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 남창기 게임 디자이너, 김상영 리드 프로듀서 인터뷰
게임스컴 사전 행사를 통해 공개된 펄어비스 <도깨비> 영상에 대한 관심이 국내외 제법 뜨겁다. 지난 달 31일 기준 트레일러는 700만 뷰가 멀지 않았다(683만).
이에 펄어비스는 31일 미디어 브리핑 시간을 가지고 <도깨비>에 대한 좀 더 상세한 내용을 밝혔다. 게임스컴 반응에 대한 소감부터 실제 플레이 영상에 대한 각종 궁금함에 대해서도 답했다.
무엇보다 놀란 것은 게임 속 무대의 규모. <도깨비> 무대가 되는 작은 섬은 울릉도를 컨셉으로 기획됐으며 영상 속 공개된 두 마을은 전체 맵 중 1/10 수준이라는 것. 펄어비스 김상영 리드 프로듀서는 “오픈월드 속 월드에서 질리지 않게 돌아다닐 수 있는 규모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구체적 진척 상황을 공유하진 않았지만 펄어비스는 ‘제법 개발된 수준‘이라고 밝혔다. <도깨비>는 PC, 콘솔 플랫폼을 대상으로 개발 중이다. 질의응답 내용을 정리했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Q. 게임스컴에서 공개한 영상의 반응이 좋다. 소감은?
A. 김상영 리드 프로듀서(이하 김): 많은 관심과 사랑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반응이 좋았으면’ 하고 내심 기대했는데,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 더 멋진 게임으로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남창기 게임 디자이너(이하 남): 많은 관심 보여주신 덕분에 개발진들이 힘을 얻었다. <도깨비>를 더 열심히 개발하겠다.
Q. MMORPG에서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로 장르가 변경됐는데, 이에 대한 설명 부탁한다.
A. 김: <도깨비>를 개발하며 방향성을 계속 고민했고 결과적으로 오픈월드 형태의 액션 어드벤처로 풀어내는 것이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바를 더 잘 풀어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좀 더 많은 플레이를 자유롭게 할 수도 있고.
Q. <도깨비>의 핵심 타깃층은?
A. 김: 온 가족인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이므로 남녀노소 즐기게 하는 것이 목표다.
남: 특정 층을 찝기 보다는 게임을 하는 유저라면 누구나 할 수 있도록 하게 하고 싶다.
Q. 온 가족이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 다양한 장치가 필요할 것 같은데.
A. 남: 서로 접속해서 함께 플레이를 하는 것도 있겠지만 도깨비에 대한 힌트를 같이 찾거나 조건을 달성하기 위해 경험 노하우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게임을 진행하며 가족, 친구와 함께 즐기는 놀 거리가 많을 것이다.
Q. 수집형 오픈월드다. 도깨비 수집은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는지, 수집 형태도 궁금하다.
A. 남: 도깨비는 ‘꿈’에 의해 탄생되는 존재다. 만약 권투선수가 너무 되고 싶은데 여러 사정으로 할 수 없다면 이루지 못한 욕망이 꿈으로 나타나게 되고, 꿈의 힘을 빌어 권투를 하는 도깨비가 생겨난다는 컨셉이다.
유저는 게임을 하며 도깨비에 대한 여러 힌트를 얻게 된다. 힌트를 바탕으로 특정 조건을 달성하면 해당 도깨비의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으며 그들과 친구가 될 수 있다. 유저 근처 이러한 욕망을 가진 사람이 맴돌 수도 있다.
쉽게 얻을 수 있는 도깨비도 있지만 특수한 조건을 요구하는 도깨비도 있을거다. 가진 이야기도 다르고 과정도 다르다.
참고로 게임스컴에서 나온 영상 중 청소기 같은 무기로 도깨비와 상대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는 도깨비를 잡는 것이 아니라 구해주는 행위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스토리와 함께 추후 공개하겠다.
Q. 도깨비의 수집 방식은?
A. 남: 월드 곳곳에 어떤 힌트를 주는 곳이 있다. 처음에는 지나칠 수 있지만 하다가 보면 뭔가 알아차리게 되고 이를 추척하다 보면 도깨비를 만날 수 있다.
Q. <도깨비>의 스토리 라인이 궁금하다.
A. 김: 게임은 인공지능이 발달한 근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컴퍼니’라는 곳이 등장하며 이들은 인공지능으로 안드로이드 로봇을 만든다.
로봇으로 삶은 윤택해졌지만 주인공에게는 빌런으로 여겨진다. 왜냐하면, 컴퍼니가 로봇을 만들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도깨비를 잡아서 이들로부터 로봇을 위한 AI 칩을 만들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꿈과 소원을 이루기 위해 도깨비를 찾는 여정을 떠나게 된다. 과정 속에서 컴퍼니가 도깨비를 실험 대상으로 잡고 억압하는 진실을 알게 된다. 컴퍼니로부터 도깨비를 풀어주고 이들에게 대항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Q. 게임은 콘텐츠 플레이와 메타버스적인 플레이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두고 있나?
