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랜드 제작사 품은 CJ ENM
CJ ENM은 19일 영화 ‘라라랜드’의 제작사로 유명한 미국의 영화제작사 ‘엔데버 콘텐츠’의 지분 80%를 약 9,2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습니다. 엔데버 콘텐츠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그룹인 엔데버홀딩스의 산하 기업으로, 라라랜드뿐만 아니라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과 같은 히트작을 여럿 만들어 낸 제작사로도 유명한데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엔데버 콘텐츠는 수많은 연예계, 스포츠 스타를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는 데다, 드라마와 영화를 자체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CJ ENM은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요. 글로벌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CJ ENM의 히트작을 리메이크해 출시하고, 엔데버 콘텐츠의 지식재산권(IP)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런데, 회사를 쪼갠다고?
CJ ENM은 엔데버 콘텐츠 인수 계획과 함께 콘텐츠 제작 사업부를 물적분할한다는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물적분할이란 회사를 여러 개로 쪼갠 뒤, 새롭게 만들어진 회사의 지분 100%를 기존 기업이 소유하는 기업분할 방식을 뜻하는데요. 기존의 제작 사업부를 콘텐츠 제작 전문 회사로 독립 시켜 글로벌 시장을 위한 K-콘텐츠 생산에 전념토록 한다는 것입니다. (물적분할이 뭐지?)
이번에 CJ ENM에서 쪼개져 새롭게 독립하는 회사는 ‘멀티 장르 스튜디오’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를 다루는 제작사가 될 전망인데요. 앞서 CJ ENM은 올해 3분기 국내 유수의 영화 제작사인 ‘엠메이커스’와 ‘모호필름’, 그리고 애니메이션 제작사 ‘밀리언볼트’의 지분을 사들인 바 있는데, 이들 제작사가 새롭게 탄생할 멀티 장르 스튜디오의 산하로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CJ ENM은 드라마 제작 전문 계열사인 ‘스튜디오 드래곤’과 이번에 인수한 ‘엔데버 콘텐츠’ 그리고 새로운 스튜디오까지 강력한 제작사 라인업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유통은 CJ ENM이, 제작은 산하 제작사들이 맡게 되면서 콘텐츠 생산에서의 분업체계가 확립될 전망입니다. 산하에 여러 제작사들을 두는 것은 미국의 디즈니와도 유사한 전략이죠.
5년간 5조 투입해 세계 정복 나선다
CJ ENM은 이미경 CJ 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수년 동안 국내의 유망 드라마, 영화 제작사들을 각각 수백억원 대에 사들였고, 올해 5월에는 향후 5년간 5조원을 콘텐츠 제작 역량 확보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죠. 최근에는 매물로 나온 SM엔터테인먼트 인수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소식도 나왔습니다.
이처럼 CJ ENM은 드라마와 영화, 애니메이션에 이어 K팝 분야의 지식 재산권(IP)을 적극적으로 확보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과연, CJ ENM은 콘텐츠 투자를 발판으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글로벌 엔터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BYTE와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