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서베이 트렌드 아티클] 팬 비즈니스 시대에 알아야 할 케이팝 팬덤의 모든 것

9월 20, 2021

본 글은 전국 15~39세 남녀 2,000명과 그중 케이팝 아이돌 팬인 사람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케이팝 팬덤 트렌드 리포트 2021’ 내용을 활용해 작성한 글입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을 때 우리는 이를 보기 드문 신기한 현상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는 더이상 신기한 현상이 아닙니다. 최근 BTS의 신곡 ‘버터’는 8주 넘게 빌보드 1위를 차지했으며, 지구 반대편에 사는 유튜버가 블랙핑크를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게 일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케이팝의 전 세계적인 열풍을 겪으며 이제 사람들은 케이팝 팬덤에 대해서도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오늘은 오픈서베이 케이팝 팬덤 트렌드 리포트 2021를 중심으로 케이팝 팬덤은 도대체 누구인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행동하는지 등을 세세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케이팝 팬덤, 그들은 누구인가?

여러분은 케이팝 팬덤이신가요? 이 질문에 선뜻 답하기 어려울 수 있을 겁니다. 과연 케이팝 팬덤이 누구인지에 대한 정의가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오픈서베이는 ‘국내 가수/아이돌에 관심이 있고, 스스로를 케이팝 아이돌 팬이라고 생각하며, 하루 1회 이상 팬 활동(덕질)을 하는 사람’을 케이팝 팬덤이라 정의했습니다. 이 기준으로 조사해보니 15~39세 남녀 중 12.4%가 스스로를 케이팝 팬덤이라 이야기했습니다.

케이팝 아이돌 팬은 다양한 온라인 활동에 더욱 적극적이며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도 많은 편입니다. 동영상 시청·음악 감상·쇼핑·SNS·커뮤니티 활동 등 온라인 활동 경험이 케이팝 팬이 아닌 사람보다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관심 분야에서도 국내 가수/아이돌뿐만 아니라 영화/드라마, 웹툰/웹소설, 동물, 화장품, 국내 배우/모델/코미디언 등 다방면에 관심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또한, 케이팝 아이돌 팬은 이용하는 동영상 채널에서도 팬이 아닌 사람들과 차이가 큽니다. 유튜브 이용률은 두 그룹 모두 매우 높다는 공통점이 발견되었지만, 인스타그램·네이버TV·티빙·V 라이브·트위터 등 다른 채널은 케이팝 팬덤의 이용률이 확연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이중 V 라이브와 트위터는 거의 케이팝 팬덤만 이용하는 채널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이용률 차이가 큰 편입니다(각 43.9%>3.9%, 30.8%>4.4%).

팬덤 10명 중 4명은 ‘입덕 부정기’ 겪는다

이번에는 사람들이 케이팝 아이돌 덕질을 시작하는 시기와 입덕 과정이 어떤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보통은 초등학교 고학년 때 처음 덕질을 시작합니다(39.0%). 흥미로운 점은 남성보다 여성 비중이 2배 이상 높다는 점입니다(각 20.7%, 46.5%). 성인이 된 후 입덕을 하는 비율도 적지 않은데(15.0%), 여기서는 남성의 비중이 여성 대비 높습니다(각 25.9%, 10.6%). 전반적으로 여성보다 남성의 입덕 시점이 늦은 편인 것으로 보입니다.

케이팝 아이돌 팬덤 10명 중 4명 이상은 ‘입덕 부정기’를 겪곤 합니다. 특정 대상의 팬이 됐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팬까지는 아니고 단순 관심이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라며 부정하는 시기를 말합니다.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남성보다는 여성 팬덤이(각 39.7%, 43.7%), 걸그룹보다는 보이그룹 팬덤이 입덕 부정기를 겪는 비율이 좀 더 높은 편입니다(각 38.6%, 44.2%). 평균적인 입덕 부정 기간은 9주가량 됩니다.

케이팝 팬덤의 ‘덕질 방법’을 엿보자

그럼 덕질 방법은 어떻게 될까요? 먼저 주 1회 이상 즐기는 팬 활동을 알아보니 영상 시청, 음악 스트리밍/청취, 사진/짤 감상이 TOP 3에 꼽혔습니다(각 81.0%, 79.0%, 64.0%). 이외에도 스케줄/기사 등 소식 확인 및 팬카페/팬커뮤니티 활동을 비롯해 총공에 참여하거나 직접 굿즈를 제작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팬 활동 또한 주 1회 이상 꾸준히 하는 팬덤들이 있습니다(각 29.0%, 23.0%, 6.5%, 3.0%).

이어서 케이팝 팬덤이 덕질 시 주로 이용하는 앱/사이트를 살펴보니, 유튜브·트위터·인스타그램이 TOP3에 꼽혔습니다(1순위 각 28.3%, 25.3%, 11.6%). 글로벌에서 가장 보편화된 SNS가 케이팝 팬덤의 덕질 영역에서도 많이 쓰이고 있는 겁니다. 이외에 아이돌 팬카페나 팬덤 플랫폼 위버스를 주로 이용해서 팬덤 활동을 한다는 의견 또한 있습니다(1순위 각 7.1%, 5.6%).

V 라이브의 응답률 분포가 흥미롭습니다. 1+2+3순위 응답 기준으로 보면 글로벌 SNS 3대장 외 가장 높은데(18.7%), 1순위 이용률은 단 0.5%로 네이버 블로그/포스트와 함께 가장 낮은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지난 21년 5월 V 라이브와 위버스가 통합할 것이라는 기사가 나온 바 있는데요(기사). 리포트를 기준으로 보면 통합 시 위버스는 보다 넓은 이용층을 확보한다는 면에서, V 라이브는 해비 유저층을 견고히 다질 수 있다는 면에서 장점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 장기화, 비대면 덕질 시대 열릴까?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케이팝 아이돌의 활동 방식 또한 많이 달라졌습니다. 공개 방송이나 콘서트 등 오프라인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비대면 온라인 활동이 크게 늘어난 겁니다. 이에 따라 케이팝 아이돌 팬덤의 덕질 활동 또한 온라인 공간에서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최애 아이돌 콘서트/팬미팅/사인회 참여 경험자 중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참여해본 사람도 적지 않은 겁니다(66.7%). 만족도 역시 상당히 높은 편이고요(72.5%, 평균 4.05점).

하지만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비대면 콘서트/팬미팅/사인회가 활발하게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지우기 어렵습니다. 케이팝 아이돌 팬덤에 코로나가 끝났다고 가정했을 때 선호하는 콘서트/팬미팅/사인회 방식을 물어보니, 10명 중 6명은 기존의 현장 방식을 더 선호한다고 응답했기 때문입니다(65.0%). 비대면 온라인 방식을 더 선호한다는 응답은 단 6.5%에 불과합니다. 비대면 덕질은 코로나 시기에 택한 차선책일 뿐, 최선의 덕질 방법은 아니라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