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시스템 구축
회사를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이 시스템입니다. 특정 인물에 대한 의존성 탈피, 직원에게 일하는 기준 제시, 역할의 명확화 등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시스템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사장이 1인 다역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장은 회사의 자질구레한 일에서 해방되고 업무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회사뿐 아니라 사장 자신을 위해서도 반드시 회사를 시스템화해야 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재테크 서적들을 보면 ‘파이프라인 다각화’, ‘패시브 인컴(Passive Income, 불로소득), ‘일을 하지 않아도 돈이 저절로 굴러갈 수 있도록 하라’ 등의 이야기를 많이 하죠. 미국의 거물급 투자자 워런 버핏도 이와 관련된 명언을 남긴 적이 있는데요. “잠자는 동안에도 돈이 들어오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당신은 죽을 때까지 일을 해야만 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이 개념을 회사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하지 않고 놀면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솔직히 창업 후 회사를 안정 단계에 올리기 위해서는 밤새워 일해도 시간이 부족합니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 회사와 사업 운영 방식을 시스템화, 자동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시스템화를 고민하고 실행하는 것이 바로 사장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니 어쩌고 하지만 아직까지 일하는 방식이 전근대적인 회사가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사장을 비롯한 회사 구성원들의 개인적인 생활 방식은 첨단 IT 기술을 이용하면서 회사 운영은 8~90년대처럼 하고 있는 회사가 의외로 많습니다. 회사를 체계적으로 운영할 생각을 안 하고 있는 것이죠. 이에 대한 구체적 방법을 모를 수도 있고요.
회사가 시스템이 없으면 사장이 회사의 모든 일에 관여해야만 합니다. 직원들은 세부적인 사항까지 모두 사장의 결정을 기다립니다. 사장 자신도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죠. 단 한 푼의 비용도 사장의 승인 없이는 지출할 수 없습니다. 회사의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는 듯하나 실상은 본인만 피곤하고, 정작 중요한 일에 대해서는 몰입하지 못합니다. 회사 운영은 사장의 시시콜콜한 지시나 안내 없이도 직원들이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회사
그럼 어떻게 해야 사장의 간섭 없이 스스로 돌아갈 회사를 만드는 것, 즉 시스템화를 할 수 있을 까요?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사장이 직원들을 믿고 본인이 짊어진 업무와 권한을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회사를 시스템화하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사장이 믿지 못하고 내려놓지 못하면 시스템 구축은 형식에 불과합니다. 직원 통제를 위한 것이고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일 뿐입니다. 믿고 내려놓을 수 있는 마인드가 갖추어지면 회사의 운영 원칙을 다시금 정립해 봐야 합니다. 그런 다음 회사의 전반적 현황, 현재의 제도, 업무 프로세스 등을 검토해봐야 합니다.
두 번째는 검토된 회사의 상황을 바탕으로 회사의 원칙을 세우고 규정과 제도를 만드는 것입니다. 원칙과 규정은 직원들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 직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간략하고 명확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규정인 취업 규칙을 손보고 나머지를 만듭니다. 이때 회사의 모든 제도의 정비가 필요합니다. 실질적으로 적용될 내용들이 취업 규칙이나 규정에 반영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소규모 중소기업은 취업 규칙만 잘 만들어도 충분히 회사 운영이 가능합니다. 각 사항에 대한 세부 규정이 있으면 좋지만 당분간은 지침 정도로만 운영해도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인사와 업무 분장 관련 부분입니다. 직원들은 자신과 관련된 일에는 민감하기 때문에 인사 즉 급여 및 승진 체계에 관심을 많이 가집니다. 이 체계들이 합리적이고 공정한지 납득이 가야 회사를 믿고 다닐 수 있습니다.
또한 팀과 개인의 역할을 명확히 하기 위해 업무 분장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부분이긴 하나 현실적으로 시간을 내기 어려운 사항이기도 합니다. 이 업무 분장이 제대로 이루어지면 회사의 시스템이 저절로 돌아갈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된 셈입니다. 업무 분장이 명확하면 특정 인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어떤 회사가 특정 대기업에 의존하는 것이 위험한 것처럼 회사 내에서도 한 두 명에게 의존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합니다.
셋째로는 회사의 단순 반복 업무, 중복업무 등은 반드시 자동화, 시스템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실제 본인들이 이중 삼중의 동일 업무를 반복하고 있는데도 예전부터 해왔다는 이유로 인지를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업무들은 직원들의 업무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거나 무사안일에 빠지게 합니다. 이 같은 부분들을 찾아내어 자동화하면 그만큼 회사의 생산성은 향상이 됩니다.
마지막으로는 정보시스템 도구의 힘을 빌리는 것입니다. 회사 규모가 작더라도 그룹웨어, 전자결재, 메신저 등은 적은 비용으로도 도입이 가능합니다. 팀 간 협업이 가능하고 사장이 국내외 출장을 가더라도 언제든지 회사의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거죠.
중소기업에서 회사 체계나 업무를 시스템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간략히 설명 드렸습니다. (설명은 간략하나 실행은 어려운 사항들이죠.) 이 정도만 되어도 사장이 없어도 돌아갈 수 있는 회사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추후 회사의 발전과 더불어 사업과 업무 프로세스를 시스템화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처음부터 너무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사장은 시스템이 회사의 변화와 성장을 위한 핵심 중 하나라는 것만 이해하고 있으면 됩니다.
기업시스템코디(조현우) 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