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는 알겠는데 믹스버스는 또 뭐야!
트렌드를 아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생계형트렌드입니다.
오늘은 메타버스에서 한 번 더 진보된 개념인 <믹스버스>를 다루려 합니다.
이번 편은, 메타버스 편을 먼저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
Intro
많은 기업들과 공공기관에서 ‘메타버스’를 적극 도입하며 메타버스는 어느새 우리 일상 속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특히 메타버스가 놀이터인 Z세대를 겨냥하는 신개념 ‘제타버스‘(Zetaverse)까지 등장하면서 시장의 메타버스 대응 전략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제타버스를 위한 마케팅 방식 중 하나를 바로 <믹스버스(Mixverse)> 라고 할 수 있습니다. mix와 universe의 합성어인 믹스버스는 가상의 세계관을 현실에 구현하는 것으로 가상의 세계관과 현실을 섞는다는 의미입니다. 가상의 세계관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어, 이색적인 경험을 원하는 MZ세대에게 믹스버스는 남다른 경험이자 하나의 ‘놀이’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MZ세대에게 브랜드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믹스버스 마케팅에 나섰습니다. 먼저, 다시 한 번 메타버스를 최신 사례 중점으로 살펴본 뒤, 본격적으로 믹스버스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잠깐! 메타버스 소식 update 하고 가실게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는 어느새 콜라보 ‘맛집‘이 되었다. 하우스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의 공간마케팅으로 화제가 되었던 젠틀몬스터는 제페토와의 협업을 통해 가상세계 속 공간 마케팅을 선보였다. 세계 최초 포토스캔을 통해 3D 가상공간으로 구현한 하우스 도산 방문을 통해 이용자들은 젠틀몬스터, 탬버린즈, 누데이크 총 3가지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 많은 셀럽들이 방문하여 화제가 되었던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처럼, 현재 이용자들 사이에서 하우스도산에 방문한 자신의 아바타를 인증하는 것이 유행이라고 한다. CU 역시 지난달 오픈한 제페토 1호점이 SNS 내 인증 게시물 2900여 개, 조회수 270만 건 등의 성공을 거두며 ‘CU 제페토교실매점 2호점‘을 새로 열었다. 제페토 맵 중에서도 트래픽 최상위권 월드맵인 교실2에 오픈하고, Z세대들에게 익숙한 학교 내 매점이라는 컨셉으로 또 한 번 큰 인기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제페토 세상에서 공간 마케팅을 하고 브랜드 아이템을 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러한 메타버스 마케팅은 MZ의 잠재 고객에게 색다른 방법으로 브랜드를 소개하고 친밀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그 성과가 당장 세일즈 확대로 직결되지 않을지라도 말이다. 또한 제페토는 다양한 국가 해외 유저들의 방문도 높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효과까지 있다.
금융권 역시 MZ세대 공부에 열심이다. 하나카드는 제페토에 ‘하나카드 월드‘를 구축했다. 야외 콘서트장, 캠핑장, 한옥마을, 하나카드 사옥 등 총 6개의 공간을 구성했다. 하나카드 임직원들은 실제로 이곳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경영 회의를 하는 등 새로운 ‘일터’로 적응해나가고 있다고 한다. 또한, 앞으로 이곳에서 다양한 브랜드 협업을 진행하고 가수들의 아바타 공연을 펼치는 등 MZ세대와 유대를 맺기 위한 여러 활동들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메타버스 전문가 김상균 강원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는 “무엇보다 시중은행은 인터넷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MZ세대와 교류가 약했던 만큼 이 부분을 강화하기 위해 이들이 모여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에 뛰어드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금융 신혜주 기자님의 체험기에 따르면, 하나카드 월드 맵을 실제로 즐기고 있는 이용자는 적다고 한다. 메타버스 플랫폼의 주 이용고객 2000~2010년생들은 신용카드를 발급 받기에도 이른 나이고, 카드업 자체에도 큰 관심이 없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미래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 ‘메타버스’라는 방식을 선택한 하나카드의 과감한 마케팅은 MZ 세대와의 새로운 소통 통로를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타깃이 미래 잠재 고객인 만큼, 이번 마케팅의 성패를 당장 가리는 것은 시기상조가 아닐까 싶다. 