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여도 측정 범위의 확장
개별 마케팅 채널의 기여도를 파악하고자 하는 시도는 광고 시장에서 매우 급속도로 발전하였고,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대부분의 어트리뷰션 솔루션들은 다수의 광고 매체와 서비스가 연결되어 있고 그 매체들로부터 고객의 마케팅 반응 정보를 확인하여 리워드를 지급하거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해당 기능은 어트리뷰션 솔루션이라고 하는 서비스들의 핵심 기능으로 자리잡고 있다.
즉, 페이드 미디어 시장에서 돈을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기능에 굉장히 집중되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마케팅 관점에서는 실제 고객 보상 및 채널 집행으로 발생된 금전적 비용만이 비용이 아니고, 고객의 마케팅 피로도를 관리하기 위한 고객과의 접촉 횟수 또한 비용으로 고려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 따르면 현재 어트리뷰션 솔루션들이 제공해주는 데이터만으로는 한계가 존재한다. 또한 자사 서비스 앱에 대한 고객들의 리텐션이 매우 중요해지고, 고객들 입장에서도 O/B(out-bound) 형태로의 정보 습득보다 I/B(in-bound) 형태로의 정보 습득이 보다 더 적극적인 정보 탐색의 형태로 높은 반응을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결국 페이드 미디어 채널을 통해 확보한 고객을 온드 미디어 채널로 얼마나 잘 운영하느냐하는 문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이러한 채널 운영 콘셉트를 일반적으로 컨버지드(converged) 미디어 채널이라고 부른다. 고객들과 접촉할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지고 복잡해짐에 따라, 하나의 미디어 채널만을 가지고 고객들과 교감할 수 없기 때문에 여러 미디어 채널이 복합적으로 운영되어 서로 영향을 주고 받게 된다. 따라서 어트리뷰션 관점에서도 기존 페이드 미디어 채널의 어트리뷰션 정보만을 가지고 마케팅 성과를 측정하는 것은 장님이 코끼리 다리를 더듬는 것과 같은 모양새일 수 있다. 자사 서비스의 영향력이 크고, 리텐션이 높은 서비스일수록 고객이 자사 서비스 내의 채널을 통해 마케팅 정보를 소비하는 비율이 높을 것이므로 컨버지드 미디어 채널 환경에서의 마케팅 기여도 평가에 대한 노력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복잡한 고객의 여정 속에서 어떻게 우리가 기획하고 실행한 마케팅 활동에 대한 성과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까?
멀티 터치 어트리뷰션(multi-touch attribution)
페이드 미디어를 통한 마케팅 접촉 이력과 온드 미디어를 통한 마케팅 접촉 이력이 각기 수집되어 통합되는 작업이 선행적으로 완료되었다고 볼 때, 우리는 한 명의 고객에 대해 시간 순서대로 어떤 채널에 접촉했는지를 굴비처럼 엮어서 쓰윽 끄집어낼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다음의 그림과 같이 말이다.
[그림1]에서 우리는 어떠한 마케팅 활동이 고객이 A 상품을 가입/구매하는 데 주요한 영향을 주었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 이러한 정보들이 집계되어 보여졌을 때 우리는 어떠한 마케팅 채널이 효과가 적으니 활동을 줄이고, 어떠한 마케팅 채널이 효과가 높으니 활동을 늘려야 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실무적으로 보았을 때 일반적으로 다음의 5가지의 방법이 존재하고,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방법이 선택되어 활용되기도 한다.
1. Last Interaction Model
먼저 ‘Last Interaction Model’은 고객이 전환 목표 달성 이전에 마지막으로 접촉한 채널이 전체 전환에 대한 기여도를 100% 가져가는 방식이다. 즉, 앞에 어떠한 채널에 대한 접촉이 있었다 하더라도 고객이 최종적으로 상품을 가입/구매하기로 마음을 먹도록 한 채널이 해당 상품 가입에 전적으로 기여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다소 터프하게 보일 수도 있으나, 측정과 관리의 용이성 때문에 실제 현장에서는 많이 쓰여지고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앞서 설명한 여러 한계로 고객 여정의 중간 과정들은 일부 손실될 수 있으나, 마지막 기록에 대해서는 수집이 매우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정 모델은 구매 주기가 짧아 전환이 이루어지기까지 고객이 터치하는 포인트가 많지 않거나, 구매 퍼널 관점에서 구매 직전 단계의 아래쪽 깔때기가 좁은 서비스일수록 적합할 수 있다.
