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를 위한 또 다른 삶의 터전, 과연 가능할까?
최근 테슬라의 주가를 구글링 하다가 (알고리즘에 의해) 일론 머스크와 암호화폐, ‘스페이스 X’까지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러다가 일론 머스크의 화성 프로젝트가 눈에 보였고 문득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마션>이 머리를 스쳤다. 이를 봤던 사람들은 잘 알테지만 대략적 플롯을 (굳이) 아래 남겨본다.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의 화성 탐사대 아레스 요원들이 화성 아키달리아 평원에서 강력한 모래 폭풍을 만나게 된다. 급히 탈출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가 동료의 손을 놓치게 되면서 떨어져 나간다. 아마도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며 충격과 안타까움을 가득 품고 다시 지구로 향하는 아레스3 탐사대. 그러나 극적으로 생명을 구한 마크는 지구와 교신을 시도하고 생존을 위해 감자를 재배하게 된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홀로 남은 마크가 바로 식물학자였기 때문이고 화성을 탐사하던 요원이었기에 화성에 대해 잘 알고 있었을 것이며 무엇보다 영화라는 픽션이니 가능했던 이야기다. 화성이라는 행성에 나 홀로 떨어진 마크의 고군분투는 144분이나 되는 러닝타임 동안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영화 <마션>을 비롯해 화성을 탐사하거나 마치 제2의 지구인 것처럼 또 다른 삶의 터전으로서 배경을 삼는 영화들이 종종 있어왔다. 그리고 실제로 인류의 화성 이주를 꿈꾸는 또 한 사람이 있다. (앞서 언급한) 전기 자동차 회사 테슬라(Tesla)와 우주 개발기업 스페이스 X의 수장, 일론 머스크(Elon Musk)다.
일론 머스크는 2002년 ‘스페이스 X(Space X)’라는 민간 우주 기업을 설립하여 민간인 우주여행을 비롯한 우주 탐사를 꾸준하게 이끌어왔다. 더불어 판타지 같았던 화성 이주 프로젝트를 반드시 실현하려는 자신의 원대한 꿈을 끊임없이 이야기했다. 2021년 스페이스 X의 크루 드래건과 아마존의 블루 오리진 모두 민간인 우주여행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 우주를 향한 발돋움을 화려하게 내딛기도 했다. 넷플릭스의 K-콘텐츠 <고요의 바다>는 달에 버려진 탐사기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월수(月水)’라는 달의 자원을 소재로 한다. 브래드 피트 주연의 <애드 아스트라>에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만남의 장소라도 고요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달의 모습을 실감 나게 보여주기도 했었다. 1969년 ‘인류의 위대한 도약’이라 표현하는 최초의 달 착륙으로부터 무려 50여 년이나 흘렀다. 기술은 발전했고 우주를 향한 테크놀로지 또한 크게 성장했다. 결코 멀지 않은 미래, 어쩌면 인류는 달 표면 위에서 지구의 푸르고 신비한 빛을 바라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하늘을 우러러 바라보던 저 달을 거쳐 화성이라는 행성까지 닿으려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될까? <애드 아스트라>처럼 달 기지를 화려하게 구축하기도 쉽지 않은 마당에 화성으로의 이주를 꿈꾼다는 것은 여전히 SF 영화 속에서나 다룰법한 이야기가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론 머스크는 화성 프로젝트 자체를 앞당기려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5년 뒤인 2026년 스페이스 X는 화성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며 과감한 계획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리고 상당히 구체적인 생활 패턴을 덧붙여 이야기했다. 일단 영화 <마션>처럼 무엇인가 재배가 가능해야 한다. 그래야 먹고살 수 있으니까 말이다. 약 5천만 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지구에서 먹을 것을 공급한다는 것조차 어려운 일일 테니 작은 씨앗 하나가 특정한 재배 기술을 통해 자급자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정말 영화 같은 일이 벌어지게 되는 셈이다. 모래 폭풍이 휘날리고 적정한 기온조차 허락하지 않는 척박한 행성에서 열매를 손에 쥘 수 있다면 그건 정말 기적인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태양광을 이용한 수경 재배(Splar-Powered Hydroponic farms)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했다. 흙을 사용하지 않고도 물과 수용성 영양분이 담긴 특정한 배양액 속에서 식물을 키우는 방법이다. 수경 재배에 특화된 식물들이 있기는 하지만 영화 <마션>의 수확 방식과 확연하게 차이를 보이게 될 듯하다. 이를 통해 무엇인가 자라나게 되고 성공적인 재배로 이어지게 된다면 서서히 농장을 중심으로 도시가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도시를 채우게 될 사람들과 동물들까지 화성으로 이주를 시작하면 프로젝트가 완성되는 것이다.
일부 매체에서는 ‘여전히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스페이스 X의 민간인 우주 여행이나 발사체 재사용 등은 이론적으로나 가능한 일이라고 했지만 모두 성공했다. 얼마나 실패했을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시행착오 끝에 성공을 이룬 스페이스 X의 프로젝트를 눈으로 보고 나니 ‘어쩌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화성 이주 프로젝트는 사실 지금까지 수행했던 미션과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그러니 화성에서 벌어지게 될 현실적이면서도 결코 예상할 수 없는 수많은 상황들을 경험해보지 않은 ‘절대 이론’에 불과할 수도 있다. 먹을 것이 해결된다고 해서 당장 사람들이 이주할 만큼 완성형의 환경을 이룰 수 있을까?
지구에는 기본적으로 오존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대기권에서 우주 바깥으로 올라갈수록 성층권이나 열권 등으로 나뉘어 겹겹으로 싸여있다. 실제로 우주방사선이라는 것도 우리 지구에 미치긴 하지만 대기권과 충돌해 실제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적다고 한다. 하지만 화성은 오랜 세월에 걸쳐 우주 방사선이 스며들었을 뿐 아니라 행성 밖으로 대기 자체가 누출되어 절대로 숨을 쉴 수도 없다. 산소는 없고 먼지와 우주 모래로 뒤덮인 척박한 곳을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려면 수십 년 아니 수백 년이 걸릴 수도 있는 프로젝트라 하겠다. 2014년 소설 <마션>으로 데뷔한 앤디 위어(Andy Weir)라는 미국 소설가가 있다. 그는 “화성 이주라는 것을 생각하는 경우들이 많은데 화성 개척보다 지구의 해저를 개척하는 것이 더 빠를 수도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모두가 불가능이라고 말하는 일론 머스크의 화성 이주 프로젝트, 앞으로 5년 뒤 어떠한 뉴스가 나오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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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lon Musk: ‘I’ll be surprised if we’re not landing on Mars within five years’>(2021.12.15), cnbc.com
- <Mars in our Night Sky>, mars.nasa.gov
- <Sorry Elon Musk, but it’s now clear that colonising Mars is unlikely – and a bad idea> (2018.8.2), theconversation.com
- <비행기를 타면 방사선에 피폭된다고요?>(2019.6.11), 정책브리핑
- <On a planet where you cannot breathe, is living on Mars the best idea?>(2020.12.31), usa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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