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창업 후 성장이 필요하거나, 회사의 규모에 상관없이 성장이 정체되어 있는 회사들이 주먹구구식 경영에서 탈피하여 회사를 시스템화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이는 회사의 생존은 물론이고 한 단계 도약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입니다. 

시스템이란 무엇인가

  그런데 시스템, 시스템 하는데 도대체 시스템이란 무엇일까요? 회사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해야 한다고 하는데 뭘 어떻게 하라는 말일까요? 대충 뭔지는 알겠는데 정확한 설명이 어렵습니다. 회사의 각 부서가 기능적으로 ‘뭔가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라는 정도일 것입니다. 또한 요즘 정보 시스템 도구들이 많다 보니 일부 사장님들은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해결되는 건가?’하고 막연히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시스템이란 단어를 검색을 해보면 ‘필요한 기능을 실현하기 위하여 관련 요소를 어떤 법칙에 따라 조합한 집합체’, ‘어떠한 제도나 체제를 지칭하는 말‘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런 말도 있네요. ‘마땅히 대체할 말이 없어서 자연과학, 공학이나 사회과학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도 시스템이라는 용어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만큼 우리 사회 전반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말이 시스템일 것입니다. 

  국내 최고의 시스템 전문가인 김종삼 씨는 그의 저서 <스스로 움직이게 하라>에서 시스템을 ‘행동을 일일이 간섭하거나 통제하지 않고 누가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어렵지 않고 쉽게 설명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자율적이지 못하다‘라는 가정

  안타깝게도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인간은 자율적이지 못하다‘라는 가정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XY 이론의 X 이론, 순자의 성악설, 인간이 가진 ‘동물의 뇌’를 제어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간섭과 통제가 필요해 정해진 규칙을 따라야 한다고 가정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문제가 아예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 있을까?’를 목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물론 자유롭게 행동하게 하고 스스로 알아서 성과를 내게 하는 몰입 지원 시스템도 있습니다.)

규칙(Rule)과 장치(Tool)

  이러한 시스템은 규칙(Rule)과 장치(Tool)를 만들어 구축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는 회사 시스템뿐 아니라 사회 시스템, 안전 시스템 등 모든 시스템 구축에 적용됩니다. 여기서는 회사 시스템 구축에 관해 설명하겠습니다. 회사 시스템은 회사에 일정한 규칙과 장치를 만들어 임직원들이 그것에 따라 움직이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 중 규칙(Rule)은 회사의 원칙 및 정책, 취업규칙, 사내 규정, 각종 제도, 업무(작업) 매뉴얼 등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통해 회사 구성원으로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회사의 원칙이 ‘고객 우선’이라면 직원들은 모든 상황에서 고객을 위주로 일처리를 할 것입니다. 회사에 ‘업무분장 규정’이 있다면 직원들은 자신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알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안전 매뉴얼’이 있다면 생산 현장에서 안전 규칙을 준수하여 안전사고의 위험이 감소할 것입니다. 

  장치(Tool)는 사람들이 의식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원하는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도구입니다.

예를 들면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야근을 줄이기 위해 퇴근 시간 후 자동적으로 PC가 종료되는 PC-OFF가 있습니다. 또한 이메일 보고의 혼란과 책임 소재 등을 분명히 하기 위해 도입하는 전자결재시스템이나 협업을 위한 도구인 그룹웨어도 일종의 장치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크게 보면 ERP도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회사에서 이 도구들을 도입하면 이것을 이용해야만 업무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근무환경을 바꾸어 사람의 행동이나 업무습관 등을 변화시키는 것이죠.

규칙보다는 장치가 더 효과적

  보통 규칙보다는 장치가 더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회사 사장님 입장에서는 어지간한 문제를 규정이나 제도로 해결하고 싶어 합니다. 왜냐하면 돈이 들지 않거든요. 위에서 언급한 예들을 살펴보아도 장치를 도입하게 되면 무조건 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규정이나 제도는 회사가 갑의 위치에서 유리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있습니다. 그리고 제도의 내용을 어기고 악용하거나 무임승차하려는 사람들을 방지하고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러한 제도나 규정은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러한 불신을 바탕으로 규정을 계속 만들면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규정 집은 두꺼워지고 직원들의 신뢰도 얻기 힘들 것입니다. 아마도 직원들의 신뢰를 잃어 발생하는 손실이 훨씬 더 클 것입니다. 비용이 들더라도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여 제도나 규정보다 장치를 시스템 구축에 우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업시스템코디(조현우) 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