시중 은행의 메타버스 마케팅들이 MZ세대를 위한 ‘디지털 금융’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메타버스 열풍은 국가 기관과 공기업에서도 이어졌다. 서울시는 CJ올리브네트웍스가 제공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에 가상 회의실을 만들어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메타버스 회의실에서는 아바타 공무원들이 들어와 회의를 진행하고 행사를 개최할 수 있다. 공개 행사의 경우 시민들도 아바타로 참여할 수 있다고 한다. 회의실은 마치 실제처럼 6명의 소회의실부터 200명의 컨퍼런스룸까지 다양해 회의의 성격과 규모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박종수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은 “연내 메타버스 기술의 시정 도입을 시작으로 향후 시·공간 제약 없이 경제·교육·문화·관광 등에 특화된 메타버스 행정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칠곡군 대표 축제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 역시 올해 지역 축제 최초로 메타버스 온라인 축전장을 조성해 화제가 됐다. 메타버스 축전장에는 무대, 체험, 전시, 칠곡기업 홍보관 등 상설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아바타 노래자랑, 전국민 퀴즈대회, 상담쇼, 토크 콘서트 등 특별 프로그램도 마련했다고 한다. 또한 칠곡호국평화기념관에 있는 XR스튜디오에서도 VR HMD(가상현실 헤드셋)를 착용하고 메타버스를 체험할 수 있게 하여 접근성을 높였다.
채용 시즌이 한창인 요즘, 많은 기업들이 채용 설명회와 신입 연수를 진행하는 방법으로 메타버스를 택하고 있다. 코로나로 화상 회의를 통한 줌 설명회는 이제 일상이 되었고, MZ세대인 신입사원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방법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택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사기업뿐만 아니라 공기업에서도 시도되고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한국남부발전은 공기업 최초로 ‘CEO와 함께 하는 메타버스 채용설명회’를 개최했다. 남부발전의 채용제도와 절차를 소개했을 뿐 아니라, 설명회를 듣기 위해 참여한 체험형 인턴들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의견을 들으며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 역시 채용한 신입직원의 입문연수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교육부터 회식까지 게더타운, 이프랜드 등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진행했다고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정부는 메타버스와 클라우드 등 초연결 신산업 육성에 오는 2025년까지 2조 6000억 원을 집중 투자한다고 한다. 정부와 공기업 역시 적극적으로 메타버스에 투자하고 기술을 선보이며 열풍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근미래엔 메타버스가 일상이 될 것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소식이다.
본투비 메타버스
메타버스 플랫폼을 빌려 실현하기보다 애초에 매타버스로 시작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스스로 메타버스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어쩌면 메타버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의 등장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르겠다.
많은 기업들이 협업을 통해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메타버스의 클래식 격인 ‘싸이월드‘가 한글과컴퓨터와 손을 잡고 요즘 메타버스로 거듭난다. 한컴은 싸이월드제트에 지분을 투자하고 파트너십을 체결해 ‘가상 스마트 미팅룸‘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을 밝혔다. 비대면 환경에서도 미팅이 가능한 가상 스마트 미팅룸을 구성해 싸이월드와 연동한다. 한컴이 가진 기술력과 싸이월드가 가진 플랫폼적 자산이 만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한컴은 자사의 웹에디터 기술, 클라우드 협업 문서작성 및 공유 등을 구현할 계획이다. 기업과 고객이 소통하는 쇼룸, 라운지 등 고객의 공간도 마련하여 기업 고객들의 새로운 마케팅 채널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양사의 회원 데이터 연동을 통해 신규 고객층을 발굴하고 싸이월드와 한컴타자게임 등 플랫폼간의 교류도 추진할 것으로 밝혀 기대를 높인다. 김연수 한컴 대표가 고객들에게 제3의 또다른 가상 공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 파트너십이 메타버스 생태계에 어떤 바람을 불고 올지 주목해도 좋을 듯 하다.
