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 사이트에 나온 채용공고에  가족 같은 회사‘, ‘가족 같은 분위기라는 표현을 가끔 보게 됩니다. 가족처럼 편하고 인간미 넘치는 곳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함일 것입니다.

‘가족’! 이 얼마나 포근하고 따뜻한 말인가요? 아마도 공고를 낸 회사의 사장은 본인의 진심을 표현한 문구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열악한 근무조건이나 환경을 감추기 위해 이러한 문구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가족 같은 회사라 말하지 마세요

 

 

 

 

 보통 이런 회사들은 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기업이 많습니다. 하지만 채용공고에 이러한 문구를 사용하거나 회사 내에서도 이런 말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입사지원자도 순진하게 이런 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필요합니다

  사장들은 사실 별 의미 없이 이런 말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어 수도 있고, 반대로가족이란 말로 포장하여 직원의 헌신과 애착, 열정을 요구하기 위해서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실태를 모르는 사장의 착각이고 착각이 직원과의 불신을 초래합니다회사의 이미지만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요즘 밀레니얼 세대들은 ‘가족 같은 회사라는 말을 할 때 가족의 ‘족’에 강세를 두며 냉소적으로 말합니다. 또한 당사는 가족 같은 분위기입니다.‘라는 표현을 비꼬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의 내용도 있습니다. 원뜻 :  ‘가족처럼 편안하고 서로 챙겨주는 분위기입니다새로운 : ‘가족처럼 부려 먹겠다. 혹은 진짜 가족 회사일 있음이라고 말입니다. 그만큼 이런 표현에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는 것이죠. 

    또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발달로 본인들끼리 이런 회사들의 정보를 공유합니다. 채용공고에 이런 말이 있으면 대충 어떤 회사인지 감을 잡고 기피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창업 초기 좋은 대우를 할 수 없는 회사, 근무 환경이 열악한 임가공업체, 아니면 좀 올드하다는 느낌을 주는 회사 이런 식으로 판단해 버립니다. 

  지난해 트로트 붐을 타고 유행했던 둘째 이모 김다비(김신영)의 ‘주라 주라’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회사 내 을(乙)의 입장을 잘 대변했다는 평가를 받는 노래입니다. 가사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가족이라 하지 마세요. ! 같은 회사. 가족은 집에 있어요.’ 그냥 웃고 넘길 수도 있으나 회사를 운영하는 사장들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가사입니다.

  사장은 평소에도 회사에서 이런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 직원들은 이런 말을 믿지도 않을 뿐더러 급여나 복지, 근무 환경과 같은 것들로 회사를 판단합니다. 설혹 믿는다 하더라도 다른 직원에 대한 권고사직, 해고 등이 발생하면 회사에 배신감을 느낍니다.

  사장 입장에서도 직원의 회사에 대한 충성까지는 아니더라도 열정과 헌신을 요구합니다. ‘가족 같은 회사이니까요. 하지만 문제 있는 직원이 생기거나 사업이 어려워지면 사람에 손을 대게 됩니다이때는 합리적 경영 판단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모순적이죠. 그리고 조건이 좋은 회사가 나타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을 보면서 사장도 배신감을 느낍니다.

  이러한 상호 모순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 가장 중요한 직원과의 신뢰가 깨져 버립니다. 직원들도 사장을 믿지 않고 사장도 직원을 의심하게 됩니다. 서로 간에 불신이 싹트게 되는 것이죠.

 

 

 

회사를 스포츠 팀으로 생각하라. 하지만신뢰 중요

 

 

 

 

   원래 회사란 조직 자체가 이익을 목적으로 해서 계약으로 구성된 이익 집단인 입니다. 그러므로 사장과 직원 모두 서로에 대한 환상을 가지지 말아야 합니다. 회사라는 것을 기본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상호 간에 동맹이나 스포츠팀으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링크드인의 공동창업자인 리드 호프먼은 본인의 저서 얼라이언스에서가족 같은 회사는 없다라고 단언합니다. 회사는 가족이 없는데도 양쪽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회사는 직원의 충성심은 요구하면서 그 대가인 고용 보장은 약속하지 않는다. 직원은 애사심이 있다고 하지만 더 좋은 기회가 생기는 순간 바로 이직한다.’ 

 

  이런 양측의 거짓말로 인해 성립된 관계는 회사와 직원 모두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치고 만다고 설명합니다. 회사는 능력 있는 직원들을 잃게 되고, 직원은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이 대안으로 호프먼은 회사-직원 관계를 ‘동맹‘ (alliance)의 개념으로 보기를 주장합니다.

  유명한 넷플릭스(Netflix)의 조직문화를 정리해 둔 ‘Culture Deck’에는 ‘우리는 스포츠 팀이지 가족이 아니다(We’re a team, not a family)’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프로구단에서 우수한 선수들을 영입하여, 우승을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회사도 ‘가족’이 아닌 ‘능력 있는 사람들’을 모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정’을 우선시하는 우리 한국인의 입장에서 볼 때는 냉정하고 인간미가 떨어지는 말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이 현실이란 것을 직시해야 합니다. 어설프게가족 같은이란 말로 포장하는 것보다는 훨씬 솔직하고 공정할 있습니다

  구단주 격인 사장은 어떻게 하면 좋은 인재를 모으고, 좋은 근무 환경을 제공하고, 팀원 간에 신뢰를 형성할 수 있는지 항상 고민해야 합니다. 또한 팀원인 직원들은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인식하며, 성과를 내고 팀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비록 나중에 더 좋은 대우를 받고 다른 프로팀으로 옮기더라도 말이죠.

   다만, 서로 간에 중요한신뢰 잃어서는 됩니다. 계약으로 맺어진 스포츠팀이라도 내에 불신이 생기면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우리는 많이 왔습니다. 회사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기업시스템코디(조현우) 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