A. 김: 하나를 고르자면 ‘콘텐츠’다. 탐험과 육성, 수집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요소는 플레이에 약간 도움이 될 정도다.
Q. <도깨비> 개발에 영향을 받은 요소가 있다면.
A. 김: 김대일 총괄PD가 ‘고스트 버스터즈 소방본부’ 레고를 만든 적이 있는데, 그때 갑자기 어릴적 감정들이 떠오르며 즐거움을 느꼈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이런 요소를 활용한 몬스터 콜렉팅 게임을 만들면 좋겠다 해서 개발을 시작했다.
최초 개발 당시에는 탑뷰 시점으로 만든 적도 있는데, 약간 밋밋한 느낌이 들어서 지금의 백뷰 시점으로 바꿨다.
일상에서 얻는 경험도 많이 반영됐다. 게임 내 스케이트 보드를 타는 장면은 회사 근처 안양 중앙공원에서 스케이트 보드를 타는 사람을 보며 영감을 얻었다.
우산도 마찬가지. 어릴적 우산을 쓰고 놀던 기억에서 반영했다. <도깨비>에는 어릴 때 접하고 놀던 기억이 많이 들어가 있다.
Q. 전투는 어떻게 발생하고 경험할 수 있나?
A. 남: 펄어비스가 가장 자랑하는 ‘실시간 액션’을 기반으로 전투를 구성했다. 플레이를 할 때 간단한 컨트롤로 ‘잘 해보인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조작 난이도는 최대한 쉽게 구성했다.
영상에서 도깨비와 함께 전투를 하는 장면은 필살기를 쓰는 것이다. 평상시 AI로 싸우다가 필살기를 발동하면 그때 함께 사용하는 구조다. 환경에 따라 유용하게 플레이를 하도록 도깨비를 바꾸며 전투를 할 수도 있다.
전투와 함께 ‘꿈의 조각’에 대해서도 소개해야 할 것 같다. 도깨비 세계에서 사용하는 자원으로, 스케이트 보드를 타다가 부스터를 쓰거나 우산을 쓰고 더 높이 점프하거나 할 때 사용된다.
조각을 사용하면 주변에 있는 컴퍼니 순찰 요원(드론)이 이를 감지하고 날아온다. 요원은 컴퍼니의 보완관 같은 존재인데 조각의 사용은 이들이 불법으로 간주하고 주인공에게 와서 싸우게 된다.
조각을 사용하거나 도깨비의 힘을 썼을 때 드론의 감지 범위 내 있으면 드론이 날아와 경고를 하게 되고, 다른 드론이 안드로이드 로봇을 싣고 와서 전투가 벌어진다.
Q. 꿈의 조각은 탐험에서도 사용되는 것 같던데.
A. 남: 와이어 액션을 사용하는 등 여러 곳에서 꿈의 조각을 사용한다. 전투에도 사용되지만 비전투에도 여러 곳에서 사용된다. 구체적인 사용법은 일단은 비밀이다.
Q. 보스전도 보이던데.
A. 남: 보스들의 이름은 확정되지 않았다. 보스전은 기본적으로 액션 위주 전투도 있지만 일반적인 전투와 다르게 몇 가지 패턴을 넣을 생각이다.
공략 중 QTE(퀵 타임 이벤트)도 활용해 보스의 시전 공격을 회피하거나 받아치는 것도 있다. 퍼즐 요소도 넣어 이를 풀어가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Q. 캐릭터가 변신하기도 하더라.
A. 김: 중요한 콘텐츠로 해당될 수 있다. 아직은 비밀이다.
Q. 우산의 사용법을 알려줄 수 있나.
A. 남: 우산은 특수한 기능으로 몸을 숨겨준다. ‘도깨비 감투’라고 해서 설화에 나오는 것을 게임에 넣은 것이다.
또 아이들을 보면 우산 속에 숨고 자신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 않나. 그런 생각들을 넣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Q. 자동차도 타고 다니던데, 위험하지 않나?
A. 김: 게임 내 세상은 근 미래이기 때문에 모든 자동차가 자율주행이다. 공유 플랫폼이기에 운전자도 없다. 따라서 교통사고도 없으므로 위험하지 않다.
Q. 한국의 여러 문화를 게임에 넣었더라.
A. 김: 한국적 느낌를 살리려고 노력하기는 했지만 어떤 강박을 가지고 넣은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을 생각하고 그런 것이 담긴 세상을 넣자는 생각으로 넣었다.
주변에 있는 한옥이나 누구나 볼 수 있는 집 앞의 환경, 어릴 적 고궁에 갔던 추억이나 한옥마을, 문경세제 등 친숙한 요소를 반영하려 했다. 디테일한 점에 대해 말씀해주시는 분들도 아마 그런 차원에서 얘기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도시 디자인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A. 김: 초기에는 평평했는데 공간미가 없어 수직적인 부분을 많이 더했다. 아래로 바라보면 탁 트이게 하고 위를 보면 다양한 오브젝트를 볼 수 있는 것을 고려했다.