HS애드는 위지윅스튜디오와 손을 잡고 전시 이벤트를 열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든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합쳐진 하이브리드 전시 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이를 세계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정성수 HS애드 대표는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 회사로의 전환 및 메타버스 관련 사업 추진 등을 통해 더욱 높은 고객 가치 제공을 위한 디지털 전환을 최종 실현하고, 미래 광고 회사의 새로운 모습을 선도적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그 포부를 밝혔다. 위지윅스튜디오는 넷플릭스 ‘승리호’로 그 실력을 입증한 CG∙VFX(시각특수효과) 분야에서 최고의 역량을 갖춘 종합 미디어 콘텐츠 기업이다. 이러한 협업을 통한 메타버스 플랫폼의 등장이 광고 업계에 어떤 미래적 솔루션을 제시할지 기대되는 바이다. 위지윅스튜디오는 네이버, YG엔터테인먼트와도 협업해 의정부 복합문화융합단지에 국내 최대 규모의 멀티 스튜디오를 설립하며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편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은 경기도 하남에 아시아 최대 버추얼 스튜디오를 공개했다. 관계자는 이미 영화, 드라마, 패션화보, 컨퍼런스 등 분야를 넘나들며 다양한 콘텐츠의 버추얼 프로덕션 제작 및 기획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하반기부터 참여한 작품들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CJ ENM 역시 최첨단 버추얼 스튜디오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하반기 삼성전자와 협업해 경기도 파주에 들어설 ‘CJ ENM 콘텐츠 스튜디오’ 중 1개 동을 초대형 미래 스튜디오로 구축할 계획이다. 실시간 렌더링 기술을 보유한 ‘에픽게임즈’와 업무 협약을 통해 완성도 높은 실감형 콘텐츠 제작도 나섰다. 이처럼 많은 엔터사가 메타버스를 적극 활용하는 가운데, 비교적 시공간의 제약이 적은 메타버스의 장점이 어떻게 극대화가 될지가 관건이다.
애초에 메타버스를 이름으로 하는 게임이 있다. 더퓨처컴퍼니가 서비스하는 가상부동산 게임 ‘메타버스‘가 그 주인공이다. 더퓨처컴퍼니는 ‘메타버스2’를 지난 달 10일 오픈했다. ‘메타버스2’에서는 가상 공간에서 부동산을 거래하고 도시를 설립할 수 있다. 실제 현실의 환경을 가상 공간에 그대로 구현해내 실제 도시에서 건물을 건설하고 도시를 운영하는 것 같은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장래 가치가 높아 보이는 지역들이 인기가 좋다. 지난달 17일 기준 게임 내 서울과 뉴욕의 총 12만 타일이 매진되기도 했다. 더퓨처컴퍼니는 게임의 인기에 대해 “게임을 통해 현실의 한계를 극복하고 소유할 수 없는 것들을 손에 넣는 과정들이 즐거움을 선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실에서는 소유할 수 없는 국회나 청와대같은 국가 기관과 경복궁과 덕수궁 같은 문화유적지를 게임 내에서는 거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상 세계만이 가지는 특별한 점을 게임의 재미 요소로 살린 점이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준 것으로 보인다.
믹스버스, 이 흐름에 올라타 !
본격적으로 믹스버스를 활용한 사례들을 알아보자. 대표적인 믹스버스 마케팅은 바로 가상의 세계관과 놀이들을 현실로 가져오는(mix) 것이다. 더현대백화점에서 진행된 샌드박스 팝업 스토어가 바로 그 예다. 크리에이터 엔터테인먼트인 샌드박스네트워크는 450팀의 크레이터 가운데 100여 개 팀의 세계관을 활용해 ‘샌박 편의점’이라는 공간을 꾸몄다. 판매에 목적이 있기보다는 유튜브 속 가상 세계관과 콘텐츠를 실물로 접할 수 있게 만든 전시라고 볼 수 있다.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채널 ‘피식대학‘의 믹스버스 굿즈 아이템이 단연 최고 인기다. ‘한사랑 산악회‘의 등산 용품 세트, ‘B대면 데이트‘의 ‘최준’ 얼굴이 그려진 머그잔, 부채와 같은 굿즈가 방문자에게 소소한 재미를 안겨주고 있다. 또한, 채널 ‘빵송국’의 개그맨 이창호가 맡은 캐릭터 ‘이호창’은 가상 세계관 속에서 ‘김갑생할머니김‘의 미래전략실 본부장이다. 시가총액 500조 원의 코스피 1위 기업이라는 현실감 없는 설정으로 인기를 끌었던 ‘김갑생할머니김’이 실제 제품으로 등장했다. 전시를 기획한 김민지 브랜드마케팅팀 선임매니저는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콘텐츠에서 강조하고 싶은 소재를 꼽았다. 마치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가상의 해리포터 지팡이를 팔 듯 온라인상에서 밈으로 떠돌던 이야기를 현실로 가져오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기존에도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팬덤 굿즈는 많았다. 하지만 크리에이터의 얼굴이 삽입된 티셔츠, 머그컵과 같은 단순 기념품에 그쳤다. 믹스버스 굿즈는 다르다. 크리에이터와 공유하던 세계관이 확장되는 경험이며, 가상에서 즐겼던 놀이를 현실에서도 즐기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아래와 같은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의 말처럼 말이다.