2. First Interaction Model
‘First Interaction Model’은 이와 반대로 가장 먼저 고객이 해당 상품/서비스/캠페인을 인지하게 된 채널에 대해 기여도 100%를 부여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 측정 방식은 ‘Last Interaction Model’과 마찬가지로 측정의 용이성 때문에 자주 활용되는 방법이다. 고객이 최초 상품/서비스/캠페인 등에 대해 인지 한 후 추가적으로 발생되는 리타겟팅 광고나 보조 채널에 대한 기여 효과가 무시된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상품 구매까지의 전환 퍼널이 짧은 경우나 해당 마케팅 활동의 목표가 상위 퍼널 단계로의 유입이라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3. Linear Model
‘Linear Model’은 고객이 최종 목표 전환에 이르는 데까지 발생한 모든 접점에 대해 기여도를 인정하려는 시도가 적용된 방식이다. 접점별로 균등하게 기여도를 배분하기 때문에 ‘Last Interaction’이나 ‘First Interaction’모델보다 마케팅 흐름을 보다 객관적이고 균형 있게 판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다만, 모든 채널에 대한 기여도를 균등하게 N분하여 배분하기 때문에, 단일 채널 평가 방식보다 핵심적인 역할을 한 채널에 대한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될 수도 있다는 단점이 존재하기도 한다.
4. Time Decay Model
‘Time Decay’ 모델은 선형 모델 방식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여러 시도 중 하나이다. 이 방식은 마케팅 목표 전환에 가까이 발생한 시간의 순서대로 더 높은 기여 가중치를 부여한다. 예를 들어 구매 전환까지 4개의 채널 접촉이 이루어졌다면, 각 채널에 대해 10%, 20%, 30%, 40%의 기여도를 배분하는 것이다. 접촉 채널의 수와 가까이 발생한 시간의 순서에 따라 각 채널에 기여도를 배분하는 방식은 서비스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다양하게 설계될 수 있으나, 가장 손쉬운 논리적인 배분 방식으로 다음의 수식을 적용해 볼 수 있다.
이 방식을 사용하여 마케팅 성과를 측정하게 될 경우 오래된, 혹은 최초의 접촉 채널에 대한 기여 효과가 최소화된다는 특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구매 전환까지의 호흡이 긴 서비스에 보다 적합하다.
5. Position Based Model
마지막으로 ‘Position Based Model’은 ‘Time Decay Model’을 조금 더 보완하여 가장 강한 임팩트를 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첫 번째 접촉 채널과 마지막 접촉 채널에 각각 동일하게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위와 같이 4개의 채널 접촉이 발생했다고 가정 시, 각 채널에 40%, 20%, 20%, 40%의 가중치를 부여하는 식이 그것이다.
나의 경우에도 앞선 5가지 방법을 통해 컨버지드 미디어 관점에서의 개별 채널들의 전환 기여도를 측정하여 보다 정확한 마케팅 성과를 측정하고자 하는 시도를 했다. 또 각 마케터, 기획자들에게는 모든 방식으로 산출된 기여도 정보를 제공하여, 서비스와 분석 목적에 맞게 선택해 수치를 참고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하지만 이러면 방식들은 단순히 산술적으로 임의의 비율을 지정하여 개별 채널의 성격을 고려하지 못 한 채 기여도를 동일하게 단순 배분한다는 한계를 지닌다. 동일한 순번으로 채널 접촉이 일어났으면 그 채널이 이벤트에 대한 정보를 많이 담고 있어 고객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실수로 링크를 클릭해서 고객이 내용을 제대로 보지 않고 이탈한 것인지 등에 구분을 두지 않고 동일한 점수를 부여한다.
이러한 한계를 조금 더 보완하기 위해 나는 좀 더 정교한 알고리즘을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사용 가능한 모든 경로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보다 정확하게 각 채널의 기여도를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시도한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1) 마르코프(markov) 모델 2) 생존 분석(survival analysis) 모델 3) 게임 이론(game theory) 모델 등이 존재하며,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제이든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