Q. 솟대를 망치로 박는 부분은 게임 내 플레이 요소인가?
A. 남: 플레이 콘텐츠다. 동대문을 열어라 같은 놀이나 연날리기도 미니게임으로 경험할 수 있다.
Q. 실존 지역이 반영됐나?
A. 김: 영상에는 큰 섬이 배경인데, 울릉도를 참고했다. 다만 실제 울릉도보다 고저차를 줬다. 그 외에는 앞서 얘기한 대로 주변 일상의 모습을 많이 참고했다.
Q. 도깨비의 디자인은 어디서 모티프를 얻었나?
A. 남: 설화를 중심으로 고민했다. 영상에 나온 분홍색 도깨비를 두고 개미핥기를 닮았다고 하시는 분이 잇는데, 이는 ‘불가사리’라는 도깨비다. 갓을 쓰고 나는 새도 설화에 나온 ‘어둑시니’다.
물론 설화의 모습을 완벽히 반영하려 한 것은 아니고 자유롭게 영감이 떠올라 디자인한 것도 많다. 게임에 있는 벽화에도 이를 볼 수 있다. 외형에 대한 제약은 없다.
Q. 맵은 어느 정도 규모인가?
A. 김: 영상에 보여지는 것은 두 마을의 모습인데, 전체 섬의 규모로 놓고 보면 1/10 수준이다. 오픈월드를 돌아다니기만 해도 재미있고 질리지 않을 규모라고 생각한다.
남: 실제 엔진 안에서 스케이드 보드를 타며 한 바퀴를 부스터 쓰고 돌아다녀 봤는데 정말 넓다는 느낌이 들더라. 힘들 정도였다. 물론 더 넓어질 수도 있다.
Q. 개발 진척도, 출시 시점은?
A. 김: 언제라고 밝히긴 그렇지만 열심히 잘 만들고 있다. 진척도는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듯 모든 것이 직접 플레이를 하고 촬영해 편집한 것이다. 제법 진행됐다고 보면 된다.
Q. PC, 콘솔로 출시된다. 크로스 플랫폼인가? 동일 서버에서 할 수 있는지도.
A. 김: 크로스플레이 서버나 플랫폼 모두 고려하고 있다.
Q. 모바일 출시 계획은?
A. 김: 현재는 PC, 콘솔만 집중하고 있다.
Q. 과금 구조는?
A. 김: 아직 개발 단계여서 추후 말씀 드리겠다.
Q. 메타버스를 표방한다. 커뮤니티는 어떻게 할 수 있나.
A. 남: 다양한 커뮤니티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모티콘이나 소셜 모션으로 다양하게 소통하도록 구현할 것이다.
메타버스적인 접근도 고민, 결정이 필요하겠지만 후반으로 갈 수록 모양새가 갖춰질 것으로 생각한다.
Q.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과 <도깨비>의 차이점은?
A. 남: 가장 큰 것은 높은 수준의 그래픽 퀄리티다. 이를 기반으로 NPC의 자연스러운 AI 상호작용, 수집 등이라고 생각한다.
Q. 다수 인원이 소환수를 끌고 다니면 서버 부하가 생기지 않을까?
A. 김: 다수 인원이 소환수를 부려도 부하가 생기지 않는 구조다. 싱글 상태에서 기본적으로 플레이를 하게 되고 어떤 콘텐츠를 즐길 때 다른 유저와 함께 하게 된다.
Q. 온라인 플레이는 최대 몇 명이 가능한가. 상호작용 요소는?
A. 남: 디테일한 공유는 어렵지만 개발하며 차차 구체화될 것이라고 본다. 상호작용은 최대한 다양하게 넣을 것이다.
A. 김: 본업이 애니메이터라 웬만한 상호작용은 다 넣고 싶다.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듯 머리에서 생각나는 상황이나 디테일한 표현을 모두 넣고 싶다.
Q. 차세대 자체 엔진으로 개발됐다. 차이점은?
A. 김: 매우 크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파이프라인이 바뀌었다.
배경 제작부터 캐릭터를 올리는 것, 본(bone)을 몇 개 쓰고 폴리곤을 몇 개 쓰는지 이런 사소한 것도 모두 엄청나게 발전했다. 대단히 잘 설계된 엔진이다.
Q. 개발 과정에서 힘든 점도 많았을 것 같다.
A. 김: 힘들기 보다는 즐거웠다. 좋아하는 게임을 만드는 것 자체가 설레는 일이다. 안되는 것을 해결하고 구현했을 때 희열도 느끼고. 모두가 원 팀이다. 다른 팀 모두 분위기가 좋다.
남: 영상을 준비할 때 김대일 총괄 PD와 김상영 프로듀서와 나 모두 코로나 백신을 접종한 뒤여서 힘든 상황에서 일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또 즐거운 추억이었다.
Q. 마지막으로 한 마디.
A. 김: 개발에 도움을 준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린다. 게임 개발에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환경을 조성해 준 분들도 마찬가지로 감사의 말씀 전한다.
남: 게임을 할 때 도깨비 세상으로 들어온 느낌이 들도록 최선을 다해 만들고 있다. 더 열심히 개발하겠다.
디스이즈게임과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십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