“이야기가 먼저 만들어지고 제품이 나중에 나오는 신개념 PPL과 같다.
가상과 현실을 오가며 팬들이 마치 보물찾기하듯 콘텐츠와 굿즈를 즐기는 현상은 큰 흐름이 될 것”
‘가상과 현실을 오가며 팬들이 마치 보물찾기하듯’ 믹스버스 마케팅을 진행한 사례가 또 있다. 바로 CJ제일제당의 ‘햇반컵반‘이다. CJ제일제당은 믹스버스 마케팅의 일환으로 ‘명탐정 컵반즈’라는 가상 세계관의 추리 미션 콘텐츠를 열었다. 공식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5개의 추리 영상을 보고 퀴즈를 풀면 금고의 숨겨진 장소와 비밀번호를 알아낼 수 있다. 여기서 찾아낸 장소는 실제 현실에 존재하는 햇반컵반 팝업스토어로 연결되고, 그곳에서 스페셜 미션을 참여할 수 있다. 미션을 클리어하면 햇반과 햇반컵반 BIG, 탐정수사 키트 굿즈 등 리워드가 제공된다.
ⓒ 롯데리조트 공식 유튜브
유통업계에 이어 호텔업계에서도 믹스버스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롯데리조트는 예능 ‘강철부대’, 넷플릭스 드라마 ‘DP’ 등 밀리터리 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시청자와 함께 하는 가상의 군사작전 수행 이벤트를 선보였다. 시청자들을 작전을 수행하는 부대원이 된 가상의 상황으로 설정하여, 해당 세계관에 대한 몰입도를 더욱 높였다. 미션영상은 공식 채널을 통해 매주 1개씩 공개됐다. 롯데리조트 관계자는 “4주 간 가상세계관을 통해 시청자가 충분히 함께 즐긴 뒤 실제 오프라인 현장에서도 군사훈련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하는 믹스버스 마케팅을 호텔업계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통해 휴식 그 이상의 가치를 전할 것이다”고 말했다.
믹스버스를 활용한 학교도 탄생했다. 가수 박선주는 제주에 ‘메타버스 음악학교‘를 설립했다. 박선주는 “이제 학교가 오프라인에 필요할까요. 미네르바 스쿨같은 디지털 네이티브들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학교가 필요합니다”라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메타버스 음악학교는 공간적 제약 없이 학생과 선생님이 만날 수 있는 미래형 학교에 예술 교육을 특화한 학교다. 박선주의 메타버스 음악학교에서는 보컬, 댄스, 뮤지컬, 밴드 등의 과목을 다룰 예정이며 K팝 강사진들이 직접 선생님이 된다. 플레이스캠프 제주에서 오프라인 수업이 진행되고 제페토, 카카오 음, 구글 미트 등의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는 온·오프라인 믹스수업이다. 믹스버스가 ‘학교’라는 틀로 실현되면서 그 활용 지평이 넓어진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처럼 메타버스와 그에 세계관을 혼합한 믹스버스는 한 철 트렌드가 아닌 새로운 흐름이 되었다. 디지털 전환이 대두가 되는 요즘, 디지털 마케팅에 큰 변곡점이 될 믹스버스에 대한 기업들의 고민과 공부가 필요하다.
캐릭터와 유니버스, 가상세계를 만나다!
