이런 데이터들이 무슨 인사이트가 되지? 싶은 분도 있을 텐데.. 사실 그냥 키워드 검색 추이만 확인한다면 예전의 ‘실검’과 큰 차이가 없다. 어떤 키워드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검색되느냐를 토대로, 1) 시장의 상황을 예측하거나, 2) 소비자가 ‘검색’한 결과 페이지에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가 효율적으로 노출될 수 있도록 하는 SEO(검색 최적화), SEM(검색광고) 전략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까지 내용에서만 해도, 어떻게 키워드로 인사이트 내란 말인가, 우리 제품에 부정적인 글이 네이버 최상단에 노출되는데 어떻게 내리나, 네이버의 상위 노출의 알고리즘은 무엇인가, 효율적인 키워드 광고 집행 방법은 무엇인가 등 수많은 가지치기가 가능하겠지만,, 이런 내용은 언젠가 다시 논하도록 하자.
우선은 유튜브나 틱톡 등 다양한 채널로 고객의 시선이 분산되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정보의 탐색이 검색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은 여전하다는 점만 기억하자.
검색 트렌드로 얻을 수 있는 것?
누가, 언제, 무엇에 관심을 갖고 있을까?
소셜 데이터 분석
소셜 데이터의 분석은 소셜 리스닝이나 버즈 분석 등으로 많이 불렸는데, 미디어에서 흔히 ‘빅데이터 분석에 의하면..’ 이라고 언급하는 것은 대개 소셜 데이터 분석을 뜻한다. (생생 정보.. 이런 곳에도 등장하고, 트렌드 코리아에도 근거로 자주 등장하는 것이 이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다)
위의 검색 트렌드가 ‘무엇을 검색하는가’라는 행위를 엿본다면, 소셜 데이터 분석은 블로그나 카페, SNS에 올린 글의 문맥을 본다. 또 검색어가 아닌 각자의 채널에 올린 내용들을 분석하기 때문에 좀 더 자연스러운 상황에서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다. 물론 기술 자체가 완벽하진 않기 때문에 그 분석의 신뢰도는 다시 검증해 봐야 하지만..
소셜 데이터 분석은 주로 별도의 솔루션을 통해 할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바이브 컴퍼니의 썸트렌드, 코난 테크놀로지의 펄스 K, 데이터 마케팅 코리아의 마대리(Ma:deri) 등이 있다. 요즘엔 해쉬태그(#)나 구매자 리뷰, 유튜브 분석을 제공하기도 하고, 감성 분석에 초점을 맞추거나, 아예 각 기업의 니즈에 맞춰 솔루션을 개발/공급하는 경우도 있으니 필요에 따라 활용하면 좋다.
이런 솔루션을 직접 사용하거나 업체에 분석을 의뢰하면, 특정 키워드(브랜드나 제품)와 관련해, 점유율은 어떤가? 소비자는 주로 어떤 ‘상황’에 있는가? ‘긍부정’ 중 무엇이 더 많은가? 구체적으로 어떤 감정(예쁘다, 비싸다, 부럽다 등)을 느끼는가? 등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소비자의 반응을 토대로 인사이트를 찾아내고 마케팅에 반영하는 게 이후 마케터의 역할이다.
하지만 좋은 분석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우리 소비자와 제품에 대한 많은 이해가 필요하다. 막상 솔루션을 돌려 봐도 의미 있는 결과를 못 찾을 수 있는데, 이때 행간을 읽는 능력이 필수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기술적 이해가 높은 것보다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기술적 역량을 키우는 쪽이 분석하는 데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1회성 외주는 큰 의미 없다는 뜻)
일반적으로 업체에서는 이러한 분석을 ‘모니터링’으로 쓰기도 하고(부정 의견 감지), 신규 버즈의 ‘점유율’을 통해서는 경쟁사와의 이슈 경쟁을 체크하고, 소비자의 숨겨진 니즈를 파악하는 ‘리서치’ 대용으로 쓰기도 한다. 한때 ‘독박 육아’라는 말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엄마의 사랑 관련 캠페인을 하다가 역풍을 맞은 적이 있다 (육아는 엄마만 하냐?) 숨겨진 감성을 못 읽으면 낭패다.
추가로 고려해야 할 것은 요즘 워낙 인플루언서의 활동이 많아지고, 또 자신의 SNS에 실제의 감정이나 구매 행위보다는 과시를 위해 올리는 경우가 많다 보니 진짜 인사이트를 찾아내는 데 (노이즈를 걸러내는 데) 유의해야 한다는 점이다.
소셜 데이터로 얻을 수 있는 것?
사람들은 ‘이것’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지?
글이 길어지는 관계로, 다음 글에선 내부 데이터와 마켓 데이터 위주로 살펴볼까 한다. 너무 겉핥기 아니냐 아쉬운 분도 있겠지만, 길게 들어가면 한도 끝도 없는 데다, 난 마케터이지 데이터 전문가도 아닌 관계로 밑천 드러나기 전에 슬쩍 넘어갈까 한다.
Ryan Choi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