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시작합니다. 지금 한강 공원으로 모여주세요”
한강 공원에서 무슨 회의냐고요? 야외든, 밤이든, 코로나 거리두기 4단계 상황이든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3차원 가상현실인 메타버스에서 회의가 열린다면요.
코로나 사태로 원격 근무가 사내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한 요즘, 현란한 통신 기술 덕에 직장 내 회의는 훨씬 더 잦아졌습니다. 시간·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으면서 ‘컨택트’, 즉 다대다 대면 업무의 상징이었던 회의의 입지가 ‘언택트’ 시대 들어 오히려 더 강력해진 거죠.
집이나 카페에서 회의에 참가하는 게 이젠 일상이 됐습니다. 가상현실에서 수백 명 규모 전 사원이 모이기도 하고요. 출근길 스마트폰을 켜 회의에 참여하면 “팀장님 브이로그(일상을 담은 셀프 카메라 영상) 찍으신다!” 같은 직원들의 우스갯소리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회의가 쉬이 열리는 만큼, 우리의 생산성도 늘어났을까요? 안타깝게도 “아니”라는 반응들이 많습니다. 회사를 운영 중이신 sw0513님도 리멤버 커뮤니티에 같은 고민을 털어놓으셨습니다.
리멤버 커뮤니티 원본 글 보기 > 효율적 회의를 위한 노하우들 있으실까요?
Tech가 아닌 Skill
틈만 나면 회의할 수 있는 기술(tech)의 시대죠. 그런데 정작 회의를 잘 해낼 역량(skill)을 갖췄는지는 의문입니다. 당장 의견 청취를 더 많이 하는 게 능사일까요, 반대로 의견을 너무 쥐어짜서 문제일까요. 이도 저도 아니면 일단 회의 자체를 대폭 줄이거나 확 늘려볼까요. 며칠째 입을 열지 않는 저 자들이 문제야… 사전 서면 보고라도 받아 회의 때 읊게라도 할까요. 더 나은 판단을 내리기 쉽지가 않습니다.
방법을 찾기 어려우니 우선 회의의 목적부터 따져봅시다. 회의는 왜 할까요. 우린 통상 회의를 거쳐야 사업의 막막함을 풀어줄 의견을 청취하고, 문제 해결을 향한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고 생각하죠.
물론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회의, 이거 어째 하면 할수록 더 많은 조직·사업의 문제점이 보이고 더 많은 해결책들이 눈앞에 나타납니다. ‘이걸 다 소화하면 우리 조직은 발전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떠오릅니다. 위시풀 싱킹(Wishful Thinking)의 함정이죠. 여기에 빠지면 리더는 회의를 위해 바쳐진 수많은 아이디어 모음을 보고 때로는 감탄, 때로는 탄식하며 헤매게 됩니다. 심지어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고달픈 만족감에 취하기도 합니다.
리더에게만 문제인가요. 회의 때마다 간부들이 “그렇지”하며 고개 한 번 끄덕이는 순간, 의욕 넘치는 직원들은 ‘To do list’를 무한 업데이트합니다. 우선순위는 정해지겠지만 온전한 선택과 집중은 안 됩니다. 오늘 할 일과 내일 할 일이 충돌이라도 하는 것 같아 의욕이 안 섭니다. 이는 면피성 행동들로 이어집니다. 직원들은 죽어라 일만 하는데, 효율은 늘지 않는 악순환이죠.
바보야 문제는 ‘실행’이야
미국 최고 부자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회의에 관해 ‘피자 두 판의 법칙’이란 걸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회의에 참가하는 사람의 수가 피자 두 판으로 식사를 마칠 수 있는 규모 이상이 돼서는 안 된다는 법칙인데요. 나름의 여러 의미를 도출해보면 이렇습니다.
– 너무 많은 말은 필요 없다.
– 식사 시간 이상은 필요치 않다.
– 먹은 피자 조각 만큼이 문제다. 각자 그것만 해결해라.
이 법칙을 통해 회의의 목적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회의의 진짜 목적은 문제 해결을 위한 ‘의견 청취’도, 의견 청취를 통한 ‘문제 해결’도 아닙니다. 심플합니다. ‘just do it!’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함께 정하고, 이를 위한 부담은 최대한 덜어주고, 힘을 내 실행에 이르도록 밀어주는 겁니다. 즉, 실행에 집중할 수 있도록 나머지를 함께 쳐내주는 데 그 목적이 있다는 거죠. 피자를 먹으려다 도리어 체하지 않게 말입니다.
회의에도 돈이 듭니다
푸키푸키님은 회의에 들어가는 비용을 계산해주셨어요. 팀장 포함 5명 정도만 모여서 하는 회의에도 연봉이나 근무 시간을 쪼개 계산하면 시간 당 얼추 15~20만원 정도가 나온다고 하시네요.
현명한 리더라면 회의를 줄이는 것 자체가 돈이 되는 걸 깨달으실 겁니다. 이제부터라도 회의를 위한 회의는 과감히 줄여보고, 실행에만 집중하는 콤팩트한 회의 문화를 만들어 보자고요. 일단 그 자체로 비용이 줄어 돈이 좀 되겠습니다.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회의를 잘하고 싶으시다고요? 이제 고민 해결의 목적값을 바꿔 설정해보는 게 어떨까요. 아래 끄르롱님께서 남겨주신 말씀으로 답변을 갈음합니다.
해당 콘텐츠는 리멤버와의 파트너십으로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