믹스버스 사례로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부캐릭터 즉, ‘부캐‘다. 유재석이 자신의 부캐인 ‘지미유’로서 광고를 찍으면 이 역시 믹스버스의 사례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부캐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한 사례가 있다. hy(구 한국야쿠르트)가 기획한 사이버 아이돌 ‘HY-FIVE’가 공식 데뷔한다. hy는 지난 3월부터 식품업계 최초로 사이버 아이돌 프로젝트를 진행해 5개의 자사 인기제품에 각각의 세계관을 가진 ‘부캐’를 적용해 아이돌로 탄생시켰다. 자사의 대표 제품인 ‘윌·MPRO3·쿠퍼스·하루야채·야쿠르트 라이트’가 사이버 아이돌 멤버 ‘위르·뚜리·쿠퍼·야츄·쿠르’라는 부캐로 재탄생한 것이다. 특히 각 캐릭터에 적용할 목소리를 블라인드 오디션으로 뽑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hy 김일곤 유제품CM팀장은 “부캐 세계관을 적용한 ‘HY-FIVE’는 hy 유니버스 세계관의 첫 시작으로 실제 음악 방송 데뷔도 준비하고 있다”며 “가상의 세계관을 현실에서도 경험할 수 있는 ‘믹스버스’를 통해 신선한 경험과 색다른 즐거움을 소비자들에게 선사하겠다”고 밝혔다.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아이돌 음악과 캐릭터 세계관의 결합이 젊은 층에게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유통가 역시 가상 세계관을 활용하여 새로운 시도를 하고있다. 우선 롯데백화점은 지난 7월부터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재벌 3세 ‘로테‘와 직원 ‘조아영‘, ‘백하준‘의 좌충우돌 예술관 운영기를 전개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예술관 운영기를 고객들이 직접 전개해 나간다는 점이다. 등장인물 ‘조아영’의 이름 역시 고객의 참여로 만들어졌다. 고객의 설문조사를 통해 전시회 테마를 정하기도 했다. 이러한 소통을 통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가상 세계관과 고객을 연결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가상 세계관을 활용한 마케팅을 실시한 바 있다. 지난 2월 자체적으로 만든 캐릭터 ‘심삿갖’을 활용하여 SNS 홍보 담당자로 이용하고, 실제 ‘심삿갖의 보물지도’라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마케팅은 고객의 재미를 확보해 홍보하고자 한 의도다. 개인적으론, 믹스버스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대세이긴 하지만 어떤 감성을 통해 접근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는 생각이다.
가상 속에만 존재하는 것 같았던 캐릭터가 세계관과 함께 현실로 나왔다. 지난 8월 ‘홀맨 크루’의 홀맨이 2주동안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실물로 등장했다. ‘홀맨 80바이트(80byte) 팝업스토어‘ 전시 때문이었다. 홀맨은 2000년대 초반 이통사 LG텔레콤의 마스코트로 활동했다가 지난 2020년 18년만에 인스타그램을 통해 캐릭터 사업으로 돌아왔다. 팝업스토어는 가상에 존재하던 홀맨의 세계관을 현실에 구현하는 ‘믹스버스‘ 컨셉으로 운영됐다. 당시의 80바이트 문자 메시지 감성을 그대로 구현한 브랜드 경험 공간으로 꾸며졌다. 방문객은 홀맨의 과거 활약상부터 현 시대에 다시 태어난 뒤의 좌충우돌 신문물 적응기까지 만나볼 수 있었다. 이러한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세계관을 통해 팬들은 온라인에서 홀맨과의 유대감을 강화할 수 있다.
롯데월드는 다양한 협업을 통해 그동안의 오프라인 방문객을 중심으로 한 활동을 사업장 밖으로 확대하는 시도를 했다. 특히 자사의 강력한 캐릭터 IP인 로티와 로리를 활용한 리브랜딩을 바탕으로 외부 팝업스토어를 개점하고 SNS 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난 8월 필라멘트앤코와 협업해 성수동에 첫 팝업매장을 선보였다. 체험형 라이프 스타일 매장 컨셉으로 핫플레이스를 통해 MZ세대의 니즈를 파악해 접근하고자 했다. 기존의 캐릭터들이 ‘더 굿 바이브 로티’로 이름을 붙인 가상 세계관 속에서 YOUNG하게 재탄생 했다. 특히 캐릭터 재디자인에 모빌스그룹의 ‘MoTV’와 함께 해 화제를 모았다. 또한 해당 팝업스토어를 홍보하기 위해 웹툰 기반의 사용자 참여형 SNS 콘텐츠를 제작했다. 사용자들이 직접 콘텐츠 제작에 참여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 하다. 롯데월드는 이와 같은 캐릭터 IP를 필두로 한 믹스버스 마케팅으로 코로나19 장기화 속 침체된 시장을 극복하고자 했다. 특히 롯데월드의 믹스버스 마케팅은 기존의 캐릭터와 세계관을 현실로 불러온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지만, 현시대에 맞게 시의적으로 재해석하여 불러온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 롯데월드의 사례가 오프라인 위주의 기업에게 솔루션을 제시해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이처럼 다양한 기업들이 캐릭터와 유니버스를 통해 믹스버스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무작정 뛰어들기 보다는 자사에 대한 깊은 해석과 이해를 토대로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세련된 감성을 가지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Outro
이렇게 이번에는 메타버스를 넘어 믹스버스의 사례까지 알아봤습니다. 한편 지난달엔 민족대명절인 추석이 있었는데요. 코로나19로 대면 만남의 한계가 있는 상황을 메타버스로 재치있게 극복한 사례가 있습니다. SKT는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활용하는 요령을 소개했습니다. 온 가족이 메타버스 안에서 만나 O/X 퀴즈, 노래, 춤 등을 즐깁니다. 메타버스 내에서라도 만나면서 실제로 만나지 못한 아쉬움을 덜 수 있습니다.
경기 시흥시의 임병택 시장은 메타버스를 활용한 추석 인사로 화제가 됐습니다. 한복을 입고 등장한 임시장의 캐릭터는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공간적 제약이 없다는 메타버스의 장점을 이용하여 들판과 선별진료소, 한옥을 넘나들어 모습을 바꿔가며 다양한 인사말을 전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장을 메타버스 속에 마련했습니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안에 송편을 빚고 투호 놀이를 하는 공간을 마련한 것입니다. 제페토 내에서 관련한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한 전통문화 콘텐츠 사업을 시범 추진한다. 다음 달 한복문화주간(11일~17일), 12월 동지(22일)에도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전 세계인이 만나는 메타버스 공간 속에서 우리나라 전통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이와 같은 메타버스 명절 문화는 이제껏 볼 수 없었기에 더 새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많은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메타버스를 적극 준비하고 선보이고 있다는 증거가 돼주기도 하네요. 이처럼 우리 일상에 스며든 메타버스가 제타버스, 믹스버스를 넘어 또 어떤 형태로 변주하여 다가올지 예측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Reference
- 믹스버스 정의 (네이버 지식백과)
- 블랙핑크 제니 등 셀럽들의 젠틀몬스터 선글라스, 이제 제페토에서 만나요 (텐아시아, 2021.09.07)
- 메타버스 편의점 인기… CU, 제페토 2호점 오픈 (전자신문, 2021.09.14)
- [체험기] 하나카드 메타버스, BTS머리띠하고 회의실에서 막춤까지 (머니S, 2021.08.27)
- [신혜주의 카풀] 걸어서 메타버스 속으로···’하나카드 월드’ 제가 한번 다녀와봤습니다 (한국금융, 2021.09.06)
- 서울시, 메타버스 회의실 만든다. (뉴시스, 2021.09.16)
- 메타버스로 구현한 칠곡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 (매일신문, 2021.09.20)
- 한국남부발전, CEO와 함께하는 메타버스 채용설명회 개최 (헤럴드경제, 2021.09.16)
- 금융공기업 신입직원 연수도 ‘메타버스’ (노컷뉴스, 2021.09.08)
- 메타버스 버전 ‘싸이월드’ 나온다 (파이낸셜뉴스, 2021.09.15)
- HS애드, ‘승리호’ 위지윅과 손잡고 메타버스 플랫폼 만든다 (조선비즈, 2021.09.15)
-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가 ‘뜬다’ (헬로티, 2021.09.28)
- ‘가상 부동산 게임’ 더퓨처컴퍼니 ‘메타버스2’, 순항 중 (더 퍼스트, 2021.09.19)
- 피식 웃기던 유튜브 가상 캐릭터, 직접 만나볼까? (동아닷컴, 2021.07.13)
- ‘가상세계가 현실세계로’… 유통가, ‘믹스버스’ 마케팅 활발 (뉴스케이프, 2021.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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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형 트렌드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